휠체어에서 내려 스키 위에 앉는 순간, 심장 박동수가 오르기 시작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전문 강사의 스키플레이트 사이에 끼워진 장애인용 모노스키가 하얀 눈밭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순간 걱정은 기쁨의 탄성으로 바뀐다. 할 수 있구나! 선진국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장애인 스키를 우리나라에서도 탈 수 있구나! 박수가 절로 터진다.
겨울 최고의 레포츠로 꼽히는 스키를 비장애인들만 누리는 특권 아닌 특권이라 생각했다면 대한장애인스키협회의 문을 두드려보자.
장애인스키학교가 열리는 하이원리조트 마운틴 슬로프
하이원리조트 사회공헌팀의 지원으로 대한장애인스키협회가 2006년부터 운영해온 장애인스키학교는 장애 없이 설원을 누리는 마법 같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척추장애인을 위한 모노스키 강습
2015년 2월 28일까지 운영되는 이번 시즌 장애인스키학교는 8명의 전문 강사와 함께 1대1 개인강습과 단체강습을 진행한다. 단순히 체험하는 수준을 넘어 장애인 스키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이들도 대환영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열리는 패럴림픽을 준비할 수 있다.
특별한 체험을 도와주는 장애인스키학교 강사진
장애인을 위한 스키 장비로는 척추장애인용 모노스키, 뇌성마비 등 양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을 위한 바이스키 등이 있다. 시각장애인은 뒤따르는 강사와 헤드셋을 연결해 전방의 상황을 소리로 전해 들으며 스키를 타게 된다.
모노스키에 탄 뒤 안전점검은 필수
척추장애인을 위한 모노스키는 스키플레이트 위에 의자를 끼우는 형태로, 스키 부츠를 플레이트에 끼우는 것과 같은 구조다. 스프링 쇼바로 연결되어 충격을 흡수하고 좌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양팔에는 일반적인 긴 폴 대신 길이가 짧고 끝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도구가 장착된 아웃트리거를 끼운다. 초보자는 외발 스키 위에 앉아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 않지만, 아웃트리거 사용이 익숙해지면 모노스키 위에 앉는 것도 수월해진다.
모노스키에 익숙해진 뒤 이루어지는 활강
전문 강사가 뒤에 바짝 붙어 자신의 스키플레이트로 모노스키의 플레이트를 감싸고 내려가게 되는데,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슬로프 하단에서 강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안전하다. 강습을 충분히 받고 실력이 쌓이면 곤돌라를 타고 슬로프 정상으로 이동해 신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진행되는 모노스키 체험
양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은 2개의 스키플레이트 위에 의자를 끼우도록 만들어진 바이스키를 탄다.
양손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을 위한 바이스키
폴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 강사가 뒤에서 스키플레이트로 감싸며 방향을 잡고 속도를 조절한다. 휠체어가 아닌 스키 위에 앉아 한 마리 새가 된 듯 설원을 누빌 수 있다.
강사와 함께 진행되는 바이스키 체험
대한장애인스키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고, 미리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일반 강습에 비해 강습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스키복도 50% 할인해주고, 동반 가족도 함께 강습에 참여할 수 있다. 각종 장비도 할인된 가격에 대여해준다.
신나는 스키 활강
수동 휠체어가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곤돌라는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나 스키를 타지 않는 여행자에게도 그림 같은 설경을 선물한다.
마운틴탑에 도착하고 있는 곤돌라
알록달록 스키복을 입은 스키어와 보더 들이 질주하는 슬로프를 한눈에 담으며 마운틴탑의 정상을 향해 오른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 즐거운 시간
약 20분간 2.83km를 오르며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하얀 슬로프와 멀리 펼쳐진 산자락을 감상하는 멋진 시간이다.
휠체어도 접근 가능한 마운틴탑의 전망대
하강을 준비하는 스키어들로 북적이는 마운틴탑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포토존과 전망대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마운틴탑의 포토존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스키장 정상 중심에는 ‘탑 오브 더 탑’이 우뚝 서 있다.
