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12](월) [허균 얼 톺아보기] 성소부부고 살피기 014#
https://youtu.be/lM4TZ_iIsj0
지난번에 ’기달산으로 돌아가는 이나옹을 전송한 서‘ 읽기를 마쳤읍니다. 오늘은 석주에 대한 짧막한 글로 ’석주소고 서‘를 읽어 갈 차례입니다.
석주는 권필의 호입니다. 자(字)는 여장(汝章)으로 조선조 선조(宣祖) 2년(1569) 1월 26일에 현석촌(玄石村)인 지금의 동작구 흑석동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읍니다. 교산 허균과는 같은 해에 태어나 나이가 같은 친구일 뿐만이 아니라 생각도 엇비슷하여 아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여겨집니다. 먼저 신호열 선생님이 풀이를 가지고 오겠읍니다.
✦문부1 서(序) / 석주소고 서(序)
나의 벗 권여장(權汝章)은 약관에 시를 잘 지어 그 높음이 옛사람을 능가할 만한데도 세상 사람들은 그를 귀중히 여기지 않으나, 나는 지금의 가장 시 잘하는 사람을 일컬을 때는 반드시 ’여장이다, 여장이다‘했는데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괴이하게 생각했고, 중간에는 웃었고, 마침내는 믿었으나 그 이르러 간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역시 알지 못했다.
여기서 문단 처음에 나오는 ’나의 벗 권여장(權汝章)‘은 바로 절친인 권필을 말합니다. 가까이 있는 여러 님들이 권필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대목입니다. 그 다음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하루는 홍녹문(洪鹿門)이 ’여장(汝章)의 시가 국조에 있어서 누구에게 견줄 만한가‘ 하기에 나는 ’김문간(金文簡)으로도 당해내지 못할 걸‘했더니 녹문(鹿門)은 눈이 휘둥그레 놀라며 ’망언일랑하지 말게‘하므로 나는 슬며시 웃으며 ’점필은 국조의 특수한 대가라 사람들이 일컫기 때문에 우선 견주어 본 것이나 만약 여장의 홀로 이르러간 경지와 깊은 해오(解悟)를 논한다면 맑음은 우승(右承) 왕유와 같고, 맛있기는 유주(柳州) 유종원과 같으며 순하고 맛있기는 간재(簡齋) 원매(袁枚)와 같으니 어찌 점필과 나란히 논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이 문단 첫머리에 있는 홍녹문(洪鹿門)은 홍경신(洪慶臣)으로 녹문(鹿門)은 그의 호인데 자는 덕공(德公)입니다. 1557년에 나서 1623년에 돌아 가셨으니 교산 허균 보다는 12년 위입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김문간(金文簡)은 김종직입니다. 문간은 김종직에 내린 시호로 원래는 문충(文忠)이라는 시호를 받았는데 너무 지나치다고 하여 문간(文簡)으로 바꾼 것이지요.
이런 김종직은 널리 알려진 대로 조선 초기 학자(세종 28년에 과거에 응시)로 제자인 김일손이 세조의 왕위 찬탈을 풍자한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사초에 넣어 벌어진 무오사화(戊午史禍) 때 화를 입어 부관참시를 당하기도 했지요. 사림파의 원조이며 자는 계온, 효관이고 호는 점필재입니다.
여기에 이해를 돕기 위하여 그다음에 나오는 우승(右承) 왕유(王維)에서 우승(右承)은 왕유가 당 숙송(肅宗) 때 잠시 지냈던 벼슬, 상서우승(尙書右承)에서 나온 것으로 왕유를 왕우승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왕유는 당(唐)나라 때의 화가, 시인으로 남종화를 처음 연 남종화 시조로 이백과 두보와 같이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그 다음의 유주(柳州) 유종원(柳宗元)도 당(唐)나라 때의 문인으로 유주(柳州)는 유주의 책사로 지낸 것에서 붙여진 것으로 유유주(柳柳州)라 부르기도 하는데 당송팔대가의 으뜸 자리를 차지할 만큼 글을 잘한 것으로 알려진 지식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간재(簡齋) 원매(袁枚)는 청(淸)나라 중기 때의 문인으로 간재(簡齋)는 그의 호인데 수원노인(隨園老人)을 쓰기도 합니다. 자는 자재(子才)입니다.
이 문단은 권필의 글솜씨에 대하여 홍경신이 물어와 허균이 대답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교산 허균은 김종직이 워낙 뛰어난 이름이므로 한번 견주어 본 것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따라서 권필의 경지와 이해를 통한 깨달음은 맑음에 있어서는 왕유를, 맛깔스럽기는 유종원을, 그 깊이는 원매와 같을 정도라 사실, 김종직과 비교하여 논할 수 없을 정도라며 칭찬을 하고 있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읽기로 하겠읍니다.
이런 오늘도 고마움으로 허균의 친구인 말술 권필에게 제가 빚은 막걸리, 도문대작을 권하지 못함을 애석하게 여기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정말 고마워요.
첫댓글 오늘은 월요일이라 '허균 톺아보기'하는 날입니다.
그런 까닭에 '석주소고 서(序)'를 읽을 참입니다.
읽다 보니...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이 호, 자, 시호, 지명 등으로 표시되어
많은 혼란을 줍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하여 자세하게 다루었읍니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살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