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아버지가 이상해’라는 드라마가 50회 분량으로 방영된 모양입니다.
정규방송을 놓치고 추석연휴 끝물부터 오늘 추가분(2회)까지 몰-빵 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저를 위한 주의 선물이었는데 시청률을 보니 저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 한수(김영철)와 든든한 아내 영실(김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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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4남매 집안에 어느 날 안하무인 아이돌이 얹혀살면서 벌어지는 코믹하고
따뜻한 패밀리 휴먼 드라마입니다. 요새 화두인 결혼 인턴제와, ‘졸 혼’ 같은 뜨거운 감자
(Hot Potato)는 완전 대박입니다. 67년생 이정선이 시나리오를 썼고 이재상 PD가 연출을
했는데 작가와 프로듀서의 케미는 배우들의 연기만큼이나 명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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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도 시청률 20-30%가 나오는 드라마가 있다니 놀랍습니다. 그래서 공감대란 ‘성감대‘며’
‘세대(Age)‘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았습니다. 확인해보진 않았는데 이보영이 연기한 ‘
7번방의 선물‘이 어린 시절 딸내미에게 맞춰졌다면 ’아버지가 이상해‘ 는 아버지(김영철)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보다 남편의 모습이 더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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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한수는 본래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안 중희(이준)의 친부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변 한수’
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이 비밀이 드러나며 변 씨 집안에 좌충우돌 대 혼란이 찾아
옵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2남4녀 인 저희 형제들과 2녀인 우리 가족을, 또 어느 부분
에선 저만의 비밀을 이미지모션 시키면서 52회 내내 희노애락을 같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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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육남매나 두 딸이 극중 4남매와 숫자적 차이가 존재해서 컷마다 혹은
Sequence마다 일치 시킬 수 없지만 여러 번 반복된 선긋기에서 마침내 형태가 잡히는
댓 상처럼 캐릭터를 통해서 만난 두 딸내미와 아내, 어머니, 막내(희 정), 그리고
처가식구들과의 만남은 골라먹는 뷔페처럼 너무 맛있고 유쾌하고 고급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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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父子중심으로 흘러가더라도 주인공은 단연 장녀 변 혜영(이 유리)입니다.
제가 한 캐스팅을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압니다. 특히 여배우는 김지수-공효진-
김옥빈까지 뽑아놨는데 늦었지만 이번에 이 유리를 악동군단으로 전격 픽업했습니다.
변 혜영은 저희 장녀를 빼다 박았습니다. 600만 불짜리 이마와 왕 눈, 그리고 도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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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은 완전 스캔한 것 같습니다. 서른여덟인 그녀가 27살인 에스더와 캐릭터까지
닮았다는 것은 그녀의 연기가 가장 빛나는 대목입니다. 극중 변 혜영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인데 흑 수저인 그녀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능력일 것입니다.
변 혜영은 재판이 끝난 뒤 편의점에서 텀블러에 ‘소맥’을 말아 마셨고, 홧김에 잠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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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게 되는 파격적인 로맨스, 결혼 후에는 시댁과의 갈등에서지지 않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연기를 너무 리얼하게 하다 보니 아버지의 실체를 알고 아버지에게
퍼붓는 비수가 내 심장에 정통으로 꽂혔고 저는 피를 철철 흘리며 통곡했습니다.
극 후반 갈등이나 장녀로서 가족을 보듬는 대목에서 또 다른 지적 분위기는 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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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것이 사피어섹슈얼이야“하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결혼은 무덤이다’라는
말을 벤저민 디즈레일리 가 했다는데 저는 ‘결혼과 죽음은 미룰수록 좋다(박명수)’에
한 표 보태겠습니다. 사실 ‘결혼인턴제’는 마광수의 ‘속궁합담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드라마가 종편으로 가고 있을 무렵 저는 2017.8.23아내와 기어이 이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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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인턴제의 핵심은 ‘사랑’이라는 것을 아내가 안 모양인데 이번에도 저만 몰랐습니다.
끝까지 몰랐다면 우리 아버지세대들처럼 대처했을 것을 된장, 뒤늦게 안 이상, 우길 수만은
없었습니다. 제가 이혼에 동의한 이유입니다. 영철, 해숙 부부가 새끼들이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는 대사는 제가 먼저 경험했습니다. 제 나이가 되면 다들 새끼가 무서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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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자식은 자존심이고 자부심이어서 그럴 것입니다.
자식은 목숨이란 말입니다. 김영철은 ‘궁예‘때 이미 그의 카리스마를 보았고 김해숙은
자타가 공인한 명품 배우입니다. 이번에 나 영실의 모습 속에서 엄마 최 영선의 모습을
언 듯 스쳐보았습니다. 연예인 덕 후는 취향일 것입니다만 저는 연기자 김해숙 열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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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긴 하나 그녀와 살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녀가 10년 연상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요. 둘째 딸 ‘유도‘는 연예기획사 인턴으로 아이돌 배우 안(이준)을
'안 배우님'으로 부릅니다. 그녀는 갈수록 예뻐지는 캐릭터인데 제 눈에는 제 막네,
(희정)와 비주얼, 캐릭터가 흡사합니다. 그런 그녀가 에로 씬 은 가장 잘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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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맹맹이 소리나 키스 씬, 타이밍에 맞춰 할 말 다하는 것도 굼벵이의 재주 같습니다.
