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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백 칠십식육(五十衣帛 七十食肉)
50세가 넘은 이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70세가 넘은 이가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五 : 다섯 오(二/2)
十 : 열 십(十/0)
衣 : 옷 의(衣/0)
帛 : 비단 백(巾/5)
七 : 일곱 칠(一/1)
十 : 열 십(十/0)
食 : 먹을 식(食/0)
肉 : 고기 육(肉/0)
맹자(孟子)는 공자(孔子)의 뒤를 이어 유가(儒家)사상을 충실히 보강했다. 정치에 대한 생각도 그랬다.
공자는 정치 지도자의 자격으로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며 정명(正名)을 강조했다.
맹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군주는 당연히 군주다워야 하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존중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쫓겨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맹자는 이와 함께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을 제시했다.
첫째는 민생(民生)에 대한 관심이다. 피폐한 백성의 삶을 방치하는 왕은 왕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왕의 푸줏간에는 고기가 넘쳐나고, 마구간에는 살진 말이 있는데, 백성들의 얼굴에는 주린 기색이 완연하고 들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나뒹군다면 이는 정치가 아니다(맹자 양혜왕상편)"고 말했다.
50세가 넘은 이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70세가 넘은 이가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복지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五十者可以衣帛矣,
七十者可以食肉矣.
둘째는 민의(民意)에 대한 존중이다. "관원을 뽑을 때 왕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해도 인정할 수 없고, 여러 대부가 좋다고 해서도 끝난 것이 아니다. 나라 백성이 모두 좋다고 하면 그런 연후에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國人皆曰賢, 然後察之.
현대식으로 표현하자면 관리 임용에 충분히 여론을 따져보라는 얘기다. "군주가 신하를 개나 말처럼 여긴다면 신하는 군주를 길가의 행인 정도로 생각할 것"이라며 지도자의 독선을 경계했다.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
셋째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경지다. 맹자는 제선왕(齊宣王)을 만나 여러 차례 인정(仁政)에 대해 얘기했다.
제선왕이 재물과 여색, 그리고 음악을 즐긴다고 하자 "백성들과 즐거움을 나누면 천하 백성의 마음이 왕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與民同樂, 則王矣.
백성의 즐거움을 함께 즐기고, 그들의 우환을 함께 걱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군주의 자격이 있다는 얘기였다.
樂民之樂, 憂民之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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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 양혜왕상(梁惠王上)
제3장
梁惠王曰。寡人之於國也。盡心言耳矣。河內凶則移其民於河東。移其粟於河內。河東凶亦然。察隣國之政。無如寡人之用心者。隣國之民不加少。寡人之民不加多何也。
양혜왕이 물었다. "과인은 나라에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내에 흉년이 들면 즉 그 백성을 하동으로 옮기고, 하내로 곡식을 옮깁니다. 하동에 흉년이 들면 또한 그러합니다. 이웃 나라의 정사를 살펴 보면 과인처럼 마음을 쓰는 자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줄어들지 않고, 과인의 백성이 많아지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孟子對曰。王好戰。請以戰喩。塡然鼓之。兵刃旣接。棄甲曳兵而走。或百步而後止。或五十步而後止。以五十步。笑百步。則何如。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청컨대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 둥둥 북을 쳐 병기와 칼날이 이미 접하자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며 도망칠 때, 혹 백 보를 도망치고 멈추는 것과 혹 오십보를 도망친 후 멈추어서 50보를 패주한 것으로 백 보를 패주한 것을 비웃는다면 즉 어떠합니까."
曰。不可。直不百步耳。是亦走也。
왕이 말하였다. "불가합니다. 다만 백 보를 도망치지 않았을 뿐이지, 그것 역시 도망친 것입니다."
曰。王如知此。則無望民之多於隣國也。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만일 이를 아신다면, 이웃 나라보다 백성들이 많아지는 것을 바라지 마소서.
