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복서 린위팅(28)이 전날 이마네 켈리프(25, 알제리)에 이어 두 번째로 젠더 적격성 논란의 와중에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위팅은 10일(현지시간) 롤랑 가로 아레나 특설 링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페더급 금메달 결정전에서 율리아 쩨레메타(20, 폴란드)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감격의 눈물을 뿌렸다. 그녀는 이날 시종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뽐내며 이번 대회 치른 네 차례 경기 모두를 5-0 판정승으로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두 차례 세계 챔피언을 지낸 린위팅은 켈리프와 함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젠더 적격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실격 조치됐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의해 구제 받아 파리 대회에 출전이 허락됐다.
그녀는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링에 들어갔고, 쩨레메타는 이전 상대들과 달리 아무런 항의의 표시도 하지 않았다. 두 선수는 결과가 발표되자 서로 안아줬다. 린위팅은 수상식 도중 감정이 복받친 것처럼 보였으며 역시 동메달리스트 에스라 일디즈 카흐라만(튀르키예)와 포옹을 나눴다. 카흐라만은 이틀 전 판정패한 뒤 두 손 손가락을 교차시키는 'X 제스처' 항의를 관중 앞에 해보였는데 자신은 XX 염색체를 지닌 여성 복서란 사실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두 선수는 시상대 위에서 껴안은 뒤 미소를 지어 보였다.
린의 승리는 이번 대회 가장 뜨거웠던 논란 중의 하나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 같으며 다음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복싱이 정식종목으로 남을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린의 경기가 열리기 몇 분 전에 프랑스의 변호사 나빌 부디는 켈리프에 대해 프랑스에서 저질러진 온라인 희롱에 대한 법적 소송을 대리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켈리프가 "정의와 존엄 그리고 영예를 위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켈리프가 이미 "공격적인 온라인 성희롱"을 고발하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