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연합 교회학교 어린이 중창대회가 열렸다.
한 달 전부터 공지가 와 아이들을 훈련을 시켰으나 아이들은
“율동 하 는 게 챵피해요. 학원 가야되요. 영어 시험 보러 가야 되요 등등. 핑계를 댔다.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우리가 하나님께 몸으로 찬양을 드리는 거야.”
별 이야기를 해도 먹혀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대회 나가는 것, 그거 정말 좋은 기회다. 너 요번에 K팝스타에 나와 대상 받은 ‘악동뮤지션’이라는 두 남매들도 교회에서 하는 그런 행사에 매번 나가면서 자신감도 쌓이고 자기 스스로 곡도 써보고 기타로 노래도 하면서 실력을 쌓은 거야.”
하면서 열심히 설득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사실 내가 전도하러 다닐 때 많은 학부모들이
“일요일에 아이들 시험 보러 갈 일도 많은데 교회 갈 시간이 어디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참 많이 보았다. 실제로 그렇게 말한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경시대회 보내느라 주일이면 이리 저리 시험장으로 분주했었다.
그런데 우리 막내딸은 아무런 경시대회 준비도 없이 학교 공부 열심히 하며 꾸준히 독서를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나는 항상 막내딸에게
“엄마는 세상 사람들이 세상 방식으로 공부 잘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보다 정말 하나님이 도우셔서 우리 딸이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유명학원에 보내지 않았어도 네 스스로 시간을 짜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공부해서 남들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거 했으면 참 좋겠다” 고 늘 이야기 했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눈이 똘망똘망 쳐다보며 마음에 새기던 믿음의 딸이 너무나 고마웠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학부모 총회다, 학부모 임원 모임이다 하면서 모임이 잦아진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때 이제 막 학교를 입학했으니 아이에 대한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만나면 늘 엄마들의 대화는
“영어는 어디 학원이 좋으냐, 학습지는 어떤거 시키느냐, 수학은 어느 학원을 보내느냐?”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서 이제 막 경쟁에 돌입한 것처럼 여기저기 촉각을 세우며 정보를 입수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 때 제일 인기 있는 엄마는 그런 정보에 밝은 엄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이야기에 그들에게 줄 정보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 나는 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막내딸을 키울 때는 목욕을 시키면서 성경의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손으로는 열심히 비누칠을 하며 내 입은 연신 성경이야기 들려주느라 바빴다.
“옛날에 다윗이라는 목동이 있었어. 다윗은 늘 혼자 많은 양떼를 돌봤단다. 산에 혼자 있다보면 때론 늑대도 나타나기도 했어. 그럴 때 다윗은 늘 하나님께 기도했어. 하나님 힘주세요. 제 힘으론 저 늑대를 당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저 늑대로부터 우리 양떼를 지킬 수 있을까요? 하고 말야. 그 때 지혜가 떠 올랐어. 그래 이 돌을 긴 막대기에 묶어서 빙빙 돌리다가 그 늑대를 향하여 던져 보자. 이래서 돌팔매 던지는 연습을 하게 되었는데 돌팔매의 명수가 되었어. 그리고 혼자 양떼를 돌보려니 얼마나 외로왔겠니? 그래서 늘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하며 기도시를 지었어. 자연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시를 쓰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해서 시를 쓰고 그 시에 맞추어 하프를 타고 노래를 불렀지. 이렇게 늘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늘 의지하며 하나님 뜻대로 살았어. 그런 모습에 하나님이 감동하셨나봐. 하나님이 다윗의 그 아름다운 마음과 하나님을 늘 바라며 사모하는 마음을 보고 축복을 해 주셨어.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목욕할 때 뒷이야기 들려줄게.”
그러면 아이는 그 뒷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다음 목욕할 날만 기다렸다.
“엄마 다윗 이야기 또 해줘.”
이렇게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고 또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며 그 아이는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다.
