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見梁襄王 맹자께서 양나라 양왕(襄王)을 만나보시고,
襄王, 惠王子, 名赫. 양왕은 혜왕의 아들로서 이름은 혁이다.
新安倪氏曰 按通鑑愼靚王二年壬寅 惠王卒 孟子去魏適齊 是一見襄王後卽去也 신안예씨가 말하길, “통감을 살펴보건대, 신정왕 2년 임인년에, 양혜왕이 죽자, 맹자는 위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갔다고 한다. 이것이 양양왕을 한번 알현한 후 곧바로 떠난 것이다.”라고 하였다.
出 語人曰 望之不似人君 就之而不見所畏焉 卒然問曰 天下惡乎定 吾對曰 定于一 나와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임금 같지 않고, 그 앞에 가까이 나아가도 두려워할 만한 게 보이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천하가 어떻게 안정되겠습니까?’ 하고 묻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한곳으로 통일될 것입니다.’ 하였다. 語, 去聲. 卒, 七沒反. 惡, 平聲.
○ 語, 告也. 不似人君, 不見所畏, 言其無威儀也. 卒然, 急遽之貌. 蓋容貌辭氣, 乃德之符. 其外如此, 則其中之所存者可知. 王問列國分爭, 天下當何所定. 孟子對以必合於一, 然後定也. 語는 알려준다는 것이다. 임금 같지 않다는 것, 두려워할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게 위엄과 의태가 없다는 말이다. 卒然은 갑자기 하는 모습이다. 대개 용모와 말의 기운은 덕의 부절이다. 밖에 보이는 그 모습이 이와 같다면, 그 안에 보존된 것도 가히 알 만하다. 왕은 열국이 서로 나뉘어 다투고 있는데, 천하는 마땅히 어느 곳으로 정해지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맹자는 반드시 하나로 합해진 연후에 안정될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新安倪氏曰 左氏傳云 有威而可畏 謂之威 有儀而可象 謂之儀 不似人君 無可象之儀也 不見所畏 無可畏之威也 신안예씨가 말하길, “춘추 좌씨전에 이르길, 위엄이 있으면서 두려워할 만하면, 이를 일컬어 威라고 말한다. 의태가 있으면서 형상화할 수 있으면, 이를 일컬어 儀라고 말한다. 임금 같지도 않다면, 형상화할 만한 의태가 없다는 것이고, 두려워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두려워할 만한 위엄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德存於中 容貌辭氣 乃德之符驗 可見於外者 신안진씨가 말하길, “덕은 마음 가운데에 보존되지만, 용모와 辭氣(말하는 기세)는 곧 德의 부절과 증험이니, 밖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라고 하였다.
問孟子以梁襄王不似人君不見所畏而譏之 然則必以勢位自高而厲 威嚴以待物邪 朱子曰 不然也 夫有諸中者 必形諸外 有人君之德 則必有人君之容 有人君之容 則不必作威而自有可畏之威矣 曰 言之急遽 亦何譏邪 曰 艮之六五以中正而言有序 而吕氏亦曰 志定者 其言重以舒 不定者其言輕以疾 然則言貌固皆內德之符 不惟可以觀人 學者雖以自省 可也 曰 孔子居是邦不非其大夫 而孟子誦言其君之失如此 何邪 曰 聖賢之分 固不同矣 且孔子仕於諸侯 而孟子爲之賓師 其地有不同也 抑七篇之中 無復與襄王言者 豈孟子自是而不復久於梁邪 누군가 묻기를, “맹자가 양나라 양왕이 임금 같지가 않고 두려워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기롱하였는데, 그렇다면 반드시 권세와 지위로 자신을 높여서 백성에게 함부로 하고, 위엄으로 남을 대하였겠지요?”라고 하였다. 주자가 말하길, “그렇지 않다. 무릇 마음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밖으로 형상화되는 것이니, 임금의 덕이 있다면, 반드시 임금의 용모가 있을 것이고, 임금의 용모가 있다면, 반드시 위엄을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두려워할 만한 위엄이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말하길, “말을 급하고 갑자기 하는 것 또한 어째서 기롱한 것인가요?”라고 하였다. 말하길, “주역 艮卦의 六五爻辭에 中正으로써 말에 그 순서가 있다고 하였고, 여씨도 또한 말하길, 뜻이 정해진 사람은 그 말이 무거워서 느릿느릿하고, 정해지지 않은 사람은 그 말이 가벼워서 빠르다고 하였다. 그러한즉 말하는 모양도 본래 모두 안에 있는 덕의 符節(그래로 보여주는 信物)이니, 단지 이로써 남을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우는 자가 비록 이로써 스스로를 성찰한다고 할지라도 괜찮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말하길, “공자는 이 나라에 거하면 그 나라의 대부를 비난하지 않았지만, 맹자는 그 나라 임금의 잘못을 읊어 말하기가 이와 같았던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하였다. 말하길, “성인과 현자의 구분은 본래부터 같지 않은 것이다. 또한 공자는 제후에게 벼슬을 하고 있었지만, 맹자는 그의 빈사가 되어 있었으니, 그 지위에 같지 아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맹자 7편 가운데 더 이상 양왕과 더불어 말한 적이 없었던 것이, 어찌 맹자가 이때부터 더 오래 양나라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었겠는가?”라고 하였다.
孰能一之 '누구가 천하를 통일할 수가 있겠습니까?'하기에
王問也. 왕이 물은 것이다. 對曰 不嗜殺人者能一之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능히 천하를 통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嗜, 甘也. 嗜는 달게 여긴다는 말이다.