不違農時。穀不可勝食也。數罟不入洿池。魚鼈不可勝食也。斧斤以時入山林。材木不可勝用也。
농사때를 어기지 않으면, 곡식이 이루 다 먹을 수 없을 정도이며, 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와 연못에 드리우지 않으면 물고기와 자라를 이루 다 먹을 수 없으며 도끼와 자귀를 제 때에 산림에 들여 나무하면 목재가 이루 다 쓸 수 없을 것입니다.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王道之始也。
이는 백성으로 하여금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이를 장사지내는 데 유감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왕도의 시작입니다.
五畝之宅。樹之以桑。五十者可以衣帛矣。鷄豚狗彘之畜。無失其時。七十者可以食肉矣。百畝之田。勿奪其時。數口之家可以無飢矣。謹庠序之敎。申之以孝悌之義。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七十者衣帛食肉。黎民不飢不寒。而不王者。未之有也。
다섯 묘의 집에 뽕나무를 심게 하면 오십 살의 사람이 이로 비단옷을 입을 수 있으며, 닭과 돼지, 개와 큰 돼지를 키우며 새끼칠 때를 놓치지 않으면 칠십 살의 사람이 이로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백 묘의 밭에 그 농사지을 시간을 빼앗지 않는다면 여러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다. 상과 서의 가르침을 삼가 효도하고 공경하는 뜻을 펼친다면 머리가 반백이 된 사람이 도로에서 짐을 이지 않을 것입니다. 칠십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젊은 백성들은 주리고 얼어죽지 않게 하고서도 왕이 아닌 자가 있지 않습니다.
狗彘食人食而不知檢。塗有餓莩而不知發。人死則曰。非我也歲也。是何異於刺人而殺之。曰非我也兵也。 王無罪歲。斯天下之民至焉。
개와 돼지가 사람의 먹을 것을 먹고도 이를 살필 줄 모르며, 길에 굶어죽은 시체가 있음에도 구휼하지 않고 사람이 죽으면 '내가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시대가 그러한 것이다'라 하는 것은 사람을 찔러 죽여놓고는 '내가 그런 것이 아니다, 병기가 그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왕께서는 세월에게 죄를 돌리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천하의 백성들이 (위나라로) 이르러 올 것입니다."
▶️ 五(다섯 오)는 ❶지사문자로 乄(오)와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❷상형문자로 五자는 ‘다섯’이나 ‘다섯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五자는 나무막대기를 엇갈려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일렬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보통 1~3까지는 막대기를 눕히는 방식으로 숫자를 구분했지만 4를 넘어가면 혼동이 생겼다. 이것을 구별하기 위해 막대기를 엇갈리게 놓는 방식으로 표시한 것이 바로 五자이다. 갑골문에서의 五자는 二사이에 X자를 넣은 방식으로 표기했었지만, 해서에서는 모양이 바뀌었다. 그래서 五(오)는 다섯이나 오(伍)의 뜻으로 ①다섯, 다섯 번 ②다섯 곱절 ③오행(五行: 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 ④제위(帝位: 제왕의 자리) ⑤별의 이름 ⑥다섯 번 하다, 여러 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를 오륜(五倫),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그 달의 다섯째 날 또는 다섯 날을 오일(五日), 음률의 다섯 가지 음을 오음(五音), 다섯 가지 곡식(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五穀), 다섯 가지의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가지 빛깔 곧 푸른빛 누른빛 붉은빛 흰빛 검은빛의 다섯 가지 색을 오색(五色), 다섯 가지 계율이나 계명을 오계(五戒), 퍽 많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오만(五萬), 다섯 가지 욕심이라는 오욕(五慾), 사람이 타고 난 다섯 가지 바탕을 오사(五事),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오십보 도망한 자가 백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라는 오십천명(五十天命), 다섯 수레에 가득 실을 만큼 많은 장서라는 오거지서(五車之書), 좀 못하고 좀 나은 점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다는 오십소백(五十笑百),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오풍십우(五風十雨) 등에 쓰인다.
