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먹을 게 없습니다. 보릿고개가 목젖까지 차올라 오던 시절입니다.
썩어가던
고구마도 떨어지고
디딜방아
찧을 나락 한 움큼이 없습니다.
애들은
아침에 눈 뜨면 감꽃 따다 먹고
학교가다
찔레순 꺽어먹고
집에
오다가 논 두름 밑에 열린 싱거운 뱀딸기라도 따먹고 허기를 면해 봅니다.
송기떡,
쑥 털털이로 한 끼를 면하면
지심메는
보리밭 고랑은 길게만 느껴집니다.
산이나
들에 풀은 지천이라
소나
사람이나 같이 풀로 연명하고
감꽃
질 때까지는 내 집 찾는 손님도 무섭던 때가 청보리 익는 시절입니다.
보리밭이
바람에 일렁거리면
눈으로야
푸짐합니다만
이
놈에 보리가 언제 누르스름해질지 애가 탑니다.
밀밭이나
보리밭이나 마찬가지지요.
수천년을
이어오던 우리네 들녘이 그랬습니다.
장밀이며
떡보리며 쌀보리 같은 요새는 종자 찾기도 어려운 것들을 심어놓고
애간장이
타던 때가 불과 수십년 전입니다.
별다른
농약도 필요 없고 풀 메고 조선낫만 잘 갈아서 베기만 하면 되던 농사였습니다.
일전
어느 인터넷신문에 합천 초계에서 우리밀 밀사리 행사가 열렸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
해 소비하는 밀의 1%만 우리밀이라 합니다.
돈
안 된다고 밀농사 보리농사 짓는 게 미친 짓이 되어버렸습니다.
대신
미국에서 오는데 석 달 이상 걸리는 미국산 밀을 먹고 있습니다.
방부제
범벅이 되어서 우리 몸에 어혈(瘀血-죽은 피)이 쌓이는 게 이 동네 밀가루입니다.
사람이
먹어선 안 되는 밀을 싼 맛에 사먹고 약국 병원 좋은 일 시키고 병은 안고 사는 우리네 삶이 과연 옳은가 싶어지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서 사무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옮겨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기 땜에 이글이 가슴에 와닫는것 같고요 옛날이 그리워지네요 자꾸자꾸.... 친구도 그리워...국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