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에서 '추나의 계절'라는 문구를 보았다.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이다.
추나가 무슨 뜻일까?
중간 크기의 국어사전에도 안 뜨고,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하니 '안마'의 북한어라고 뜬다.
추나(推拿) : 손이나 발으로 몸을 두둘이고 문질러서 질환을 치료하는 한방요법
- 한방요법인 '추나'와 어떤 詩의 '추나'와는 하등 관계가 없고...
나중에 보니까 '秋 羅 추나의 계절'로 바꾸고, 한자가 첨가되었다.
내가 보기에는 한자음은 '추나'가 아닌 '추라'
한자를 보고서야 낱말을 추적, 이해할 것 같았다.
羅 : 1) 그물 2)벌리다, open 3) 가볍고 얇은 비단 4) 기타 ?
- 靑羅
. 청라언덕이란 문구도 있다. 이때의 靑은 문법상 '형용사'이지 '명사'는 아니다.
하지만 '추라'는 두 개의 명사이다. 즉 '가을 + 비단' → 가을비단?
이하 생략.
- 新羅 : 삼국 나라 가운데 신라(고구려, 백제, 신라)
秋羅 뜻풀이는...
1) '가을 열음' → 羅秋(가을을 열다)
2) '가을그물(물건을 가두는 망)'
- 가을그물이라는 낱말이 있을까? → 가을을 담는 망?
3) '가을처럼 가볍고 얇은 비단'?
이해가 안 되는 남의 나라 말, 어려운 한자말에 나는 고개를 흔든다.
대형 한자옥편을 펼치지 않는 한...
옥편은 내 시골집에나 있는데..
가을 秋는 계절을 의미하는 한자이다. 사계절도 뜻하는 용어를 조어한다.
이게 무슨 가치가 있으랴?
춘라(春羅) :
하라(夏羅) :
추라(秋羅) :
동라(冬羅) :
중국 글자인 한자는 현행 8만 자 가깝다.
이들 각각의 낱자를 합쳐서 조어하면 엄청난 숫자의 단어를 생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헛지랄도 된다. 사용할 수 없기에.
한자는 눈으로 보는 글자이지 귀로 듣는 글자가 아니다.
어떤 한자음은 하나의 음에는 50 ~60개의 뜻을 지닐 수 있다. 한국인인의 발음과 귀에는 한자음이 똑같이 들릴 게다.
예컨대 '춘'을 나타내는 한자 음은 무척이나 많다.
중국사람들은 글자 모양을 눈으로 보고, 또 귀로 들어서 그 차이를 식별할 수 있지만 우리 한국사람한테는 지극히 어렵다.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이나 그 식별이 가능할 게다.
나는 싫다. 한자가 너무나 어렵다.
나는 우리 말로, 우리 글로 말하고 글 쓰고 싶다. 한국사람이기에...
이런 것을 나이 많은 내가 한자를 공부해서 어디에 사용하지? 전혀 없다.
이런 공부는 나한테는 공연한 짓이다. 하등의 가치도 없는...
지금은 국제화시대이다.
한국 언어가 세계로 더욱 많이 확산되려면 낱말, 단어, 용어 등은 보다 쉬워야 한다.
''가을(秋)'이라는 단어에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한다.
'가을은 시작의 계절이다.'
나한테는 사계절의 시작은 가을부터이다.
일년농사의 대부분은 가을철에 거둬들인다.
작물을 걷어들인 가을의 땅은 텅 빈 것같지만 사실은 그 땅에는 엄청나게 많이 씨앗들이 새로 움터서 자라고 있다.
사계절 가운데 봄철에는 꽃이 더 많이 핀다.
봄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식물들은 가을부터 준비를 한다.
싹을 틔우고, 추운 겨울철에 자라고, 봄에는 꽃을 피운다.
봄에 싹 틔워서, 자라고,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봄꽃은 가을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꽃을 기준으로 하면 봄이라야 맞지만 씨앗/종자의 측면에서 보면 가을이 시작이다.
동물한테는 사계절은 봄부터 시작을 하겠지만 씨앗을 떨어뜨리는 식물은 계절에 관계없이 싹을 틔운다. 대체로 봄에 많다는 뜻이다. 꼭 봄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