▶️ 十(열 십)은 ❶지사문자로 什(십), 拾(십)은 동자(同字)이다. 두 손을 엇갈리게 하여 합친 모양을 나타내어 열을 뜻한다. 옛날 수를 나타낼 때 하나로부터 차례로 가로줄을 긋되, 우수리 없는 수, 다섯은 ×, 열은 Ⅰ과 같이 눈에 띄는 기호를 사용하였다. 나중에 十(십)이라 썼다. ❷상형문자로 十자는 ‘열’이나 ‘열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十자는 상하좌우로 획을 그은 것으로 숫자 ‘열’을 뜻한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十자를 보면 단순히 세로획 하나만이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나무막대기를 세워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이렇게 막대기를 세우는 방식으로 숫자 10을 표기했었다. 후에 금문에서부터 세로획 중간에 점이 찍힌 형태로 발전하면서 지금의 十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十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모양자 역할만을 할 뿐 의미는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十(십)은 ①열 ②열 번 ③열 배 ④전부(全部), 일체(一切), 완전(完全) ⑤열 배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 가운데 열째 달을 시월(十月), 충분히 또는 넉넉히로 부족함 없이를 십분(十分), 어떤 분야에 뛰어난 열 사람의 인물을 십걸(十傑), 보통 4km 거리를 십리(十里), 사람이 받는 열 가지 고통을 십고(十苦), 열 살로부터 열아홉 살까지의 소년층을 십대(十代), 썩 잘 된 일이나 물건을 두고 이르는 말을 십성(十成), 오래 살고 죽지 아니한다는 열 가지 물건을 십장생(十長生), 실을 십자형으로 교차시켜 놓는 수를 십자수(十字繡), 열 번 찍어 아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십벌지목(十伐之木),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 열에 여덟이나 아홉이라는 십중팔구(十中八九), 열 번 살고 아홉 번 죽는다는 십생구사(十生九死), 열 사람의 눈이 보고 있다는 십목소시(十目所視), 십년 동안 사람이 찾아 오지 않아 쓸쓸한 창문이라는 십년한창(十年寒窓), 열흘 동안 춥다가 하루 볕이 쬔다는 십한일폭(十寒一曝), 오래 전부터 친히 사귀어 온 친구를 십년지기(十年知己), 열 사람이면 열 사람의 성격이나 사람됨이 제각기 다름을 십인십색(十人十色) 등에 쓰인다.
▶️ 衣(옷 의)는 ❶상형문자로 衤(의)는 동자(同字)이다. 옷을 입고 깃을 여민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옛날 상반신(上半身)에 입는 것을 衣(의), 하반신(下半身)에 입는 것을 裳(상), 옷 전체를 의상(衣裳)이라 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衣자는 '옷'이나 '입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衣자는 '윗옷'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옷깃과 양쪽 소매, 그리고 밑자락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衣자의 본래 의미 역시 '윗옷'이었다. 고대에는 상의는 衣로 하의는 裳(치마 상)으로 구분했다. 상의와 하의를 합친 '옷'을 의상(衣裳)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衣자는 이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단순히 '옷'과 관련된 의미만을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衣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衤자로 바뀌기 때문에 示=礻(보일 시)자의 부수자와 혼동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衣(의)는 책의(冊衣)의 뜻으로 ①옷 ②웃옷 ③깃털, 우모(羽毛) ④옷자락 ⑤살갗, 표피(表皮) ⑥싸는 것, 덮는 것 ⑦이끼 ⑧옷을 입다, 입히다 ⑨덮다 ⑩행하다, 실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옷 복(服)이다. 