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주가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7년 만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이달부터 1년간 10조원(약 1조1100억엔)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는 동시에 주가 상승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3조원어치는 3개월 안에 구입해 모두 상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보통주 5014만 4628주, 우선주 691만 2036주 등을 시장에서 사들여 전량을 상각한다.
나머지 7조원어치에 대해서는 별도의 이사회 논의와 결의를 거쳐 매입량과 매입 시기, 처분 방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16년 사모펀드 등에 주주환원을 강력히 요구받아 2017년 9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상각을 실시한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삼성전자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기술력 후퇴 우려 등에 더해 2차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부양책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는 데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코스피에서 종가가 전 거래일보다 1.38% 떨어진 4만 9900원을 기록해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영향으로 298조원에 그쳐 3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매입 결정이 발표되기도 전에 전날보다 7.21% 오른 5만 3500원(약 5920엔)에 마감해 6거래일 만에 큰 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개인이 차익을 실현해 2060억원(약 228억엔)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1290억원(약 143억엔), 기관이 530억원(약 58억 6000만엔)어치를 사들이면서 시가총액도 319조원(약 35조 3000억엔)로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