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맺은 인연을 28년째 이어오고 있다니 나도 참 대단하다
우리집 사과를 책임지고 있는 동원농원
이제까지 먹은 앤비 사과가 몇개 남지 않아 첫눈도 온다하니 드라이브 겸
예산의 동원농장에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첫눈 소식에 제일 마지막에 따는 부사까지 다 수확하셨겠지 하는 마음으로 농원에 도착했는데
농원의 사과나무에 아직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마치 볕 좋은 가을날 한참 익어가는 과일나무처럼 사과 잎까지 초록초록하다
어!
오는길 다른 과수나무에 이렇게 잎이 달려있는 것은 못봤는데....
아이 어쩌지? 오늘 첫눈도 내리는데 이 사과 오늘 중으로 다 따야하는것 아냐 하며
내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마 이 사과밭 어디쯤에서 사과를 따느라 분주히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점심 식사를 마치고 등장한 사장부부는 느긋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러면서 이 농원의 사과는 영하 4도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잎이 이렇게 싱싱하게 남아있는 사과는 늦게 딸 수 있고
또 그렇게 서리맞고 추위 견디고 해야 단맛이 강하게 든다고 한다
안주인 님의 프라이드 가득한 사과사랑 이야기는 한참을 들어도 끝이 안 난다
이 농원 사과가 유난히 맛있었던 이유가 이거였나보다
사실 이 바깥사장님이 서울대 농대를 나왔다고 들었는데
아, 대학나온 사람이 짓는 사과농사인데 남들과는 달라야죠 하며 프라이드담긴 자랑의 정점을 찍으신다
이 사과맛을 아는지라 인정!
추위를 견디고 이렇게 푸릇푸릇한 잎과 탐스런 열매를 맺은 나무들이 대견하다
마지막 남은 기운을 다 끌어모아 단맛을 담고 있을 것이다
가족이나 어린이들의 사과따기 체험도 많이 하신다는데
아마 어린이들이 들고 다니며 사과 따서 담는 바구니인가보다
바로 눈높이에 있는 탐스런 사과, 나도 뚝 따서 한입 베어물고 싶다
선물로 드릴 사과까지 2상자 담아달라고 했더니
사과 상자 위로 볼록하게 올라오게 담아주신다
그리고는 약간 상처있어 상품성이 없는 사과라며 또 한상자를 덤으로 담아놓으셨다
세상에 2상자 사러갔다가 3상자를 들고 왔다
가격도 우리에겐 오르기 전의 가격으로 ......
사과를 받은 애들 큰엄마는 사과가 왜이리 많이 담겼냐며 놀라신다
냉장고 과일 칸 가득 사과를 채워넣을 생각에 넉넉해진 마음으로 점심먹으러 간 칼국수집
충무병원 근처의 시골칼국수 집인데 손으로 밀어 끓여주는 칼국수로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차 세울 주차공간이 없다는 점
그래서 갈 엄두를 내기 어려운 점이 아쉽다
안 그러면 자주 들락거리며 감자 넣은 칼국수를 더 자주 먹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