覺軒蔡氏曰 好生不嗜殺 天地生物之心也 必得天地此心 然後可爲天之子爲民之父母 此言萬歲人牧之龜鑑也 각헌채씨가 말하길, “살리는 것을 좋아하고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천지가 만물을 내는 마음이다. 반드시 천지의 이러한 마음을 터득한 연후에 하늘의 아들이 되고 백성의 부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은 만세의 인목들의 귀감이다.”라고 하였다. 孰能與之 '누가 그런 사람을 편들어 주겠습니까?' 하기에
王復問也. 與, 猶歸也. 왕이 다시 물은 것이다. 與는 돌아간다는 것과 같다. 對曰 天下莫不與也 王知夫苗乎 七八月之間旱 則苗槁矣 天油然作雲 沛然下雨 則苗浡然興之矣 其如是 孰能禦之 今夫天下之人牧 未有不嗜殺人者也 如有不嗜殺人者 則天下之民皆引領而望之矣 誠如是也 民歸之 由水之就下沛然 誰能禦之 나는 다시 '천하 사람들이 그에게 편들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 곡식의 싹을 아십니까? 7,8월경에 가뭄이 들면 싹은 말라 버립니다. 그럴 때에,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일으켜서 비를 좍 내리면, 싹은 우쩍하게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만일 이와 같이 된다면, 그 누구가 이를 막아낼 수가 있겠습니까?
오늘날 천하의 임금치고 그 어느 누구도 사람 죽이기를 즐겨하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만일, 사람 죽이기를 즐겨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천하의백성들은 모두가 목을 길게 빼고 그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참으로 이와 같이 된다면 백성들이 그에게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물이 아래로 좔좔 흘러가는 것과 같을 것이니, 누가 이것을 막아낼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夫, 音扶. 浡, 音勃. 由當作猶, 古字借用. 後多放此. 夫는 음이 부이고, 浡은 음이 발이다. 由는 마땅히 猶로 써야 하는데, 옛날 글자는 빌려 썼다. 뒤에도 대부분 이와 비슷하다.
○ 周七八月, 夏五六月也. 油然, 雲盛貌. 沛然, 雨盛貌. 浡然, 興起貌. 禦, 禁止也. 주나라 달력의 7-8월은 하나라 달력의 5-6월에 해당한다. 油然은 구름이 무성한 모습이다. 沛然은 비가 성대하게 내리는 모습이다. 浡然은 흥하여 일어나는 모습이다. 禦는 금지하는 것이다. 孟子內並以周月言 與春秋左傳同 맹자 안에서 주나라 달력으로 아울러 말했는데, 춘추 좌씨전과 동일하다.
○ 人牧, 謂牧民之君也. 領, 頸也. 蓋好生惡死, 人心所同. 故人君不嗜殺人, 則天下悅而歸之. 인목이란 백성을 기르는 임금을 말하는 것이다. 領이란 목이다. 대개 사는 것을 좋아하고 죽는 것을 미워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 공통된 바다. 그러므로 임금이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곧 천하가 기뻐하며 그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 蘇氏曰: “孟子之言, 非苟爲大而已. 然不深原其意而詳究其實, 未有不以爲迂者矣. 予觀孟子以來, 自漢高祖及光武及唐太宗及我太祖皇帝, 能一天下者四君, 皆以不嗜殺人致之. 其餘殺人愈多而天下愈亂. 秦晉及隋, 力能合之, 而好殺不已, 故或合而復分, 或遂以亡國. 孟子之言, 豈偶然而已哉?” 소씨가 말하길, “맹자의 말은 구차하게 크게만 말하고자 할 따름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 뜻에 깊이 들어가서 그 실질을 상세하게 연구하지 않는다면, 너무 우활하다고 여기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관찰해보니, 맹자 이래로 한고조부터 광무제, 당태종, 송태조 황제까지 능히 천하를 통일한 분은 네 임금인데, 모두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음으로써 그것을 이루었다. 그 나머지는 사람을 많이 죽일수록 천하가 더욱 혼란해졌다. 秦나라, 晉나라, 그리고 수나라는 힘으로 능히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지만, 죽이기 좋아함을 그만두지 않았기에, 혹은 합쳤다가 다시 나뉘었고, 혹은 드디어 나라가 망하기도 하였다. 그러하니 맹자의 말이 어찌 우연일 따름이겠는가?”라고 하였다. 晉武合之 劉石亂而分王江東 진무제가 통합하였지만, 유석이 난을 일으켜 나라를 나누어 강동에서 왕 노릇을 하였다.
慶源輔氏曰 不嗜殺之對 以見理勢之當然 非有爲而爲之者也 蓋人君之心誠能不嗜殺人 則擧天下皆在吾仁愛之中 又孰有渙散乖戾而不一歸於我哉 固非以不嗜殺人爲一天下之具也 경원보씨가 말하길,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은 이치와 형세의 당연함을 보인 것이지,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대체로 임금의 마음이 정말로 능히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면, 천하를 들어 모든 사람이 다 내 仁愛 안에 있을 것이다. 그러니 또 누가 흩어지고 어그러져서 나에게 하나같이 돌아오지 않겠는가? 본래부터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천하를 통일하는 도구로 여긴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嗜殺人欲之殘虐也 不嗜殺 天理之惻隱也 此亦遏人欲存天理也 신안진씨가 말하길,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는 것은 인욕의 잔학함이고,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天理의 측은지심이다. 이 역시 인욕을 억제하고 천리를 보존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