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의 닭갈비((鷄肋)
" 미인 "을 흔히 불행하거나 병약하여 요절하는 일이 많다는 뜻으로 미인박명(美人薄命) 이라는 말을 쓰는
데 너무 똑똑해도 우둔해지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일찍 절명하는 경우도 있다.
삼국지의 " 양수 " 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한중땅을 놓고 조조가 유비와의 전투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어느 날,,저녁 식사를 하고있던 조조에게
하후돈이 와서 " 오늘밤 군호(암호)는 무엇으로 할까요 " 라고 묻자 닭갈비를 씹고 있던 조조가 " 계륵(鷄
肋) ,, 계륵(鷄肋) "이라고 하였다.
하후돈은 조조의 말이기에 무슨 뜻이 있을거라며 군중에 전파를 했지만 아무도 그 뜻을 아는 사람은 없었
는데 행군주부로 있던 양수만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부하들을 모아놓고 이르길 " 허도로 돌아갈 준비를 하
라,, 짐과 행장을 차리고 어명을 기다리고 있어라 " 고 명령 했다.
하후돈은 깜짝 놀라며 자기가 포고령을 한것이지만 자기도 그 뜻을 몰라 양수를 찾아가자 " 닭갈비란 먹으
려하면 맛이 없고, 버리자면 아까운 맛이 있는 거요. 지금 당하고 있는 싸움이 마치 닭갈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심이 틀림 없소. 아마도 위왕(조조) 께선 더 싸움을 계속하지 않을 모양이오.."
조조가 이 소리를 듣고 노하여 철수할 연유를 묻자 양수는 " 포고령을'계륵'이라 하시어 여러사람들이 갈
팡질팡하기에 소신이 해득하여 돌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라고 말하자
조조는 자기 속마음을 거울을 보듯 꿰뚤어보기에 등꼴이 오싹하여 " 군법을 어긴 자이니 즉시 목을 잘자라
" 하여 참수 시켰다.
양수의 집안은 대대로 동한의 명문가 출신이며 그의 부친은 태위 양표 이고, 모친은 조조와 한때 지존을
다투던 원술의 누이로서 조조의 수첩 " 토사구팽 " 칸에 양수의 이름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 계륵 " 사건
으로 더 일찍 제거된게 아닌가 싶다.
양수의 번쩍번쩍 빛나는 두뇌회전은 그 외에도 조조의 후계구도와 관련된 일도 있고, 업군 후궁에 만들어
진 넓은 화원에 관해서 조조의 내심을 꿰뚤어 본 일화도 전해지는데 비상한 두뇌를 지닌 양수는 경계심을
갖고 있던 조조에게 " 이틀 먼저 가려다 수 십년을 앞당겨 " 42세에 생을 마감한 불운한 사람였다.
조조는 위왕에 오르기까지 210년, 214년, 217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구현령"을 반포하여
" 인재만을 등용 한다 " 는 인재정책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강력히 실천 했지만 막상 자기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자기의 속 마음까지 꿰뚤어 본 양수 만큼은 일찍 참수했으니 아이러니다.
평소 닭고기를 무척 즐겼다는 조조였다는데 그 날 이후에도 평소처럼 닭고기를 맛있게 먹었는지 궁금하다.
만일, 그 날 저녁 닭고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양수의 생명은 더 연장되지 않았을까..!
그러니,, 사람의 수명이란 애초부터 정해진 룰인가보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으로 부터 똑똑하다는 평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게 그리 쉬운 일인가!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할텐데 이것마져 마음대로 안된다.
닭갈비,,
먹자니 맛이 없고,,버리자니 아깝다 했으니 맛있는 춘천 닭갈비가 분통을 터트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