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가장 익숙한 정의는 “생각하는 인간(Homo Sapiens)”이겠지만
누군가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놀이의 인간 = 유희의 인간”이라고 정의하였지요.
놀이, 노는 것; 이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파악한 그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놀이 혹은 유희라는 개념은 단순히 논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풍부한 상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조 활동을 전개하여
인간의 문화와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지요.
도박이나 게임이나 섹스라는 본능적(id, 이드) 놀이도 있지만
문학이나 예술을 통한 자아(ego, 에고)성취의 놀이도 있고
종교나 철학의 초자아적(superego, 슈퍼에고) 놀이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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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지나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대금을 잡은 까닭은 놀고 싶어서입니다.
그녀의 머릿결을 스쳐온 끊길 듯 이어지는 애잔한 바람의 가락은
놀지 못하고 녹슬어 무너져가던 스무 댓살의 사내에겐
끊을 수 없는 대나무의 아편이었던 것이지요.
대나무는 아직도 내 소리를 담아내지 못하지만
마흔 해가 지나도록 그를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그와 내가 함께 쌓은 ‘길들여진 정’의 산(山) 때문이며
무딘 감각으로 그를 벙어리로 만든 아픔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와의 놀이, 참 질긴 인연입니다.
참고 견디고, 배우고 익히고, 달래고 던지고.
대를 향한 나의 놀이는 id가 아니라 ego라 불러야겠네요.
놀이의 과정에서 자아(自我)를 깨치다가 서로가 혼융(混融)되는 자아의 허물어짐.
나 자신을 뛰어넘은 sueprego로 전진하지는 못하겠지만 잘 놀았고 잘 놀 일만 남았습니다.
요즘 내가 피리와 해금을 만지며 나를 혹사하는 까닭은
대금이 싫증나거나 미워하기 때문은 아니며
다른 악기를 좋아해서도 아닙니다.
대금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잠깐의 여행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이드는 몸이요, 에고는 가슴이요, 슈퍼에고는 영혼이라고 느껴지네요.
몸의 쾌락이 아닌, 가슴의 쾌락을 위해 젓대를 잡은 나는, 영혼까지는 울리지 못하겠지만
놀기 시작한 것, 잘 놀아야지요; 재미있게, 신명나게, 망아(忘我)를 향해, 가슴통이 일렁이도록.
첫댓글 붉은 동백꽃이 지는구나.
꽃 지는 뜻은 열매 위함이니
그대여, 울지 마라, 아파하지 마라.
허공에 꽃 져도
땅에서 다시 피는 꽃,
동백은 사랑과 기다림이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통꽃 그대로 지는 절개로
열매 맺어 동백기름으로 빛나리니
이제 그대의 촛불은 꺼도 좋다,
나, 동백등불을 오래 밝히리.
법과 사람의 평등,
그날이 올 때까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울지마세요~~~ㅎㅎ
대신 울어주어 고맙소.
민주사회에서 특권층이 있다는 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게....
그것을 고쳐보겠다고 저리 수모를 당하고도 툭~ 동백이 누런 땅에 지어 땅 위의 꽃으로 피우는 모습.
오늘은 가슴이 너무 아파,,,, 술도 악기도 자제하고, 집에 일찍 들어가 통렬한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렵니다.
나는 어떻게 살았나? 개나 돼지로 살지 않았나.... 하는 아픈 성찰과 함께.
저에게 있어서 놀이는 자아성취가 아닌, 그렇다고 실력향상의 목적이 아닌 단순히 이 시간을 즐기기 위함이네요. 물론 하나의 목표가 생겨서 그것이 이루었을 때의 그 성취감을 즐길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놀이라는 한계성에 두고 있어요. 그래야 질리지 않고 오래 할수 있을것 같아요. 스스로 강박에 묶이면 놓칠것 같아요.
즐겨야지요, 놀아야지요, 그러면 가장 가까운 벗이 되고, 힘들고 아프고 괴로울 때 곁을 지켜주니까요.
저는 퇴근입니다. 좋은 저녁 지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