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버림받는 사울(삼상 15:10-11)
1. 아말렉 진멸령
1) 아말렉은 하나님의 저주받은 족속
아말렉 족속은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리로 지칭됩니다. 아말렉 족속은 이삭의 맏아들인 에서의 손자인 아말렉에서부터 시작된 족속입니다. 성경은 에서의 후손들을 통상 에돔 족속으로 부르는데 이것은 아말렉 족속도 포함하는 명칭입니다. 에서는 야곱을 핍박하고 장자의 명분을 업신여겼으며, 아말렉은 출애굽한 이스라엘을 광야에서 공격했습니다. 또한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인 하만(참조, 에 3:1 )은 페르시아 제국에 퍼져있는 유대인들을 전멸시키려 했으며, 이두메 사람인 헤롯은 아기 예수를 살해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에돔 족속과 아말렉 족속은 영영히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의 대표로 지목되며, 오바댜 선지자는 에돔의 멸망에 대한 예언만을 했던 것입니다.
▣ 아말렉 족속
에서의 후예
창 36:12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의 첩 딤나는 아말렉을 엘리바스에게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내 아다의 자손이며
멸망이 예언된 족속
출 17: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 내가 아말렉을 도말하여 천하에서 기억함이 없게 하리라
2) 완벽한 소탕으로의 아말렉 진멸령
하나님께서는 출애굽 직후의 아말렉과의 전쟁 후 대대로 아말렉과 싸우실 것을 맹세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옛 일을 추억하시고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내리신 것입니다. 진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헤렘'은 성전(Holy War)중 적을 완전히 섬멸시켜 하나님께 바치는 것으로서 사람은 적군의 소유 중 어느 것도 가져서도 안 되는 특별한 전쟁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의 제사 의식처럼 인식된 전쟁이었습니다.
▣ 아말렉 진멸령
전투 맹세
출 17:16 가로되 여호와께서 맹세하시기를 여호와가 아말렉으로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셨다 하였더라
성전(聖戰)
신 7:2 그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무슨 언약도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3) 전쟁 소집에 모여든 백성들
사무엘을 통한 진멸 명령을 들은 사울은 곧 백성들을 소집했습니다. 이때 소집된 군인들의 숫자는 보병이 20만이며, 유다 사람이 1만 명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의 인구가 레위인을 제외하고 장정이 60만 2천여 명이었던 것을 생각해 볼 때 시간적인 격차는 있으나 매우 많은 숫자가 동원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수행하고자 하는 열심을 가지고 모여 들었습니다.
▣ 백성의 소집
가나안 입성 직전의 인구
민 26:51 이스라엘 자손의 계수함을 입은 자가 육십만 일천칠백삼십 명이었더라
주의 뜻 행하기를 즐김
시 40:8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의 뜻 행하기를 즐기오니 주의 법이 나의 심중에 있나이다 하였나이다
2. 전투와 불순종
1) 겐 사람에 대한 특별 배려
사울은 군대를 이끌고 아말렉 족속의 성으로 가서 골짜기에 복병시켰습니다. 그리고 아말렉 족속 가운데 거하는 겐족속들에게 권고했습니다. 겐 족속은 아말렉 족속과는 달리 이스라엘이 광야에 있을 때 후대했기 때문에 아말렉과 함께 멸할 수는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권고를 들은 겐 사람들은 곧 아말렉을 떠났습니다. 이처럼 이 전쟁은 그 시작에 있어서는 순리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겐 사람
겐 족속
창 15:19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다윗의 호의를 받음
삼상 30:29 라갈에 있는 자와 여라므엘 사람의 성읍들에 있는 자와 겐 사람의 성읍들에 있는 자와
2) 아말렉 족속에 대한 완전 소탕
겐 사람이 아말렉 성을 떠나자 곧 이스라엘의 아말렉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울은 하윌라에서 술에 이르기까지 아말렉 사람을 공격하였고, 그들의 왕인 아각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리고 아말렉 족속은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진멸하였습니다. 또 그들의 가축 중 가치 없고 낮은 것들 역시 모두 진멸했습니다.