용례로는 옷으로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을 의복(衣服), 의복과 음식을 의식(衣食), 의복으로 모든 옷을 의상(衣裳), 옷 등속의 총칭을 의류(衣類), 옷과 갓으로 정장의 비유로 의관(衣冠), 옷걸이로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을 의가(衣架), 옷을 벗음을 탈의(脫衣), 속옷을 내의(內衣), 삼베로 만든 옷을 마의(麻衣),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에 송장에게 입히는 옷을 수의(壽衣), 저고리로 상체에 입는 옷을 상의(上衣), 옷을 입음을 착의(着衣), 비단 옷을 금의(錦衣), 속옷으로 겉옷의 안쪽에 몸에 직접 닿게 입는 옷을 츤의(襯衣), 도롱이로 짚이나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을 사의(蓑衣), 여행에 쓰는 옷가지를 객의(客衣), 아름다운 무늬가 있는 옷감으로 지은 옷을 문의(文衣), 갑옷으로 예전에 싸움을 할 때 적의 창검이나 화살을 막기 위하여 입던 옷을 갑의(甲衣), 벼슬이 없는 선비를 포의(布衣), 책의 위아래 겉장을 책의(冊衣), 환약의 겉에 입힌 가루를 환의(丸衣), 국경을 지키는 병사를 방의(防衣), 비단옷을 입고 밤길 가기란 뜻으로 출세하고도 고향에 알리지 않음의 비유 또는 아무 보람이 없는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의금야행(衣錦夜行), 비단옷을 입고 그 위에 안을 대지 않은 홑옷을 또 입는다는 뜻으로 군자가 미덕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자랑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의금경의(衣錦褧衣),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가는 영광이라는 뜻으로 입신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의금지영(衣錦之榮), 옷걸이와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옷을 입고 밥을 먹을 뿐이지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의가반낭(衣架飯囊), 애써 법을 정함이 없이 인덕으로 백성을 교화시키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의상지치(衣裳之治),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비단옷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이르는 말을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옷과 흰 쌀밥이라는 뜻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르는 말을 금의옥식(錦衣玉食), 옷의 띠와 같은 물이라는 뜻으로 좁은 강 해협 또는 그와 같은 강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접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을 따뜻이 입고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다는 뜻으로 의식 걱정이 없는 편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난의포식(暖衣飽食), 해어진 옷과 부서진 갓이라는 뜻으로 너절하고 구차한 차림새를 이르는 말을 폐의파관(敝衣破冠), 벼슬이 없는 사람으로 군대를 따라 싸움터에 나감을 백의종군(白衣從軍), 몸에 맞게 옷을 고친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양체재의(量體裁衣) 등에 쓰인다.
▶️ 帛(백)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희다는 뜻을 나타내는 白(백)으로 이루어졌다. 흰 누인 명주를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폐단 폐(弊)이다. 용례로는 예물로 주는 비단을 예백(禮帛), 장례 때 폐백으로 무덤에 넣는 비단을 증백(贈帛), 곡식과 비단을 곡백(穀帛), 금과 비단을 금백(金帛), 하얀 윤기가 흐르는 명주실을 백사(帛絲), 비단에 쓴 글을 백서(帛書), 옥과 비단을 옥백(玉帛), 재물과 피륙을 재백(財帛), 베 종류와 비단 종류를 포백(布帛), 혼백을 담는 상자를 혼백상자(魂帛箱子), 이름이 역사에 길이 빛남을 명수죽백(名垂竹帛), 비단 옷을 입어야 따뜻하다는 비백불난(非帛不煖), 공을 세워 이름을 후세에 남긴다는 공명수죽백(功名垂竹帛) 등에 쓰인다.