나의 생각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 24시간을 만약 한 아이는 비싼 영어학원으로 보낼 때 또 다른 아이는 그럴 돈이 없어서 책을 읽히고 값싼 지역 프로그램에 그림이나 글짓기 프로그램을 다니면서 시간을 보낸다 해도 정해진 하루 24시간은 다 똑같이 지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실력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은 귀가 얇다. 교육에 대한 주관도 없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욕심이 너무 많다. 여기 학원 좋다 그러면 거기 보냈다가 얼마 못가서 끊고 또 다른 학원으로 아이를 옮긴다. 이번엔 피아노도 배워 봐야지 그러다 아이가 싫증난다 하면 그럼 이번에는 바이올린, 그것도 아이가 싫다하면 그럼 미술, 이러면서 여러 종목을 전전하고 다닌다. 그러면 아이는 진득이 무언가를 끝까지 배우는 법을 모른다. 또 매번 맛만 보다가 실력을 쌓기도 전에 그만 두게 된다. 이 세상에 무언가를 배울 때 쉬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무엇이든지 배우다보면 슬럼프가 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슬럼프를 극복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다른 것으로 바꾸어주니 어떻게 그 아이가 한 분야에서 성공을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이들이 배우고 습득할 때까지 기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엄마들은 처음에 너무 비싼 학원에 등록하다보니 조급하다. 빨리 무언가 효과를 보길 기대한다. 그러나 비싼 학원이라고 별 수 있는가. 하루 3-4시간 투자해서 아이들에게 누에고치 마냥 실이 줄줄 나오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든 게 때가 있다. 무던히 기다리고 기다려야 아이에게서 조금씩 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비싼 학원 보낸 엄마들은 그 가격 대비 효과가 눈에 안 보이면 금방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엄마는 지역 프로그램이나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실험단계를 가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꾸준히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계속해서 보낸다. 그러면 아이들이 부모의 강압도 없고 왜 실력이 그렇게 안 느냐고 꾸중도 없고 가면 가나보다 오면 오나보다 그냥 재밌었니? 하고 물으면 그만이니 매일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재미가 붙고 실력이 붙고 나중에는 그 분야에 달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 스펙 쌓으러 다닐 때 우리 아이는 열심히 주일을 지키면서 하나님 말씀으로 영혼을 살찌우고 생각을 키우며 남을 배려하고 아끼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커 가고 있었다.
지금도 고3인데도 우리 아이는 어린이예배부터 오전 대예배, 오후 예배까지 반주를 도맡아 하고 있다. 또 오후 예배 전 준비 찬양 때 찬양인도자와 함께 찬양도 부른다. 그 찬양을 인도하려면 토요일 오후 6시부터 찬양인도자와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고 3이 그런 시간을 내려면 보통 믿음으론 힘이 든다. 때론 ‘내가 어쩌다 목사님의 딸로 태어나서 이 시간 공부를 하고 싶은데 다른 아이들은 이 시간에 학원이다 독서실이다 공부를 파고 들텐데. 내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아! 이 시간이 너무 아깝다’ 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게다가 학교 특성상 공부벌레들만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더욱 더 1분 1초가 너무 아쉽고 잠자는 시간도 아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의 갈등을 잠재우고 자기의 맡은 일을 기쁨으로 하는 것은 그 딸에게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무언가를 해도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무언가를 목표를 세우고 했어도 하나님이 방향을 틀어버리시면 그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나는 오늘 있었던 감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매주 아이들을 연습을 시키는 선생님이 너무 힘들어 옆에서 거들기도 하고 아이들을 달래보기도 했지만 진척이 없었다. 그런데 그 중 열심히 하는 두 아이가 눈에 띄었다. 남매 쌍둥이 만재, 민선이었다. 아픈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를 열심히 하는 쌍둥이들이다. 열심히 율동도 따라하면서 감정을 실어 찬양을 부르는 모습에 희망이 보였다. 이 두 아이들이라도 참석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목사님은 다른 교회들은 전부 12명 이상 씩 출전을 하는데 어떻게든 아이들을 참석시켜보라고 말씀하셨다. 오늘 아침까지도 그 인원 수 맞추는 거로 신경전을 벌였다. 계속해서 아이들은
“싫어요. 저 안할래요.” 하면서 딴전을 피우고 뒷짐을 지고 있었다.
“전도사님! 싫다는 아이들 억지로 내 보내면 결국 그것이 감점이 될 수 있으니 우리 만재 민선이 믿고 한번 내 보냅시다. 얘들이 차 안에서도 얼마나 열심히 율동하며 연습하는지 몰라요. 얘들 하는 거 보고 있으면 막 감동이 몰려와요. 우리 얘 둘만 내 보냅시다.”
그렇게 해서 두 아이만 출전하게 되었다. 위에 흰 티에 청바지를 입히고 손에는 흰 장갑을 끼웠다. 장갑이 커서 헐렁헐렁 율동하다 금방이라도 획 벗겨 질 것 같아 고무줄이라도 매었으면 싶었다. 선생님들이 맘이 조마조마한 것에 비해 두 아이들은 퍽이나 담대했다. 그리고 그 율동하는 것을 그렇게 즐기듯이 하는 아이들은 처음 봤다.
우리 교회 순서는 끝에서 두 번째였다.
앞 팀들이 나와 찬양을 부르는데 주눅이 들었다. 의상을 화려하게 모자까지 맞추어 팀을 이룬 교회, 12명이 한 몸을 이룬 듯 자연스럽게 물결을 지으며 부르는 교회, 화음을 넣어 고운 목소리로 중간에 박수를 짝짝 쳐가며 신나게 부르는 교회, 갈수록 맘이 오그라들었다.
“에휴! 저 두 명의 아이로 망신만 당하면 어쩐다니.”