마운틴탑에서 바라보는 조망
회전식 레스토랑으로 한자리에 앉아 창밖의 풍광을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회전식 전망대 레스토랑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곤돌라와 리프트, 멀리 흰 눈에 덮인 산자락이 더해져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호텔의 카사시네마에서는 최신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호텔의 야경
매일 3~4회에 걸쳐 다른 영화를 상영해 영화 감상만으로도 하루가 즐겁다.
최신 무료 영화와 쇼를 관람할 수 있는 카사시네마
영화 상영 중간에는 하루 두 차례, 외국인 무용팀이 댄스 공연을 펼친다.
외국인 무용팀이 펼치는 댄스 공연
세계 여러 나라를 대표하는 춤을 볼 수 있는 신나는 공연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나면 공연팀과 포토타임도 갖는다.
쇼가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는 포토타임
극장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계단으로 되어 있으나 안내 직원에게 문의하면 출연자 대기실을 통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토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소박한 불꽃쇼
매주 월요일엔 공연이 없다.
야외광장의 밤 풍경을 즐기는 여행자
정암사
신라시대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수마노탑(보물 제410호)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당나라에서 유학하던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뒤 받은 진신사리라고 한다. 함께 가져온 마노석으로 쌓은 수마노탑은 용왕의 도움을 받아 옮겨온 돌이라 하여 ‘수(水)’ 자를 붙였다.
일주문에 담긴 정암사
사찰의 규모는 작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열목어가 서식하는 계곡을 비롯해 적멸보궁, 삼성각, 자장각 등이 정갈하게 자리하고 있다. 영험함을 보여주는 기도처로도 유명하다.
정암사 적멸보궁 전경
만항재
정암사를 지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 끝에서 만항재를 만난다. 정상을 중심으로 정선, 영월, 태백으로 내려가는 세 갈래 도로가 이어지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차량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해발 1,330m)이자 야생화 천국으로 감탄이 절로 터진다.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인 만항재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야생화들이 반긴다. 하얀 눈에 덮이는 겨울이면 선명하게 드러나는 산자락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는 명소다.
하얀 눈에 덮인 만항재 정상의 야생화 산책로
삼탄아트마인
2011년 폐광된 삼척탄좌가 멋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삼척탄좌의 줄임말인 ‘삼탄’과 예술을 뜻하는 ‘아트’, 광산을 의미하는 ‘마인(mine)’이 합쳐진 이름이다. 본관 갤러리인 삼탄아트센터와 레일바이뮤지엄, 동굴와이너리, 야외정원 등으로 구성되었다.
삼탄아트마인 전경
옛 탄광의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는 곳이자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는 갤러리다. 작가들의 레지던시를 비롯해 그들의 작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이 있고, 간단한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자리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 내부 전시실
여행정보
<추천 여행 코스>
첫째날 : 정암사 → 점심식사 → 만항재 → 삼탄아트마인 → 하이원리조트 숙박
둘째날 : 하이원리조트 곤돌라 탑승 → 점심식사 → 장애인스키학교 스키 체험 → 귀가
○ 문의
- 정암사 / 033-591-2469 / www.jungamsa.com
- 삼탄아트마인 / 033-591-3001 / samtanartmine.com
- 하이원리조트 / 1588-7789 / www.high1.com
- 하이원리조트 장애인스키학교 / 010-7183-7914(김형관 팀장)
- 대한장애인스키협회 / 02-3453-6442 / http://kpsa.koreanpc.kr/
○ 관광지 정보
- 정암사 : 입장료 없음. 일주문에서 본전으로 이르는 약간의 경사로를 제외하고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지만, 수마노탑이 있는 곳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접근이 어려움. 경내에서 수마노탑이 보임. 장애인 화장실이 있으나 좁아 전동 휠체어는 회전이 어려움.
- 만항재 : 정상까지 차로 이동 가능. 야생화 산책로는 완만한 경사로지만 눈이 쌓이는 겨울에는 일반 휠체어의 이동이 어려움. 이동식 화장실만 있음.
- 삼탄아트마인 : 장애인 복지카드 소지하면 2,000원 할인.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장애인용 경사로 안내해줌. 엘리베이터로 수직 이동 가능. 장애인 화장실 있음.