▶️ 七(일곱 칠)은 ❶지사문자로 柒(칠)과 통자(通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두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일곱을 나타낸다. 아주 옛날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는 선(線)을 그 수만큼 한 줄로 늘어 놓고, 다섯 이상은 다른 기호를 사용했다. 그 중 五(오)와 七(칠)과 九(구)는 닮음꼴, 六(육)과 八(팔)과도 닮음꼴로 되어 있다. 일설에서는 七(칠)은 베다란 뜻의 글자를 빌어 쓴 것이며 후세의 切(절)이란 글자를 기원이라 한다. ❷상형문자로 七자는 ‘일곱’이나 ‘일곱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七자는 칼로 무언가를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과 금문에 나온 七자를 보면 十자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칼로 사물을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十(열 십)자가 막대기를 세운 그려졌었기 때문에 十자와 七자는 혼동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두 글자의 구분이 어려워지면서 끝을 구부리는 방식으로 지금의 七자를 만들게 되었다. 七자는 본래 ‘자르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숫자 ‘일곱’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여기에 刀(칼 도)자를 더한 切(끊을 절)자가 ‘자르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七(칠)은 일곱의 뜻으로 ①일곱 ②일곱 번 ③칠재(七齋; 죽은 지 49일 되는 날에 지내는 재) ④문체(文體)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해의 열두 달 가운데 일곱째 달을 칠월(七月), 사람의 일곱 가지 심리 작용을 칠정(七情), 바르지 못한 일곱 가지 견해를 칠견(七見), 그 수량이 일곱이나 여덟임을 나타내는 말을 칠팔(七八), 나이 70세로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뜻의 칠순(七旬), 일곱 걸음에 지은 시를 칠보시(七步詩), 한 줄이 일곱자로 된 한시를 칠언시(七言詩), 일곱 줄로 매어 만든 거문고를 칠현금(七絃琴),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칠전팔기(七顚八起), 유교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의 조건을 이르는 말을 칠거지악(七去之惡), 사물이 서로 연락되지 못하고 고르지도 못함을 칠령팔락(七零八落)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식국지록(食國之祿),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등에 쓰인다.
▶️ 肉(고기 육, 둘레 유)은 ❶상형문자로 宍(육)은 고자(古字)이다. 신에게 바치는 동물의 고기의 썬 조각, 俎(조) 따위의 글자에 포함되는 夕(석) 비슷한 모양은 肉(육)의 옛 자형(字形)이지만 나중에 月(월)로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것을 日月(일월)의 月(월; 달)과 구별하여 月(육달월)部라 부른다. 육이란 음은 부드럽다의 뜻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肉자는 ‘고기’나 ‘살’, ‘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肉자는 고깃덩어리에 칼집을 낸 모양을 그린 것으로 ‘고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肉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만 고기를 뜻하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肉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로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본래 肉자의 부수자로는 ⺼(고기 육)자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편의상 月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와 혼동이 생길 수 있지만 月(달 월)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期(기약할 기)자처럼 우측 변에 위치하고 ⺼(육달 월)자일 경우에는 肝(간 간)자처럼 좌측이나 하단, 상단에 위치하게 되니 구분할 수 있기는 하다. 이렇게 肉자가 月자로 쓰일 때는 ‘육달 월’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肉(육, 유)은 (1)짐승의 고기 (2)살 등의 뜻으로 ①고기 ②살 ③몸 ④혈연(血緣) 그리고 ⓐ둘레(유) ⓑ저울추(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기의 맛을 육미(肉味), 육체에 대하여 과하는 형벌을 육형(肉刑), 육체에서 풍기는 느낌을 육감(肉感), 고기가 많이 있는 호사한 모양을 육림(肉林), 적진에 돌진 육박하는 일을 육탄(肉彈),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구체적인 물체로서의 인간의 몸뚱이를 육체(肉體), 육질로 되어 단단하지 않은 몸을 육신(肉身), 높거나 대단한 기준이나 수치에 거의 가깝게 다가가는 것 또는 공격하기 위해 몸으로 돌진하는 것을 육박(肉薄), 식육의 고기 종류를 육류(肉類), 남녀의 교접을 육교(肉交), 적에게 몸으로 다가감을 육박(肉迫), 쇠고기를 얇게 저미어 만든 포를 육포(肉脯), 고기가 산을 이루고 말린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육산포림(肉山脯林), 웃옷 한쪽을 벗고 가시 나무를 짐 곧 잘못을 크게 뉘우침이라는 육단부형(肉袒負荊), 살이 썩어 벌레가 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근본이 잘못되면 그 폐해가 계속하여 발생함을 육부출충(肉腐出蟲), 살이 많고 뼈가 적음을 육다골소(肉多骨少), 고기와 술이 많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육산주해(肉山酒海), 몸이 몹시 여위어 뼈만 남도록 마름을 육탈골립(肉脫骨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