그런데 두 아이를 보면 그 맘이 다 사라졌다. 초등학교 1학년인 이 두 아이들은 너무나 순진하게 아무런 긴장감 없이 그냥 앞 팀의 찬양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마침내 한우리교회가 호명이 되었다. 진행자가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이 팀은 원래 11명이 출전하려 했는데 인원이 변동 사항이 있습니다. 쌍둥이 남매가 나와서 ‘감사해’라는 곡으로 찬양을 부르겠습니다.”
아이들이 단상에 섰다. 아이들은 인사를 하고 반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반주자가 없는 것이다. 원래 반주자는 우리 막내딸인데 오늘 어깨가 빠지듯이 아파서 따라오질 못했다. 그래서 다른 교회 반주자에게 악보를 건네주고 부탁을 했는데 착오가 있었다.
“아! 예 반주자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관계로 다음 순서인 교회가 먼저하고 한우리 교회는 마지막에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멀뚱이 서 있다가 그냥 내려왔다.
“아이고! 이 무슨 망신인가. 아까 그렇잖아도 반주자에게 악보 건네주었냐고 몇 번 물어봤더니 그랬다고 하더니 소통이 잘 안 된건가.”
오늘따라 어깨와 팔이 너무 아파 고통을 호소한 딸을 약을 먹이고 등에 파스를 발라주고 쉬라고 하고 반주자는 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안심을 시키고 왔는데 아이들이 실망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 되었다.
머리가 온통 복잡한 가운데 앞 팀이 끝났다.
드디어 두 번씩이나 단상에 아이들이 섰다. 다른 반주자랑 곡을 맞추어 본 적도 없이 설명만 듣고 반주자가 곡을 치자 아이들이 침착하게 찬양과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장갑을 낀 아이들의 흰 손이 하나님을 향해 닿을 듯 올라갔다가 가슴으로 내려올 때는 함께 우리의 눈도 따라 움직였다. 마이크가 바로 앞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얼마나 열심히 부르던지. 12명이 울리던 합창만큼 두 아이가 부르는 찬양 소리가 크게 들렸다.
“지혜가 필요할 때 지혜 주셨죠. 양식이 필요할 때 양식 주셨죠.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 주셨죠. 필요에 따라 예비하신 하나님. 내게 하시는 말씀 내가 너를 사랑해. 사랑하는 아이야 걱정 말아라. 언제나 너와 함께 하는 내가 있으니 그 말씀 믿음으로 감사해.” 간주가 나오고 두 번 반복해서 율동을 하는데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 주셨죠’ 두 손을 불끈 지며 하늘을 향해 올리고 ‘사랑하는 아이야 걱정 말아라’ 할 때는 정말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사레를 흔들었다. 마지막까지 두 아이가 앞에서 지도하는 선생님도 없이 다 외워 몸에 체득한 듯 찬양이 끝나자 박수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렸다.
심사평이 이어졌다. 모든 팀에 심사평이 끝나고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한우리 교회 두 쌍둥이 남매가 부른 곡은 모두 다 알고 있는 곡이고 너무 평이해서 뭐 별다를 것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두 아이가 부르는 동안 눈물이 나올 뻔 했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었어요.”라고 심사평을 했다.
시상을 발표하는데 장려상 세 팀이 발표되었다. 우리 교회는 없었다. ‘아유, 여기서 떨어지나보다. 최소한 장려상이라도 받아야 될 텐데..’
그다음 동상을 불렀다. 거기에도 없었다. 그 다음 은상
“한우리 교회 김민선, 김만재”.
우리는 뛸 듯이 기뻤다. 겨우 두 명이 참석해서 은상이라니.
민선이는 만재 손을 붙잡고 단상을 향해 뛰어나가 트로피와 상장, 상금을 받아왔다.
거기에는 상금 오만원도 들어 있었다.
모든 대회가 끝나고 주차장으로 나왔는데 진행을 맡았던 분이 따라 나오시더니
“사실 심사 위원들이 점수를 다 매겨 총점을 내보니 한우리교회가 1등 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두 팀만 서울연회 본 대회에 출전을 해야 하는데 출전 인원이 10명 이상은 되어야 해서 할 수 없이 세 번째 상을 드린 거예요.”
“네에? 1등이었다고요?”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만재와 민선이를 쳐다보았다.
오늘 우리는 두 아이로 인해 얼마나 감격을 했는지 모른다. 저들의 순수하고 담대한 마음과 정말 하나님을 사랑해서 몸과 마음으로 부르는 찬양은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우리는 은혜를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실력이 비록 되지 않았는데도 우리 마음을 뜨겁게 하여 눈물이 나게 한 그 순간,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만지신 모양이다.
첫댓글 좋은글 나눔터 게시판으로 이동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나눔터 게시판이 이곳 아닌가요? 잘 몰라서요. 살롬^^
아.. 오해가 없이 하기 위해서 어디로 옮긴다 댓글을 한 다음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게시판이 좋은글 나눔터 게시판이 맞아요. ^^
아! 네 알겠습니다. 제가 그럼 처음에 다른 곳에 글을 실었나보군요. 어느곳에 올려야 하는지가 모호해서 항상 고민이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