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밑씻개 꽃
요사이 산야에 많이핀 분홍색의 예쁜 꽃에 검은색의 앙증맞은 열매까지 열리는 이 식물의 이름은 며느리밑씻개.
왜 하필 며느리밑씻개 일까요? 우리꽃중에 가장 민망한 이름? 그건... 혹시... 옛날부터 내려오던 고부갈등의 표출일까요 며느리밑씻개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화장지가 없던 시절에는 종이나 마른 짚으로 뒷마무리를 했는데요. 이도 없을 때는 부드러운 풀로 대신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밭을 매다가 갑자기 뒤가 마려워 밭두렁 근처에 주저앉아 일을 본 후, 뒷마무리를 하려고 옆에 뻗어 나 있는 풀을 애호박잎인 줄 알고 덥석 잡아 뜯었는데, 이게 웬걸 아얏! 하고 따가워서 손을 펴서 보니 위와 같이 생긴 놈이 호박잎과 함께 잡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뒤처리를 다 끝낸 시어미가 속으로 꿍얼거리며 하는 말이 "저놈의 풀이 꼴 보기 싫은 며느리 년 똥 눌 때나 걸려들지 하필이면...."라고 해서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꽃과 까시
2. 어느 마을에 외동아들을 장가보낸 시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며느리에게 빠져 있자 시어머니는 여우같은 며느리한테 아들을 뺏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며느리가 예뻐 보일 리가 없죠. 며느리를 골탕 먹일 기회를 엿보던 시어머니, 어느날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밭을 매다 나란히 볼일을 볼일이 생겼습니다.
시어머니가 먼저 뒤를 닦고 일어나자 어떤 풀로 뒤를 닦아야 하는지 모르는 며느리 다급하게 시어머니에게 풀을 뜯어 달라고 했어요. 기회는 이때다 싶은 시어머니는 줄기에 잔가시가 있는 덩굴 풀을 한 움큼 뜯어 준 것이에요.
아무것도 모르고 뒤를 닦은 며느리, 그 곳이 얼마나 쓰라리고 따가웠을까요...! 시어머니가 뜯어준 풀이 바로 ‘며느리밑씻개’였다고 합니다.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참 고약한 시어머니네요.
잎
3. 이번엔 며느리밑씻개의 약효에 관련된 설인데요. 며느리 밑씻개는 냉대하증과 자궁탈수, 음부가려움증, 옴, 버짐, 악창, 태독, 습진에 유효하며, 타박상에 어혈을 풀어주고 치질치료에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민간요법으로 며느리밑씻개 잎을 끓인 물로 밑씻개를 하여 병을 치료했으며, 또한 요즘의 질세정제 역할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변변한 치료약이 없었던 시절 여인네들이 걸리기 쉬운 부인병과 항문병에 효능이 있는 이 풀을 ‘며느리밑씻개’라고 이름 지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뒷받침하는 문헌은 없지만 고부 갈등보다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드는걸요!
열매
4. 일본에서는 며느리밑씻개를 '의붓자식밑씻개'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 이름이 일제시대에 만들어 진걸 감안하면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며느리밑씻개'라 바뀐게 아닐까 합니다.
뭐 아름다운 것에는 가시가 있다고 하듯이 이렇게 작고 귀여운 꽃이니까 지키기 위해서는 가시가 있어야 하는거겠죠... 그래도 이름을 이렇게 짓다니.. 작명가들이 짓굿다고해야하나요.
이꽃풀은 공해에 민감해서 도시화된지역에서는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답니다.
며느리배꼽
며느리배꼽은 잎자루가 잎 뒷면 배꼽 부분에 붙어 있어서 유래되었습니다.
며느리 밑씻개와 며느리 배꼽은 둘다 비슷한데 잎이 며느리밑씻개는 각진 삼각형이고 며느리배꼽은 둥근 삼각형입니다. 야생화중에 “며느리”가 들어가면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먹고살기가 너무나 팍팍했던 시절 고부간에 갈등인들 오죽 했겠습니까? 그래서 며느리를 격하시키는 꽃이름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재미있게 부를수 있지만…. 깊은 산 계곡에 함초롬히 하얀 방울을 달고 서 있는 은방울꽃은 「화냥년속고쟁이가랭이」라고 불렀고 금낭화는 「각시볼락」이라 불렀답니다.
며느리 밥풀
꽃중에 며느리 밥풀이라는 꽃이있습니다. 마치 갓시집간 새댁이 밥알을물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며느리 밥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입술모양의 꽃입사이로 밥알모양의 꽃술이 나와있는 모습입니다.)
꽃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죠. 오래전에 한 새댁이 있었는데... 시어머니의 시집살이가 너무혹독했답니다. 시어머니는 하루종일 며느리를 감시하면서 괴롭힐 구실이 없나 찾는 그런 아주 독한 시어머니였죠.
하루는 새댁이 밥에 뜸이 잘들었나 밥알 몇알을 입에 물어 보았습니다. 그걸본 시어머니는 '요년봐라~ 올커니 너 한번 혼나봐라' 하며 대뜸 며느리를 호통치며 "야이 망할년아 네년이 감히 어른들도 손대지않은 음식에 손을 대?" 하면서 며느리를 호되게 내리 쳤습니다.
어찌나 호되게 쳤는지 며느리는 넘어지면서 부엌 모서리에 부딧쳐 그만 죽어버렸습니다.
며느리가 죽어서 하늘에 올라가자 며느리의 사정을 모두 알고 있던 옥황상제는 그 못된 시어머니를 지옥에 보내고 며느리는 꽃이 되어 세상에 뿌려졌답니다.
오늘은 웃자고 며느리 이름으로시작하는 꽃풀이야기를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