혹시 내 동생도 미영 이처럼 내가 모르는 모습이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바라기는 내 동생이 오랜 침체에서 엑소더스 하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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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변라영(류 화영,25)이 철수를 데리고 집에 온 날 술 먹고 뻗어버렸는데 어느 가을
남양면 장덕리로 인사 같을 때 처가 풍경이 새록새록 나더이다. 남자배우는 건너뛰고 상큼
발랄한 그녀는 우리 딸 예주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유주야‘를 부를 때면 며느리와
막내가 합쳐져 우리 딸 예주야! 로 착각하고 제가 깜작깜작 놀랩니다. 예주야.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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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우, 송옥숙 커플은 졸 혼과 관련한 등장인물로 나왔는데 강석우는 ‘보통사람들‘때부터
저를 닮았다고 회자 되었습니다. 물론 증명할 길은 없고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아님 말고, 연기는 원래 송옥숙이 강석우보다 낫습니다. 제가 만약 본방을 봤다면 저도
이혼 대신 졸혼 카드를 한 번 사용할 뻔 했습니다. 결혼 인턴제는 물 건너갔고, 졸 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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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차분하게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배운 졸혼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님, 이대로 집을 나가시면 이건 졸혼이 아니라 별거인데요? 제가 아는 한 졸 혼은
부부 쌍방의 합의하에 결혼을 졸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반대 의견을 피력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졸 혼을 강요하신다면, 이것은 엄연히 졸 혼이 아니라 별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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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짐작이 맞다 면 어떻게든 별거를 하고 싶은데, 사회적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싶지
않으셔서 졸 혼이란 단어를 악용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혼은 번거롭고, 이혼남이란 타이틀은
싫고. 어떻게 보면 실패한 인생으로 비춰질 것 같아서 사회적 시선은 부담스럽고. 그런데
졸 혼을 하게 되면 모든 번거로움과 사회적 시선을 회피하면서 성공적인 별거에 들어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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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것 같아서 졸 혼이란 단어를 사용하시는 거 같은데요. 이건 엄연히 졸 혼이 아니라
별거입니다. 그리고 어머니. 만약 어머니 동의 없이 아버지가 별거를 강행하신다면, 가정
파탄의 원인이 아버님께 있으므로 어머니는 즉시 위자료와 이혼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엄마 역할의 박 혜숙은 완전 울 엄마입니다. 돈을 모았다가 적시타에 내놓는 것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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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회 엔딩에서 아버지 변 한수가 이윤석이라는 이름으로 새 신분증을 얻었고, 진짜 제
인생을 살기 시작하는데 아마도 저만큼 공감한 시청자도 없을 것입니다. 저도 아버지 이름의
핸드폰, 막내가 만들어준 체크카드와 통장, 그리고 지난 달 운전을 배우고 면허증을 땄습니다.
한 컷인데도 불구하고 T자 코스 보니까 징글징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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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인턴제를 정리해야할 시점입니다. 변 혜영과 차 정환 커플은 이윤석 사건으로
벌점이 폭발했으니 과연 결혼 인턴제를 종료할까요? 설마......, 대신 1년마다 ‘결혼갱신제’
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실정법보다 자연법을 적용시킨 것입니다. 방송말미 그려진 2개월 후
에필로그에서 앞서 변 혜영은 ‘이윤석 나 영실’의 결혼식장에서 재심이 시작될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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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전했지만 그 이후 재판에 대한 정보는 전무했습니다. 대신 변 혜영은 재심 전문
국선 변호사가 됐고, 안 중희는 인터뷰에서 기어코 이미영과의 연애를 고백했습니다.
이윤석 나 영실은 각자의 소망을 반영한 푸드 트럭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유나의 거리‘를 보고 난 느낌과 거의 같습니다. 착한 드라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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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낼 뉴스 중에 ‘어금니 아빠‘ 가 장안에 가장 큰 가십거리인 것 같습니다.
그를 ‘양아 오빠‘로 부르면서 동정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사이코패스 또라이로 가는 분위기
입니다. 저는 방송사에 출현하는 패널쯤 되면 기본적인 소양과 전문성을 갖춘 양반이 나와야
하는데 정말 무식한 인간들이 나와서 침을 튀길 때는 미치고 팔딱 뛸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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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는 양아치를 줄인 말입니다. 이 영학(35)이 지적 장애2급이라는데 어떻게 ‘멍청한 놈
머리가 그렇게 영악하냐? ‘ 는 것 같습니다. 장애 자격증 따는 일이 대형 면허 따는 것보다
더 어렵지 않습니다. 오락실이나 불법을 할 때 장애자 명의가 가장 좋습니다. 그 이유는
생계형 범죄로 면책을 받기 위함입니다. 제가 경험한 양아들(피라미)은 희귀병을 앓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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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통 사람과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전과 8범, 문신은 우리나라 인구 중에 몇 퍼센트가
된다고 생각합니까? 저도 잘 모르겠지만 꽤 됩니다. 문신은 더 이상 조폭 전용도 아니고
전과 8범도 연좌제가 폐지된 이후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원래 조폭
보다 양아들이 사고를 더 많이 칩니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악하고 이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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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고는 2%모자라는 놈, 양아치가 부족한 2%에 맞닥뜨릴 때 납니다.
딸아이를 공범으로 모는 엉터리 수사관들은 제발 가만히 자빠져들 계셔요.
이것이 1면에 실릴 일은 아니잖아요?.'제발 너나들 잘하세요.' 더 이상 주제를 벗어난
언급은 참겠습니다. '김영철 같은 아버지'와' 어금니 아빠'는 한 끗 차이라는 것만 아시라.
2017.10.12.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