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두 번째 주일 아침에 드리는 선교 편지
임마누엘!!
우리 주 에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사랑하는 여러분들에게 충만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어제는 늦가을 비가 내렸습니다.
들려오는 소식은 늦가을 가뭄으로 시설 농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 대단한 모양이었는데 저들에게는 은혜의 단비이었을 것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소위 보수와 진보의 군중들이 모여 한쪽에는 취임한지 불과 6개월을 겨우 지난 대통령을 향하여 내려오라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하여 아수라장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혼돈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만드는 것인지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과 질서는 실종된 모습이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들은 분명 희생자입니다. 악한 마귀는 계속해서 혼돈과 무질서의 사회를 만들어 아바돈(죽음)의 세상을 만드려는 획책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봅니다.
사고의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지금도 조화가 쌓여 있습니다. 그 조화 수만 송이가 소중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 나라에 안전과 질서의 세상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면 이들의 희생한 거룩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10년사이에 이런 대형 사고들을 여러 차례 목도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침몰로 제주도로 수학 여행가던 안산 동산고 학생들의 죽음일 것입니다. 8년이 넘도록 원인규명을 하려고 온갖 수고를 하였지만 아직도 속시원히 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유족으로 남은 학부모들의 아픈 가슴을 누가 보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보상의 길은 오직 하나일 것입니다. 다시금 이런 유형의 사고 재발을 예방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 나라에 사는 모두가 깊이 회개하는 심정으로 재발을 예방하는 일에 전력투구를 하여야 할 것인데 유족들은 보상요구에만 급급하였습니다. 원인규명과 보상을 하라고 세월호 사건 현장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하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광화문에 임시처소를 차려놓고 수년을 기거하며 한풀이에 몰두하기도 하였으나 그 정도에서 멈춰 버리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 후 보십시오. 하찮은 실수가 대형 참사를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든다면 담배 피우는 분들이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대형 산불을 만들어 동네를 태우고, 산을 태우는 일들이 빈번하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이런 혼란한 모습도 있습니다.
저희들이 매 주 토요일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예배를 하고 있는데, 이를 훼방하기 위해 집회 현장 바로 옆에서 고성능 엠프로 회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찰이 와서 그 자리를 떠나라고 하여도 들은척도 하지 않습니다. 소위 자칭 목사라는 자가 말입니다.
지능지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는 우리가 왜 이런 사고로 수많은 분들이 연속 희생을 당하여야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악한 마귀가 우리 민족을 망하게 하려고 이런 일들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안에서는 혼돈과 무질서. 북에서는 미사일과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안과 밖에 흉악한 적들이 도사리고 있기에 이제부터는 이런 악한 마귀의 궤계에 빠지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를 알면 이로 말미암아 열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는 진정으로 깨닫는 자, 곧 하나님의 지혜를 받은 자만이 이룰 수 있습니다.
이제 박 목월님의 시를 여기 담습니다.
평온한 날의 기도
박 목월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이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양지 바른 창가에 앉아
인간도 한 포기의
화초로 화하는
이 구김살 없이 행복한 시간.
주여, 이런 시간 속에서도
당신은 함께 계시고
그 자애로우심과 미소지으심으로
우리를 충만하게 해주시는
그 은총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평온한 날은 평온한 마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시고
강물같이 충만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게 하십시오.
순탄하게 시간을 노젓는
오늘의 평온 속에서
주여, 고르게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당신의 나라로 향하게 하십시오.
3월의 그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속에도
맑고 푸른 신앙의 수심(水深)이 내리게 하시고
온 천지의 가지란 가지마다
온 들의 푸성귀마다
움이 트고 싹이 돋아나듯
믿음의 새 움이 돋아나게 하여 주십시오.
편집자 주(註)
이 시를 쓰신 박목월님은 1915년 1월 6일에 출생하여 63세되는 1978년 3월 24일 소천하신 청록파 크리스찬 시인입니다. 그가 태어난 곳은 경남 고성군이었으나 초등학교 졸업은 경주 건천초교이었고 중학교는 대구 계성중학교였습니다. 그는 1939년 문단에 등단하여 조지훈, 박두진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유명합니다. 이화여대.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조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전념하였습니다. 또 후배 시인들을 추천하는 일에도 매우 엄격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훌륭한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박목월님의 아들이 박동규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입니다.
‘3월의 그 화창한 날씨 같은 마음속에도 맑고 푸른 신앙의 수심(水深)이 내리게 하시고 온 천지의 가지란 가지마다
온 들의 푸성귀마다 움이 트고 싹이 돋아나듯 믿음의 새 움이 돋아나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함께 이 시어를 기도문으로 승화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이 우복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