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꽃
겨우살이는 쌍떡잎식물 겨우살이과의 상록 기생관목이다. 겨우사리, 동청(冬靑), 기생목(寄生木) 등으로 불린다. 영어로는 Mistletoe라고 한다. ‘겨우살이’의 ‘겨우’는 ‘겨울’을 뜻하며, 복합어를 이루면서 받침 ‘ㄹ’이 떨어진 것이다.
다른 식물에게 기생해서 겨울을 나는 식물이다. 늦가을에 싹을 틔워 겨우내 숙주가 되는 나무의 수액을 쭉쭉 뽑아 먹고 그걸로 꽃을 피운 다음 열매를 맺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겨우살이다.
겨우살이는 겨울에 눈에 잘 뜨인다. 낙엽수가 잎을 다 떨어뜨리고 나서야 비로소 그 존재를 드러내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겨울 한 철에만 사는 나무라는 뜻이 아니라 겨울 한철에 내로라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는 나무라는 뜻으로 ‘겨우살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전국의 산지나 마을 인근 숲에서 관찰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타이완에도 분포한다. 키는 30~80cm 정도 자란다.
암수딴그루이며 3~4월에 가지 끝에 황색의 꽃이 몇 개씩 모여달린다. 수꽃은 길이 2.5~3mm이고 보통 3개씩 달린다. 암꽃은 수꽃보다 약간 작은 1.5~2mm로 3개에서 많게는 5개씩 모여 달린다. 열매는 지름 5~8mm의 구형이며 10~11월에 밝은 황색으로 익는다.
겨우살이는 주로 참나무류, 팽나무류, 느릅나무류, 오리나무류, 박달나무류에 기생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야광나무나 산사나무, 사시나무에도 기생을 한다. 겨우살이는 종족의 번식을 새에게 의존한다. 계획되어 있는 듯이 새의 습성을 정확히 이용한다.
아주 맛나 보이는 과육을 준비한다. 새는 겨우살이의 끈끈한 과육을 먹다가 부리에 달라붙은 종자를 주변의 나뭇가지에 닦아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씨가 나무껍질 사이에 박히게 된다. 때론 열매를 먹고 다른 나무로 날아간 새가 소화되지 않는 종자를 똥으로 배설하여 똑같이 자손을 퍼뜨린다.
그리고 씨앗은 물이 아예 없더라도 싹이 트지만, 빛이 없는 곳에서는 싹이 안 난다. 나무가지가 아닌 곳에서는 다른 식물처럼 발아까지는 하지만 제대로 생육하지 못한다.
겨우살이 추출물에서 항암 효과가 발견되어 사용되고 있다. 한약재로도 상기생(桑寄生)이라 하여 약재로 쓰인다. 그러나 겨우살이 추출물의 항암 효과는 어디까지나 대체의학의 단계이며, 정맥주사로 직접 주사했을 때 의미가 있는 거지 민간요법에서 전해지는 것처럼 삶아 먹는다고 효과가 있지는 않다.
한약재로 쓸 때는 상기생이라고 부르는데, 상(桑)이라는 글자가 '뽕나무 상'자인 걸 보면 알 수 있듯 뽕나무에서 자라난 겨우살이를 주로 약재로 쓴다. 그 외에 다른 나무에 기생한 겨우살이 몇 가지도 쓰긴 하지만 아무 겨우살이나 쓰는 것은 아니다.
서양권에서 유행하는 속설로 사랑하는 연인이 겨우살이 아래에서 키스를 하면 행복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더 유명한 것은 kissing under the mistletoe라고 해서, 크리스마스에 장식을 한 겨우살이 나무가지 아래에 있는 상대에게는 아무나 키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우살이의 속설에 기원해 크리스마스를 다룬 서양쪽 영상물에서는 종종 다뤄지는 소재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의 불사조 기사단 편에서는 해리 포터와 초 챙이 겨우살이 밑에서 첫 키스를 하며, 혼혈 왕자 편에서는 해리가 지나가는 겨우살이 근처마다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있는 식으로 나온다. 일부 개그프로그램에서는 짝사랑 상대에게 키스를 해보려는 사람이 겨우살이 밑에 있다가 전혀 엉뚱한 상대를 만나는 내용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