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처음에 어디에 기록했을까? 대부분 파피루스에 손으로 기록했다. 이후에는 짐승의 가죽을 부드럽게 하여 만든 양피지에 기록했다. 파피루스는 이집트 나일강 하류의 삼각주 지역에서 자라는 갈대 이름이다. 이집트에서 생산된 파피루스는 페니키아의 항구 비블로스를 통해 여러 나라로 수출되었다. 그래서 비블로스(Biblos)란 말에서 성경(Bible)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파피루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갈대의 껍질을 대나무처럼 얇게 세로로 벗겨낸다. 벗겨낸 갈대의 껍질을 납작한 곳에 나란히 놓은 뒤 그 위에 또 한 번 적신 껍질을 겹쳐서 꼭 눌러 햇볕에 말린다. 그러면 16절지 크기의 파피루스가 만들어진다. 이 파피루스를 서로 꿰매거나 풀로 계속 붙여나가면 족자처럼 기다란 파피루스 두루마리로 만들어진다. 이 파피루스는 말랐을 때 쉽게 부서지는 성향이 있어 다루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루마리 끝에 나무 봉을 부착시켜 사용했다. 파피루스에 기록된 문서가 오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건조한 기후 때문이었다. 당시에 파피루스를 만드는 기술자는 큰 존경을 받았는데, 보통 서기관들이 이 일을 맡아 했다. 그리고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양피지는 파피루스와 더불어서 기원전 17세기부터 기록매체로 쓰이기는 했지만 널리 애용되지는 않았다. 양피지가 기록매체로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양피지를 만드는 기술이 발전한 후대의 일이다. 고대 사람들은 양피지를 파피루스처럼 두루마리 형태로 만들어 보존하려고 했다. 양피지는 기원 후 8세기 중엽 아라비아인들이 중앙아시아를 점령한 후 거기서 배운 종이제조법을 유럽에 보급시킬 때까지 널리 쓰였다. 양피지는 파피루스나 초기의 종이에 비해 견고하고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었다. 그러나 양피지의 단점은 값이 비싸고 부피가 크며 무거운 것이었다. 그리고 필기구는 때로 금속을 만들기도 하지만 주로 갈대의 한쪽 끝을 뾰족하게 깎은 다음 부드럽게 만들어 사용하였다.
고대에는 글을 쓰는 일이 아주 천천히 이루어졌다. 보통 파피루스 한 장에는 약 140 단어를 담을 수 있었으며, 필사하는데 약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우리가 지금 쉽게 볼 수 있는 성경은 이런 신앙의 선진들의 노력과 열성의 결실이므로 한 글자도 소홀히 볼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종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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