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대한 상식
▶"바이블"이란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는가?
영어의 바이블 (The Bible), 도이치어의 비벨 (Die Bibel), 프랑스어의 비블 (La Bible)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비블리아 (Biblia)에서 나온 것이다.
이 라틴어는 그리스도의 ta biblia에서 나왔으며, 이것은 그리스어의 비블로스 biblos의 복수형이며 "책"(Book)을 의미한다. 즉 고대 필사 재료었던 파피루스, 즉 종이 풀의 줄기를 가리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 고대의 항구도시 "비블로스"는 지중해 연안의 베이루트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 쥬베르, 히브리어로는 게발<언덕)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의 이름이다.
이 항구도시의 역사는 기원전 수천년으로 소급되며, 이곳은 고대 오리엔트 세계의 교역의 중심지이며 특히 이집트산 파피루스의 집산지였다.
비블로스는 기원전 2천년대에 지중해 세계에 발달하기 시작한 알파벳이 파피루스에 기록되어 그리스 세계에도 전달되면서 책을 의미하게 되어, 뒤에 책 중의 책이라는 뜻에서 <성서>를 가리키게 되었다.
우리 말<성서>는 영어의 The Holy Scripture, 도이치어의 Die Heilige Schrift, 프랑스의 La Sainte Ecriture 등의 번역이며, 이것은 교부시대의 라틴어 Sacra(Divina) Scriptura 등에서 온 말이다.
히브리어로도 거룩한 책 sepharim kithbe haqqodes 라는 말이 있으며, 율법 torah와 예언자들 nbiim과 문서들 ktubim의 세 가지 머리 글자를 딴 ta-na-kh(타나하)라는 구약성서 전체를 가리키는 명칭이 있다. 이것은 현대의 유대인 사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성서는 구약성서(Old Testament)와 신약성서(New Testament)로 나뉘고 이 명칭은 옛 계약과 새 계약을 의미한다. 계약은 성서 전체를 통해서 하나님과 인간의, 그리고 인간과 윤리적 인격관계를 나타내는 극히 중요한 용어이다.
성경의 구약과 신약이란 명칭은 신약이 거의 형성된 2세기 말에서부터 불린 것으로,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에 맺어진 두 큰 언약인 모세의 언약(출 24:8)과 새 언약(눅 22:20)에 각각 입각하기 때문이다. 구약과 신약은 시간적으로 전자는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의, 후자는 오신 후의 기록이다.
▶ 성경은 어떠한 언어로 기록되어 있는가?
성경의 역사적 무대는 동쪽으로 메소포타미아에서 서쪽으로 지중해까지 펼쳐져 있으며, 구약성서의 사용되고 있는 국어는 그 대부분이 본래 가나안어인 히브리어이며, 불과 에스라 4장8절-6장18절, 에스라 7장12-26절, 다니엘서 2장4절-7장28절, 예레미야서 10장 11절), 창세기 31장 47절 등의 일부분과 신약의 일부분 만이 아람어로 돼있고, 신약성서는 거의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으며, 셈어족의 세계와 인도, 유럽어족의 세계에 걸쳐 있다.
각 부분의 저자의 수는 문서화되기 이전의 구비 전승의 시대를 상징하면 수십명이 넘으리라고 생각된다.
▶ 신약 성경 속에 (없음)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왜 이런 부분이 있는가?
마태복음 17장 21절을 찾아보면, 본문이 있어야 할 곳에 본문은 없고, 그 대신에, 괄호가 쳐있고 그 괄호 안에 "21절 없음"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난외주 1번을 보라는 지시가 있다. 그 지시를 따라서 난외주 1번을 보면, "어떤 사본에, 21절 [기도와 금식이 아니면 이런 유가 나가지 아니하느니라]가 있음" 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후대 사본이 마가복음 9장 29절에서 따다가 첨가한 것이다.
18장 11절도, 본문이 없고 난외주에 "어떤 사본에는, 11절 [인자가 온 것은 잃은 자를 구원하려 함이니라]가 있음" 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후대사본이 누가복음 19장 10절에서 가져다가 여기에 첨가시킨 것이다.
"-절 없음"이라고 된 부분은 고대 사본에 없는 본문이다. 3세기 전후의 파피루스 사본이나, 4-5세기의 대문자 사본에는 없는 본문들이다. 11세기 전후의 소문자 사본에만 나오는 본문이다.
11세기의 사본을 가지고 절을 구분하고 거기에 고유 번호를 붙였기 때문에 그 이전의 고대 사본에 없는 구절의 경우는, 절만 빼고, 절 번호는 그대로 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절 없음"이라는 표시가 나오게 된 것이다. 11세기의 사본은 확대된 사본이다. 확대된 내용은 다른 어느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성경의 관련 구절에서 온 것들이다. 그러므로 "-절 없음"이라는 표시가 있는 난외주에서 거기에 첨가되어 있던 본문을 보면 결코 생소한 본문이 아닌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 성경의 장과 절
성경에 오늘날과 같이 장(Chapter)과 절(Verse)이 구분된 것은 훨씬 후대에 이르러서부터였다.
