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제목 -41회 대신공원
체험일-2007년 9월 30일
체험자- 엄마, 아빠, 수민이(5세)
이번엔 안타깝게도 사진이 몇 장 없어요.
초심이 중요하다는 말 이래서 있나봐요.
지난 달 태종대 첫 체험 때는 정말 만반의 준비를 다 했었는데
고작 두 번째 체험에서 이렇게 마음이 흐트러질 수 있나요?
김밥을 싸기는 커녕 돗자리도, 카메라 배터리 충전도 안한 거 있죠?
이번엔 열매 여행이었어요.
정말 열매라고는 과일밖엔 몰랐었는데
사람이 먹는 것만 열매라고 생각해왔던거죠.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식물들이 자손을 번식하려면 당연히 열매를 맺어야할테고
가을이면 숲의 그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열매를 맺을 거라는 생각
너무 당연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저희 남편은 저보다 더 심해서 열매 체험을 한다고 하니,
당장에, 밤 주으러 가는거냐며 좋아하더라구요.
'가을 산' 하면 떠오르는게 단풍 아니면 밤송이와 도토리가 전부였죠.
밤송이 도토리는 물론이고 이름 모를 작고 예쁜 열매들을 보았어요,
특히 새들이 좋아한다는 빨갛고 매운 맛이 나는 사랑의 열매.
가을에 고추를 말리느라 널어놓으면 비둘기들이 그렇게 와서 쪼아대더라구요.
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새들이 매운 걸 즐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여치샘은 숲 속 친구들이 먹어야 한다고 반드시 두 개 씩만 주워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하셨지만
맨질 맨질 예쁜 알밤이나,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줄무늬 모자를 쓴 도토리는 정말 욕심이 나더라구요.
예쁜 바구니도 만들었어요.
손재주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저도 나름 열심히 만들었답니다.
옆에서 남편은 정말 못만들어도 어쩜 그렇게 못하냐며 계속 비웃었어요.
더구나 제 앞, 옆, 뒤엣 분들 모두 얼마나 잘 만드시는지 엄청 비교되더라구요.
또 남편은 이건 완전 엄마들 체험 학습이라며 애들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싱글벙글 열심히 바구니짜는 엄마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죠.
그동안 아이들은 여치샘이랑 소꿉놀이를 했습니다.
열심히 바구니 만드느라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요.
도토리 껍질로 밥그릇, 국그릇도 하고,
여치샘은 아주 솜씨 좋게 밤쭉정이로 멋진 숟가락을 만들어 주셨더라구요.
여자 아이들 다들 그렇겠지만, 외동 아이들 대부분 그렇겠지만
수민이는 늘 소꿉놀이 상대가 아쉽던 참이었거든요.
플라스틱 소꿉 놀이 세트가 넘쳐나지만 정작 밥 먹여줄 친구가 없었는데
여러 언니들과 열매 요리를 하며 얼마나 즐거워 했는지 몰라요.
역시 아이에게는 좋은 장난감이 필요한게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친구들과 자연.
미안한 마음이 큰 만큼 숲속연구소샘들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저는 그곳에 나무가 참 맘에 들었어요.
정말 오래된 산인지 나무들이 키도 무지무지 크고 아주 빽빽하게 가득한 모양이
또 세로로 껍질이 벗겨지는 늘씬한 나무들이 정말 멋지더라구요.
이게 바로 숲이구나,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남편은 돌아오는 길에도 내내 밤송이 가득 열린 밤나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물가에 우거진 밤나무를 보며 결국 한마디 했죠.
"저기 열린 것들은 물 속으로 다 빠지는 건데,, 저거... "
얼마나 아까워하던지요.ㅋㅋ
다음에 꼭 한 번 밤 농장에 함께 가야겠어요.
숲 속 동물들 먹이에 욕심내지 않게요.
---------------수민이 엄마 김선영이었습니다.
첫댓글 ㅋ 제 모습이 많이 나오는군여~ 재연이랑 함께요.. 하얀티에 빨간 고무줄로 한갈래 머리묶은 아이가 수민이예요? 5살같지않게 의젓하고 이쁘네요~ 담에 또 뵈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 저는 읽으면서도 당연히 어치샘이라고 읽었는데요.. ㅎ
어머나, 저 분명 어치라고 쓴 것 같은데... 어치는 새 이름이었군요.. 여치랑 비슷해서 곤충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더구나 어치샘이 곤충이며 벌레들 좋아한다고 하셔서리..^^
ㅋㅋㅋ 곤충을 좋아한다기 보다...... 친해지려고 무쟈게 노력하고 있어요. 나무에게 다가가는 것과 똑같이 곤충에게도 특징을 살펴가며 다가가야 하니까요. 여러분께 좋은 이야기를 해 드리려면 쪼끔 징그러워도 참아야해여~~ 수민어머니도 쪼끔만 참으실 수 있죠?^^
후기를 보니 정말 부러워요. 저도 태종대그때 한번 다녀오고 바쁘다는 핑계로 다른곳은 가지 못했네요. 다음에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