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짧은 여행(131-1)-(안동)
목필균
1년 만에 짧은 여행을 자식들과 했다.
이번에는 평소 가고 싶었던 안동 하회마을로 가기로 했다.
자식들과 1년에 한 번 여행 계획은 효도여행이 아니라, 내가 자식들에게 못해준 것을 뒤늦게 해주는 여행이다.
안양에서 고속버스로 8시 20분에 출발해서 11시 30분에 안동에 도착해서 하회마을로 갔다.
쌀쌀한 날씨로 한가로운 하회마을은 첫인상이 민속촌 같았다.
입구에 서 있는 키 큰 목장승이 우리들을 반겼다.
조선 중기의 문신 류성룡 집안이 모여 살았던 집성촌이다. 윗대부터 들어와서 살았을 때에는 마을에서 타성박이 취급을 받았지만, 자손들이 벼슬길에 오르며 번창해지면서 류씨 집성촌이 되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마을은 즐비한 초가가 거대한 고택을 호위하듯 둘러싸여 있고, 논, 밭이 즐비하게 깔려있고, 넓은 목화밭이 있는 것이 특별해 보였다.
아직은 여행 비수기라서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에서 유명한 하회탈춤에 관해서는 세계 탈 박물관, 탈춤 전수관도 있었고, 선유줄불놀이는 5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에 한 번 펼쳐지는데, 장관이라 한다. 박물관을 꼼꼼히 둘러보는데.... 탈이라는 가면 속에 해학이 담긴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점심을 안동찜닭과, 간고등어로 먹고, 고택체험 숙소가 있는 곳에 갔다.
숙소는 구 안동역 근처로 태사묘가 있는 곳인데……. 서울 북촌마을처럼 오래된 기와집과 드문드문 적산가옥도 보였다. 좁은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붕 낮은 기와집들은 보호 지구로 다른 건물을 지을 수 없어서, 대부분 주민의 자손들이 리모델링해서 숙소로 대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골목 세 번째 고택 숙소는 30평이 안되는 곳인데... 작은 마당이 있고, 커다란 방과 거실에 가족이 족욕을 할 수 있는 시설, 마당에도 작은 목욕탕만 한 시설이 있어서 여름에 시원하게 몸을 담글 수 있게 꾸며서 우리 같은 가족 여행에 좋을 것 같다.
주인 얼굴은 보지도 않고, 다 인터넷으로 계약하면 비번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라서 마치 우리 집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욱 편했다.
고택 주변이 다 문화재들이 즐비한 곳이라서 저녁때까지 2시간 정도 돌아다녔다.
고려 시대 공신들의 유물을 간직한 태사묘, 일제 강점기 독립자금을 댄 아흔아홉 칸 부자 고성 이씨 종택 임청각을 둘러보았다.
임청각의 주인 석주 이상룡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 정무 초대 국무령을 지냈고,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투쟁의 토대를 마련한 존경스러운 인물이다. 당시 일본이 보복성으로 아흔아홉 칸 고택의 가운데에 철길을 놓아서 맥을 끊어 놓았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혔다. 지금 종택은 상징적으로 가운데 철길을 남겨 놓고, 복원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역사적 교육관을 마련하는 중이라 한다. 임청각에서 3분 거리에 법흥사지 칠층 전탑까지 둘러보았다. 칠층 전탑은 마치 경주 분황사처럼 벽돌을 쌓아서 탑을 쌓은 형태로 번성했던 사찰이 있었던 곳을 쓸쓸히 홀로 지키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야경이 아름다운 월영교를 지나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따뜻하고 내 집 같은 고택의 하룻밤이 기대되었다.
다음날에는 제비원 연미사와 도산서원을 둘어볼 에정이다.
첫댓글
사진들을 약간 밝게 수정해 보았어요.. ^^
안동이야기를 자세히 올려 주셨군요
자제분들과 함께 또 추억에 남을 여행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문경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안동은 자주 다녔습니다
업무 관련해서 여러번 다녀 왔고
광산에서 시간 여유가 있을때 혼자서
이곳저곳 다녀서 그다지 낯설지는 않은
도시입니다..
이제 큰 추위가 지나가고
날이 풀려서 봄이 되면 더 시간내어서
자주 다녀 보시면 좋을 것 같거든요
동창님의 짧은 여행을 응원합니다
아이들 어려서는 함께 해 보지 못했던 가족 여행을 1년에 한번 하기로 했지요. 후회한 부분이라서.....
역시 고집쟁이 남편은 여행비를 대는 것으로만 동참했지만.... 참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왠일인지 안동지역은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고장중의 하나인데 목시인님이 짧은 여행기로 주변 명소의 인적 설명과 현재의 상황까지 세세하게 묘사해 주었으니 안봐도 본것같이 즐겁습니다.
고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님도 생전에 방문해 흔적을 남긴 안동 지역은 버킷리스트로 죽기전에 한 번은 가봐야겠어요..
그때는 목시인님의 짧은 여행기를 바탕으로 이곳저곳 밀도있게 다녀보겠어요.. ^^
저도 하회마을을 꼭 가고 싶어서 이번에 실행했는데... 날씨는 조금 쌀쌀했지만, 대신 한가롭게 잘 살펴보았습니다.
관광철에는 정말 복잡해서 기다림의 연속이라 합니다.
선배님께서도 KTX가 달린다고 하니 꼭 다녀오세요.....가셔서 택시로 다녀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