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ABA 시절 이후 처음으로 7차전을 홈에서 가지는 인디애나와 지난 8번의 원정 7차전에서 모두 패배한 아틀란타의 대결, 그리고 역사적으로 7차전에 갔던 8번 시드 팀 5개가 모두 패배한 상황에서 (이제 7개가 모두 패배해 버렸네요) 최소한 기록은 인디애나의 승리를 예견하듯 보였습니다.
인디애나 주전 하프코트 농구의 성공
그리고 7차전 보겔 감독은 히버트를 다시 선발로 내새우는 편을 택했습니다. (히버트는 130분 가까이 1득점도 하지 못했는데 4차전 2쿼터부터 6차전까지 득점이 0이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본인들이 시즌 내내 펼쳐 온 하프코트 농구로 승부를 보는 편을 선택했다고 보는 편이 낫겠지요. 물론 6차전 처럼 경기의 방향이 아틀란타의 우세로 흘러간다면 1쿼터 중반에라도 스몰 라인업으로 가는 선택지는 존재 했습니다. 하지만 7차전 인디애나 승리가 더 가치 있는 것은 지난 시즌 뉴욕과의 세미파이날 처럼 본인들의 농구로 승부를 보고 승리를 거두었다는데 있습니다.
1쿼터 초반에 히버트가 득점에 성공하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는 등 활약을 하기 시작했고, 티그와 밀셉의 하이 픽앤롤에 이은 공격이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페이서스의 헬프 디펜스가 한결 부드러웠고 혹스도 쉬운 샷을 몇 개 놓쳤습니다) 페이서스는 1쿼터 후반에야 후보들을 내새우게 되는데, 여기서 흔히 말하는 '스몰' 라인업이 등장합니다. 사실 (왓슨-스티븐슨-코플랜드-조지-웨스트) 혹은 (왓슨-힐-조지-웨스트-마히미) 를 스몰이라고 부르기 보단 '패스트' 라인업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라인업으로 시작한 2쿼터는 중반에 히버트가 들어오고 15-5 런으로 쿼터를 끝내며 전반전 점수차를 더블 디짓으로 마치게 됩니다.
인디애나 후보의 8인 로테이션: 스몰 라인업은 계속된다
사실 7차전에서 인디애나가 스몰 - 혹은 패스트 - 라인업을 아주 포기했다고 볼 수 없는데, 약 한쿼터 반 정도 히버트가 뛰지 않을 때 스콜라와 터너가 단 1분도 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디애나 입장에서 코플랜드는 3점을 넣어주는데 그쳤고 3점 슛이 형편없는 경기였기는 했지만 이 '패스트' 라인업의 진가는 왓슨이 플로어를 통재할 때 스티븐슨-힐-PG 의 런앤건 스타일 농구가 나온다는 점이며, 수비시 하이 픽앤롤에서 스위치를 함으로서 밀샙과 티그의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으며, 하프코트 셋에서 혹스 디펜드를 벌려 준다는 데 있었습니다.
3쿼터 중반쯤에 그렉 앤쏘니가 '경기가 완전히 인디애나의 흐름인데 점수차가 10점이상 벌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고 했는데 아틀란타는 3점슛이 좋은 팀이기 때문에 인디애나보다 효과적인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분명 인디애나의 페이스로 진행되기는 했으나 17리바운드를 기록한 밀샙의 공, 수에서의 활약과 - '패스트' 라인업은 위크사이드 리바운드를 공략해 줘야 합니다. - 스캇과 맥의 삼점슛으로 경기는 4쿼터까지 내용보다는 훨씬 타이트한 점수차로 진행됩니다. 아틀란타는 분명 존중받을만한 팀이며 밀샙과 캐롤의 3점슛이 터졌더라면 이렇게까지 쉬운 경기는 분명 아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인디애나 '패스트' 라인업의 효율적인 3점 수비에도 그 성과를 돌려야 겠지요.
혹스는 훌륭한 팀이며 내년이 기대되는 클럽입니다. 지금 동부에서는 가장 긴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좋기만 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도시이며 (마틴루터킹 목사 생가, 코카콜라 팩토리 투어, CNN 본사 투어 등이 생각나네요) 마켓 사이즈도 적지 않은데 예전 도미닉 윌킨스 -> 스티브 스미스 시절부터 이상하게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 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어쨌든 알 홀포드의 부상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알튼 브랜드를 빼면 로테이션의 선수들이 모두 3점 슛이 가능 하다는 점이 흥미로운 스타일의 팀입니다. 내년 알 홀포드가 돌아오면 점점 경쟁이 심해지는 동부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인디애나-워싱턴 프로스펙트
페이서스가 1라운드 아틀란타를 상대로 했던 것처럼 산만하고 들쑥날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가정 한다고 하더라도 왠만큼 큰 실수나 큰 부상만 없다면 워싱턴에게 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카고가 어거스틴의 작은 키, 하인릭과 버틀러의 스피드 때문에 월과 빌 (그리고 밀러) 매치업에서 크게 애를 먹었다면, 인디애나는 여전히 NBA 에서 둘째가는 parameter 디펜더인 폴 조지가 건재하기 때문입니다. 빠른 발과, 빠른 손, 그리고 긴 윙스팬으로 1라운드에서 티그를 막았듯이 월과 매치업이 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월을 봉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불스 시리즈에서 키맨으로 꼽았던 네네와 리바운드가 좋은 전형적인 빅맨들인 골탓, 구든, 부커의 프론트 코드도 히버트와 웨스트, 마히미가 버티고 있는 인디애나의 빅맨들에게는 외곽슛이 좋고 플로어를 벌리는 아틀란타의 밀샙-안티치 보다 오히려 나은 상대일 수 있습니다.
물론, 불스 시리즈 처럼 월의 페너트레이션에 이은 아리자 (와 빌)의 적절한 외곽슛이 터지고 그가 수비에서 폴 조지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인디애나도 꽤나 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키 매치업은 빌-스티븐슨 일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은 포스트업이 가능하며 무시무시한 운동능력을 보유한 스티븐슨이 근소하게 이 매치업을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빌 또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인만큼 (가까운 미래에 월-빌 백코트가 리그 최고로 불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매치업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디애나는 전형적으로 점수를 벌리거나 많이 뒤진 상태에서 따라갈 수 있는 팀이 아닌데, 1라운드 시리즈를 통해서 보여진 왓슨의 공을 푸시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한다면 크게 뒤지더라도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워싱턴이 큰 얼리 리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필드하우스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워싱턴에 일주일 가량을 더 쉬었다는 점, 히버트가 몇몇 게임에서 아예 사라져 보인다는 점, 페이서스 선수들은 작년 동부 파이날 7차전까지 뚫고 간 경험이 있다는 점 또한 감안할 변수입니다.
뭐 위와 같은 이유로 인디애나가 어쨌든 어떻게든 승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차이는 극히 미미하며, 결국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여서 우리가 열광하는 법, 우리는 그저 이제 시작까지 6시간도 남지 않은 이 즐거워 보이는 시리즈를 함께 즐기자구요!
첫댓글 인디의 4-2 예상합니다.. 긍정적인건 히버트가 마지막경기 때 살아났다는 점인데 이를 계기로 본인도 다른 팀원들에 비해 푹 쉬었으니 뭔가 제대로 보여줬음 하네요..
워싱턴이 워낙 기세가 좋지만 저도 이상하게 인디가 어떻게든 이겨낼 것 같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