- 강원랜드호텔 : 호텔 중앙 출입구 가까이 장애인 주차구역 있음. 장애인 스티커를 붙인 차량에 한해 이용 가능. 엘리베이터로 수직 이동 가능. 야외광장으로 나갈 때 3층 카사시네마 앞 출구에서 장애인에 한해 엘리베이터 이용을 도와준다.
- 하이원리조트 : 힐콘도와 마운틴콘도에 장애인용 객실 있음. 힐콘도의 장애인용 객실은 평형이 작아 마운틴콘도의 장애인용 객실보다 저렴하지만, 장애인스키학교가 있는 마운틴 스키하우스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함. 마운틴콘도의 장애인용 객실은 마운틴 스키하우스와 가깝지만 로열스위트(60평형)로 가격이 매우 비쌈. 마운틴 스키하우스와 가장 가까운 숙소는 마운틴콘도 A동으로 도보로 이동 가능하지만 장애인용 객실이 없으므로 장애인용 객실을 이용할 것인지, 동선이 짧은 마운틴콘도 A동을 이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탑 전망대 ‘탑 오브 더 탑’ : 곤돌라를 타고 마운틴탑 정상까지 이동한 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망대 레스토랑으로 접근 가능. 1층에 장애인 화장실 표시만 있으니 마운틴 스키하우스의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음.
이동정보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고한/사북까지 하루 26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태백, 고한 버스 정보 / www.bustaja.com .
고한사북공용터미널에서 택시 이용, 하이원리조트까지 약 2.8km.
- [기차]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 하루 6회(07:05~23:25)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휠체어 객실 있음. 고한역에서 택시 이용, 하이원리조트까지 약 2km.
○ 자가운전 정보
- 중앙고속도로 제천IC → 신동교차로에서 단양, 영월, 남제천IC 방면 우측 도로 → 38번 국도 따라 이동 → 영월 → 석항 → 신동 → 사북 → 고한교차로에서 고한, 하이원리조트 방면 우측 도로 → 고한로 따라 약 480m 이동 → 하이원리조트 이정표 따라 우회전 → 하이원리조트
음식·숙박정보
○ 숙박 정보
- 하이원리조트 : 정선군 고한읍 하이원길 424 / 1588-7789 / www.high1.com
* 장애인 객실 힐콘도에 2개실, 마운틴콘도에 1개실 있음.
* 힐콘도 쪽 장애인 객실이 이동하기 편리함.
* 힐콘도 스키하우스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마운틴콘도 스키하우스의 장애인스키학교로 이동 가능.
- 하이밸리호텔 : 정선군 고한읍 고한로 28-1, 033-592-2003 / www.highvalley.kr
* 장애인 객실 있음
* 현관 출입구 경사로 설치, 욕실 손잡이 설치, 엘리베이터로 수직 이동 가능.
- 메이힐스리조트 : 정선군 고한읍 물한리길 8 / 033-590-1000 / www.mayhills.co.kr
* 장애인 객실 있으나 리조트 사정으로 인해 사용 불가.
* 엘리베이터로 수직 이동 가능.
* 하이원리조트에서 가까워 스키장 이용 편리.
- 오투리조트 : 태백시 서학로 861/ 033-580-7777 / www.o2resort.com
* 장애인 객실 없음.
* 엘리베이터로 수직 이동 가능하고 출입구에 경사로 있음.
○ 식당 정보
- 마운틴카페테리아 : 한식·양식·중식 등 다양 / 하이원리조트 마운틴콘도 스키하우스 내 / 033-590-7951 / 오후 8시 30분 영업 마감.
*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동행인의 도움 필요.
* 스키하우스 1층에 장애인 화장실 있음.
- 황태명가 : 황태해장국·황태정식 / 정선군 고한7길 5-2 / 033-592-5288
* 출입구 단차 없이 이동 가능.
* 모든 좌석 입식 테이블.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평창한우할인매장 : 한우·한식 / 정선군 고한읍 강원남로 6071 / 033-592-9295
* 출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휠체어 이동 가능.
* 입식 테이블. 장애인 화장실 없음.
글, 사진 : 박성원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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