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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입구역, 명동ㆍ강남과 상권지존 다툰다 |
더블역세권ㆍ주상복합 입주…수요층 풍부 상권 확장 |
12월 4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주변 '건대 맛의 거리'는 수많은 행인들로 북적이었다. 가게마다 빈 자리가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삼겹살집, 닭갈비집 등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인적이 끊겨 썰렁한 분위기가 감도는 인근의 성동구 왕십리 일대 한양대역 주변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맛의 거리에서 5년째 A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K사장은 "하루 평균 170여명이 와서 1인당 1만5000원 정도 쓰고 간다"고 귀띔했다. 이 삼겹살집의 주 메뉴인 대패삼겹살 1인분 가격은 7000원으로, 주류를 포함한 이곳 하루 매출액은 평균 230만∼250만원 선. 서울·수도권 삼겹살전문점의 하루 평균 매출액이 대략 100만∼18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장사가 아주 잘 되는 편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대 건대입구역 주변이 서울의 핵심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변 신규 개발지 고갈로 성장이 멈춘 다른 상권과는 달리 이곳은 주변에 대규모 개발사업이 끊이지 않아 상권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팀장은 "건대입구역 주변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현재도 상권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복합상권으로 탈바꿈=15년 전만 해도 이곳 상권의 중심지는 바로 윗동네인 화양동 111번지 일대의 이른바 '카페골목'이었다. 이 골목길이 1995년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지목돼 청소년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상권의 중심축이 현재의 건대입구역 주변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골목길 곳곳에 '밤 8시 이후 새벽 4시까지 미성년자 출임금지'라는 경고문이 내걸리자 갈 곳이 없어진 청소년들이 이쪽으로 모여든 것이다. 96년 10월 지하철 7호선 일부 구간(장암역∼건대입구역 간 16㎞) 개통은 본격적인 건대입구역 상권 전성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 구간 개통으로 기존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과 더블 역세권을 형성하면서 하루 10만여명에 그치던 이곳 유동인구가 하루 아침에 15만여명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후 청담대교 완공(1999년 12월), 지하철 7호선 전구간 개통(2000년 8월), 스타시티 입주(2008년 5월) 등을 차례로 거치면서 건대입구역 상권은 명동·강남역과 함께 서울의 ‘특급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양동 스타시티 입주는 이곳 상권의 판도를 뒤바꾼 결정적 호재가 되고 있다. 스타시티는 이마트·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전문식당가 등의 상업시설과 함께 고급 아파트 등의 주거시설을 갖춘 매머드급 주상복합단지다. 35~58층 4개동 1177가구로 구성된 주거시설은 대형 평형(129~327㎡) 중심으로 구성돼 입주자들의 구매력이 높다는 평가다. 연령층도 40대가 많다. 지난 5월 이곳이 대부분 입주를 마치면서 주변 상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10∼20대 연령층 일색이던 이곳 주요 고객층이 스타시티 입주로 30∼50대 등으로 다양하고 있다. 고급 백화점 등으로 구성된 상업시설은 이곳 상권에 강남 고객을 끌어들이는 일등공신이다. 특히 지난 10월 입점한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은 건대입구역 상권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은 IT Zone과 와인바가 딸린 고급 와인매장 등을 갖추고 강남 고객을 집중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중저가 음식점·주점 위주였던 건대입구역 상권이 고가 상품 중심의 복합상권으로 점차 탈바꿈할 전망이다. 상권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기존 건대입구역 상권은 옛 건대글방(2번 출구)과 로데오거리(6번 출구)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스타시트(5번 출구) 쪽으로 확장세다. 게다가 최근 이곳 주변에 두산위브파크, 이수브라운스톤, 이튼타워리버, 트라팰리스 등의 고급 주상복합의 집들이가 잇따라 건대입구역 상권의 배후 수요층은 앞으로 더 풍부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최고급 수준의 시니어타워인 자양동 스타시티 더클래식500도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A동(50층 231실)과 B동(40층 211실)으로 구성된 이 시설은 183㎡ 442실 규모로 입주 보증금은 클래식급이 8억원, 플라티늄급은 16억원으로 비싸다. 업계에선 더클래식500이 완공되면 이곳에 구매력이 높은 60대 이상 상류층 노인인구가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청담대교만 건너면 바로 강남이다. 뚝섬과도 가까워 이곳 상권 전망이 밝은 편이다"고 말했다. 역 주변 대규모 개발 사업 잇따라 ◇비싼 임대료 '옥의 티'=건대입구역 주변이 서울의 '상권 빅3'로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많지만 비관적 견해도 일부 나온다. 특히 구 상권(건대 맛의 거리 주변)은 스타시티 입주를 반기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맛의 거리 A삼겹살집 K사장은 "신상권인 스타시티가 구 상권을 잠식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한숨을 지었다. 치솟는 임대료도 걱정거리다. 현재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인근 대로변 1층 점포(33㎡ 기준)의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세 350만원 선이다. 권리금도 점포 위치에 따라 2억7000만∼4억5000만원에 형성돼 웬만한 명동 상가를 뺨친다. 건대 맛의 거리는 66㎡ 점포를 기준으로 권리금 1억5000만~4억, 보증금 1억~2억5000만, 월세 200만~550만 정도로 강남역 이면도로 점포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임대료와 경기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벌써부터 점포를 비운 곳도 적지 않다. 특히 호황인 1층과는 달리 2∼3층에 공실이 많다. 건대병원 맞은편(옛 건대글방∼어린이대공원 방면) 능동로 대로변의 경우 최근 2층과 3층에서 다량의 임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방학이면 고객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대학가 상권의 특성도 '옥의 티'다. 대학 상권의 가장 큰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방학 시즌에는 매출액이 평상시와는 달리 많이 떨어진다. 맛의 거리에서 S스파게티 전문점을 운영하는 H사장은 "여름 방학에는 무더위와 휴가철까지 겹쳐 매출액이 평소보다 10∼20% 가량 준다"고 전했다. 주요 고객층이 10∼20층이다 보니 고객 단가(고객 한 사람이 지출하는 비용)가 강남역 상권에 비해 적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곳 삼겹살 전문점의 경우 테이블 단가는 2∼3만원 선으로 강남역 주변(4∼5만원)에 비해 떨어진다. 건대입구역 주변은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현재 공사 중인 더클래식500 등을 포함해 스타시티가 완공되면 주변 교통여건은 지금도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주변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상가도 이곳에 점포 공급과잉을 부를 수 있다. 현재 건대입구역 3·4출구 주변에서 임대분양 중인 스타시티 영존이 대표적이다. 이 상가는 층당 연면적이 약 4000㎡에 달하는 대형 복합 쇼핑몰로 건물이 완공되면 주변에 점포 공급과잉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상가뉴스레이다 서준 팀장은 "주변에 대형 상가가 들어서면 점포 희소성이 떨어져 권리금 하락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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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많이도 변했더라구요~ 좀 있으면 강북이 강남 지역보다 더 개발되어 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