4세기의 것으로 알려진 바티칸 사본에는 가장자리에 장이 표시되어있었다. 물론 이 장은 지금의 것과는 사뭇 다르며 발견된 사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바티칸 사본과 더불어 권위가 있다고 하는 시내사본은 장 표시가 앞부분은 있지만,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계속되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의 장 ·절 구분은 카로의 위고(Cardinal Hugo de Caro)에 의해 13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장과 절의 구분이 16세기의 불가타(라틴어성경)에 채택되었고, R.나탄에 의해 1440년경에 히브리어 성서에도 채택되었다.
신약성서의 분절(分節) 깊이는 R.스티븐스의 1551년판 헬라어 성서에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성서의 장 ·절은 독자를 위한 편의제공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번역본에 따라서 절이 다를 수도 있었다.
현재의 모습으로 장 구분을 한 이는 대체로 영국교회의 켄터베리 대주교였던 랭튼(Stephen Langton)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편 스테파누스(Stephanus Robertus)는 신약성경을 절로 구분하여 1551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판했다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스테파누스는 파리에서 리용으로 가는 마상(馬上)에서 절을 나누었다고 하나, 신 구약성경 모두에 장절이 붙여져 처음 출판된 해는 1555년인데, 스테파누스의 라틴역 불가타(Vulgata) 성경이다.
오늘날의 성경은 1560년판 제네바 성경의 장절의 구분을 받아들이고 있다.
▶성경은 모두 몇장 몇절인가?
신.구약성경 66권(구약 39권, 신약 27권)은 1,189장(구약 929장, 신약 260장), 31,173절(구약 23,214절, 신약 7,959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긴 장과 절은 시편 119편과 에스더 8:9이고 가장 짧은 장과 절은 시편 117편과 요한복음 11:35이다.
구약의 중간 장은 욥기 29장이고, 신약의 중간 장은 로마서 13장이며, 성경 전체의 중간 장은 시편 117편이다.
▶ 성경과 성서는 어떻게 다른가? 아니면 같은 뜻인가?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의 경전을 “성경(聖經)”이라고 부를 것인지, “성서(聖書)”라고 부를 것인지, 가끔 논란이 된다. 거룩할 “성(聖)” 자에 경서(經書) “경(經)” 자를 쓰면 우리의 경전을 높여 부르는 이름인 것 같고, 거룩할 “성(聖)” 자에 책 “서(書)” 자를 쓰면 그 경전을 조금은 낮추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아서 굳이 성서라고 하지 말고 성경이라고 하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약전서와 구약전서를 거룩한 경전이라고 하든 거룩한 책이라고 하든, 그것이 그렇게 예리하게 의미 구분이 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의 경전을 다만 중국 전통에서는 성경이라고 불러오고 있고, 일본 전통에서는 성서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는 이 두 전통을 융합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성경이란 말도 쓰고 성서라는 말도 쓰고, 「성경전서」라고 하여 경과 서를 절묘하게 융합하고 있다. 본래는 성경이든 성서이든 그것은 일반 종교의 경전을 두루 일컫는 보통명사이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서 우세한 종교가 되면서 그 용어를 기독교가 사유(私有)하게 된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성경이라고 하지 않고 성서라고 하는 것은 일본에서 불경을 성경이라고 했기 때문에 그것과 구별하려고 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사정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불교 용어에 “성경대(聖經臺)”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불경을 놓고 읽는 독서대(讀書臺)를 말한다. 이제 “성경”은 “성경전서”를 줄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처음 두 자를 취한 것인데 “성서”는, 본래는 그런 것이 아니지만, “성경전서”의 첫 자와 마지막 자를 취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언서들은 예언서/선지서라고 부르지 절대로 예언경/선지경이라고 하지 않는다.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야고보서 라고 하지 로마경 고린도전후경 야고보경이라고 하지 않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경전의 이름은, “성경”도 “성서”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독교의 경전의 고유한 이름은 “언약서/계약서”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구약”과 “신약”이다. 이것은 다른 종교들과 공유하는 이름이 아니다. 이 이름은 기독교의 경전의 성격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일면을 밝혀주기도 한다.
▶ 우리나라 성경은 어떻게 전해졌고, 어떻게 번역되었는가?
한국에 성경이 처음으로 전해진 것은 1810년 알세스트호의 함장 M.맥스웰이 첨사 조대복에게 건네준 한문성서가 그 효시이다. 그 후 R.모리슨, X.A.F.구츨라프, R.J.토머스 선교사 등에 의해 한문성서가 속속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의 성경 번역은, 중국 우장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죤 로스 목사와 죤 맥킨타이어 목사에 의해, 그 당시 그들의 한글 선생으로 기용되었던 우리나라 사람 백홍준, 이응찬, 이성하, 김진기 등이 1876년 맥킨타이어 목사에게 세례를 받고 한국 최초의 신자들이 된 후, 두 분 목사님들을 도와 한글로 번역하게 되어, 1879년 요한복음과 누가복음을 번역하였다.
1880년에는 4복음서와 사도행전을 번역하여 1882년 요한복음과 누가복음이 간행되었고, 1884년에는 마태, 마가복음을 간행, 1887년에 이르러 "예수셩교전셔"란 이름으로 신약 전권이 번역 출판되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말 번역 성경은 1956년에 번역된 개역성경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