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8. 쇠날.
가을 김장채소를 다 심었다. 배추 80여개, 무 150여개, 쪽파, 대파, 갓 까지 텃밭에 자리를 잡았다. 난타와 풍물, 학년마다 음악수업도 재미나다. 2학년은 교실 꾸미기로 페인트를 칠한다고 손이 바쁘다.
과천시 평생학습축제에 양지마을 소모임과 동아리들이 참여했다. 나는 동 교육문화센터 체험장에서 주민자치위원들과 봉사하다 마을 분들이 여는 체험장과 전시공간을 오갔다. 맑은샘 어린이들은 오전에 축제나들이를 다녀왔다.
2023. 9. 11. 달날.
[2학년 선생으로]
하루 2학년 모둠교사로 사는 날, 어린이들과 머루 따고, 고구마순 따서 맛있게 먹었다. 2년전 동하와 하린이랑 맛있는 수학으로 만든 머루효소를 맛보고 걸렀다. 다들 맛있다고 엄지 척이다. 책 읽고 글쓰기도 척척이다. 우리 2학년들이 지구인들이 다 되었구나.
2023. 9. 13(화) 날씨: 비가 왔다. 2023. 9. 14(목) 날씨: 흐리다 가는 비가 오더니 그치다 다시 비가 오고 흐리다.
[등록대안교육기관과 공립대안학교]
<이번주 6학년이 중등학교 탐방을 가는데 운전기사로 이틀 동안 두 곳을 다녀왔다. 공립대안학교 신나는학교, 등록대안교육기관 제천간디학교다. 두 곳 모두 맑은샘학교 졸업생들이 있는 곳이라 동생들을 따듯하게 맞아주고 학교 소개를 아주 잘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맑은샘에서 신나는학교는 첫 방문이고, 제천간디는 늘 가는 탐방지였다.
그런데 다녀온 뒤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다. 공립대안학교와 등록대안교육기관... 전원형 기숙학교... 재정지원과 학력인정... 철학과 교육과정... 교사... 교육공동체... 교육시설...>
6학년과 안성 신나는 학교와 제천간디학교를 다녀왔습니다. 교장은 운전기사입니다. 첫 날은 돌아올 때 비오는 날 차가 아주 막혀 아이들이 많이 힘들었어요. 제천은 거리가 더 멀어서 좀 피곤합니다. 신나는 학교에서 졸업생 병찬이와 도훈이가 동생들을 맞아주고 친절하게 학교 이곳 저것을 소개해줬어요. 그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고 자랑스럽던지 절로 어깨가 으쓱 올라갔습니다. 목요일은 졸업생 한주(고3), 예준(고1), 종현(고1), 이준(중2)을 만나서 반갑고, 한주가 동생들을 위해 음료와 새참을 사줘서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선생이 사줘야하는 거 아니냐는 반 농담 진담으로 건넨 말에 기꺼이 자기 용돈을 털어 사주는 졸업생 형님이 있어 동생들에게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두 곳 다 시골에 있는 중등 기숙학교인데 한 곳은 공립대안학교(초중등교육법 60조 3항 각종학교)이고, 한 곳은 등록대안교육기관(대안교육기관법)입니다. 저는 교육철학, 교육과정은 크게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나는학교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학교라 한국의 많은 대안교육 현장의 경험과 실천이 녹아있습니다. 법률상 공립대안학교 교사와 대안교육기관 교원은 다르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교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주도 교육과정, 학교 자치가 살아있고, 학생, 교사, 학부모의 교육만족도가 아주 높고 행복한 교육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는 멋진 학교들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가 어느 법률의 근거를 두고 있느냐입니다. 공립대안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인가를 받아 학력인정과 재정지원이 되는 곳이고, 등록대안교육기관은 대안교육기관법에 따라 교육청에 등록을 했지만 아직은 학력인정과 재정지원은 받지 못합니다.
이제 신입생 모집할 때 등록대안교육기관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생각이 많아집니다. 대안교육 현장은 공적 지원 없이 힌국 사회 미래교육, 행복한 교육 자치를 일궈 한국사회 혁신교육과 공립대안학교 설립의 상상과 실천 경험을 고스란히 전해왔습니다. 한국 교육이 지금 대안교육현장 처럼 학생들이 행복하다면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사라져도 좋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게 대안교육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입시위주 경쟁교육은 여전하고 교육 현장은 죽음과 탈출로 일관되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법률도 만들고 해결책을 제시해왔지만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공립대안학교 설립은 또 하나의 제도권 내 교육실험이라 반기지만 20년 넘게 제도권 밖에서 교육의 미래를 실천으로 보여온 민간설립 대안교육기관의 처지는 위기의 반복입니다. 어서 빨리 공립이든 민간이든 우리 학생들이 동등하게 교육지원을 받고 행복한 교육공동체 속에서 자라나기를 간절히 기도한 이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