▣ 전투의 승리
아각
삼상 15:8-9 아말렉 사람의 왕 아각을 사로잡고 칼날로 그 모든 백성을 진멸하였으되 사울과 백성이 아각과 그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 또는 기름진 것과 어린양과 모든 좋은 것을 남기고 진멸키를 즐겨 아니하고 가치 없고 낮은 것은 진멸하니라
3) 선택적 진멸로 나타난 사울의 불순종
전쟁이 끝난 후 사울은 사무엘에게 자신이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완벽히 수행했노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적어도 사울 자신에게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명령에 대한 순종이 아니었습니다. 사울은 아말렉 왕인 아각과 모든 좋은 것들은 살려 두었던 것입니다. 그는 여러 가지 말로 변명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건 사울은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했고 선택적으로 진멸함으로써 하나님을 욕되게 한 것입니다. 여기서의 불순종은 치명적인 것으로서 사울이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선택적 진멸
세상 풍속과 불순종
엡 2:2 그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완전한 순종을 해야 함
빌 2: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3. 사울을 버리심
1) 사울에 대하여 후회하시는 하나님
사울의 이러한 행위는 하나님을 몹시 슬프시게 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울을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성경은 하나님은 후회하지 않으신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차이를 신인동형동성론(Antropomorphism)적 표현에 근거하여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과 그 존재의 질을 달리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그러한 하나님을 우리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인간의 수준에서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 하나님의 후회
하나님의 후회
창 6:7 나의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육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후회가 없으신 하나님
민 23:19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2) 하나님의 사람 사무엘의 중보
하나님의 후회와 유기 선고에 대하여 사무엘은 매우 근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무엘은 처음 왕정을 요구하는 백성들에게 왕정의 위험성을 경고했던 사람이며, 그럼에도 하나님의 명을 받아 사울을 기름부어 왕으로 삼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니만큼 그는 처음 시작된 왕정과 초대 왕인 사울이 하나님의 뜻대로 시행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울의 범죄와 유기라는 상황에 닥친 사무엘은 근심하며 밤새도록 기도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힘써 기도하는 중보 기도의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 사무엘의 중보
사무엘의 경고
삼상 8:6 우리에게 왕을 주어 우리를 다스리게 하라 한 그것을 사무엘이 기뻐하지 아니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매
사무엘의 중보
삼상 12:23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인즉
3) 사울의 변명과 하나님의 유기
한편 사울의 태도와 반응은 시종 일관 자기의 변호와 권세 유지에만 민감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울은 계속해서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또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기의 권위와 명예를 세우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고, 비록 범죄하였을지라도 백성 앞에서 자신을 높여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책임은 무시해 버리고 권위와 명예만을 얻어내려고 하는 죄인 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발견합니다. 이것은 단지 사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본문을 읽는 모든 세대의 모든 사람, 즉 우리의 모습을 폭로하는 사건입니다. 초기의 겸손하고 인내할줄 알았던 사울은 결국 권세나 명예에 취하여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써 비참한 최후를 맞고야 맙니다.
▣ 사울의 변명과 버리심
초기의 겸손한 모습
삼상 9:21 사울이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오며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나이까
사울의 비참한 최후
삼상 31:4 그가 병기 든 자에게 이르되 네 칼을 빼어 나를 찌르라 할례 없는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모욕할까 두려워하노라 하나 병기 든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즐겨 행치 아니하는지라 이어 사울이 각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매
▣ 임하니라<yhiy?" 와예히>
<hy:h; ; 하야>는 '되다, 존재하다, 발생하다' 는 의미로 하나님의 말씀이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계시로 나타나는 것을 언급한다. 본문에서 사울이 사무엘의 직무권 침해사건(참조, 삼상 13:9)에 이어 다시 하나님의 시험을 이겨내지 못했으며 그로 인하여 하나님이 후회하시게 되는 마음을 사무엘이 계시로 전달받고 있다.
▣ 후회하노니<yTim]j'nI ; 니하메티>
'후회하다, 슬프다' 라는 동사 <!j'n: ; 나함>이 기본형으로 하나님의 후회하심을 주로 나타내는데(참조, 창 49:10) 하나님의 후회는 인간의 후회처럼 그 마음이 변함으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한 목적에 따라 인간과의 관계를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다. 불순종한 사울의 회심이 나타나지 않는 한 하나님의 선택은 다윗으로 향하고 사울의 악심을 심판으로 다스리시는 것이다.
▣ 돌이켜서<bv; ; 솨브>
<bWv ; 슈브>가 기본형으로 '되돌아 오다'라는 의미인데 여기서는 죄에서 되돌아서는 것 즉, 회개의 뜻으로 사용된다. 죄에 대한 회개는 악으로부터 돌이키는 것과 선으로 향하는 것이라는 두 요소를 포함하는데 사울은 이미 하나님을 배교한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참조, 삼상 13:9) 다시금 죄를 범함으로써 하나님의 품으로 되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한번 죄악에 물든 마음은 쉽게 그 죄가 씻겨지지 않음을 보게 된다.
▣ 부르짖으니라<q['z?Iw" ; 와이즈아크>
'부르짖다, 외치다' 를 의미하는 동사 <q['z: ; 자아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외치는 것을 나타낸다. 본문에서 사무엘은 사울 왕을 요구한 백성들의 죄와 기름부은 자신의 책임에 대해 용서와 긍휼을 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