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구에 살고있는 고향 친구로부터 막내여식을 출가시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주 어린시절 고향(경북 영천)의 한동네에서 같이 자랐고, 우연찮게 군대생활도 함께 하게된
각별한 친구인지라 그동안 멀리 살고있다는 핑계로 고향의 친구들이나, 학창시절을 보낸 울산의
친구들에게 일방적으로 선언했던 나름대로의 원칙(경사에는 축하의 인사만 전하고 애사에는 필참)을
깨트리고 KTX열차편으로 직접 다녀오게 되었다.
혼주인 친구를 만나 진심 가득 담긴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그간 자주 만나지 못했던 어린시절의
고향 친구들 몇몇이 함께 자리를 하고 씨끌벅적 옛 얘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식사를 하고있는 도중에
테이블 맞은편 빈 자리로 늘씬하고 중후해 보이면서 부티나는 여성이 한 사람 척하니 다가와 앉으면서
나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조금은 서운한듯 바라보더니 왈!
"어머! oo오빠 아니세요? 오랜만이네요 오빠!" 라며 아는체를 하는데,
나는 도무지 누구인지 생각이 안나 당황하며 머뭇거리고 있는데, 몹시나 서운한 표정으로
"오빠도 참! 나 모르겠어요? 어릴때 XX마을 안동네 살구나무 집에 살았던 MH동생 미자에요.
너무 오랜만이라 오빤 기억이 안나나 보내요?"
미자? ... 살구나무 집 MH놈의 동생 미자라고?...... 아리송하긴 했지만, 평소에 여자 보는 눈썰미나
여자와의 사교에 능숙치 못한 나 인지라 행여 또 실례를 범할까 해서 그새 기억이나 난듯하며
"아!~ 맞다! 그래 미자구나. 반갑다! 그런데 하도 오랜만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리....... 미안!
그래 잘 지내는가 보구나. 오빠 MH도 잘 있제? 통 만나보질 못해서.......어쩌구......저쩌구......"
그렇게 얼렁뚱땅 이름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친구놈까지 들먹이며 대충 어색함을 넘기고 마주 앉아
예식과 식사가 다 끝날때 까지 기억조차 아득한 옛날 일들의 얘기에 맞장구를 쳐가면서도, 식이
다 끝나고 바쁘다며 먼저 일어나 나가는 그녀를 배웅하면서도 나는 내 기억속 어릴적 고향마을의
안동네 살구나무 집의 MH놈의 동생 미자와 방금 내 앞에서 떠난 그 미자라는 여인이 동일인이라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내 아련한 기억속의 어릴적 고향마을 친구였던 MH의 동생 미자는 자그마한 키에,까무잡잡한 얼굴에,
눈은 단추구멍만 했고, 코는 납짝코에다 입가에 커다란 점이 있어서 늘 <점자>라고 놀렸었는데......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나랑 마주앉아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그 미자라는 여인은 훤칠한 키에,
오똑한 콧날에, 쌍꺼풀진 커다란 눈에다 뽀얀 살결,통통한 얼굴에 검은점도 없었던 그 여인이 미자?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늘씬하고 아름다웠던 여인이 미자라니........?
아무리 키는 어릴때 작았어도 얼마든지 클 수 있을것이고, 까무잡잡했던 얼굴도 그 시절에야 다들
제대로 먹질 못해서 그랬다가도 크면서 잘 먹고,잘 살면서 얼굴도 펴지고 살도 붙은데다,
요즈음에야 화장의 발달로 어느정도의 가림은 가능하다고 치더라도, 그 단추구멍만했던 눈이라던가
민둥산 같았던 납짝코와 점자라고 놀림당했던 입가의 커다란 검은 점은.....?
아~~하!! 옳거니! 그래 맞다. 성형수술인가 뭔가를 했나보다.
그리 생각을 하고 다시 어릴적의 그 미자와 조금전 까지 나와 같이 있었던 미자라는 그 여인을
내 아련한 기억속에 밀어넣고 다시 생각을 하니 ....... 그래 맞아! 미자가 틀림없어!
남자같은 걸걸했던 목소리랑, 잠시도 가만 있질 못하고 까불대던 그 손동작과 행동들이랑,
계속해서 눈을 깜빡거리는 그 버릇들은 영락없는 어릴적 그 미자였던것 같다.
요즈음처럼 과학이나 의술이 발달한 시대에는 세상 사람들이 온통 다 딴 사람으로 바뀔수도 있고,
이렇게 되다가는 한 사람이 두,세개의 얼굴을 가지고 살아갈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본연의
모습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얼굴로 변해있던 좀 전의 그 여인, 미자를 보고나니 깊게 인식이 된다.
그 걸걸한 목소리에 까불대고,눈 깜빡이는 습성에 까무잡잡한 얼굴,작은 눈, 납짝코에 검은 점
그대로였더라면 정말 반가웠을 어릴적 고향마을 여동생 미자였을텐데......
에~~이! 뭐 내가 데리고 살 여자도 아니고.......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만.......
웬지 기분이 씁쓸한것은 왜 일까?
문득 주 요섭의 소설 <추물>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못나디 못나 뭇 남성들에게 배척받고 고생고생만 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임신을 하게 되어
여아를 낳았더니 꼭 자기를 닮은 추물 못난이더라.>
그 추물 못난이 언연이가 오늘날에 태어났더라면 그렇게 비관을 하지는 않았을터....
여자가 아름다워진다는데야 싫어할 이유도 반대할 이유도 전혀 없다.
확실히 최근의 우리나라 여성들이 과거 보다는 많이 엄청 아름다워졌다.
얼굴은 모두가 훤하고,코도 오똑하니 커지고, 눈은 대게 쌍꺼풀에다 커다랗다.
키도 모두가 늘씬하고, 가슴도 빵빵하니 커지고 허리는 날씬하고, 엉덩이는......
물론 시대와 지역, 인종에 따라 미인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여자가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다 같기 마련이다.
양귀비는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여종들이 밤새 모은 오줌에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얼마전에 미국에서 조금은 못생기고,뚱뚱했던 중년의 한 부인이 1년 가까이 남편과 떨어져 지내며
큰 돈을 들여서 몇번의 성형수술과 살빼기를 대대적으로 시행하여 마침내 아름답고 늘씬하게 변해서
남편앞에 당당하게 나타났더니 그런 부인을 한참이나 물그러미 바라보던 남편 왈,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대관절 누구길래 내 부인이라 하오? 내 부인은 당신처럼 날씬하지도,
또 당신만큼 예쁘거나 아름답지도 않았더랬소.그래도 나는 조금은 덜 아름답고, 조금은 뚱뚱했었지만
그래도 그여인과 정이 들어 오늘날 까지 잘 살아왔고, 나와 함께 잘 살아준 그 아내에게 감사하며
잘 살고 있었는데........대관절 당신이 누구길래 내 부인이라 하오?> 하며 화를 내고는 결국엔
이혼을 하였다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이 경우와는 의미가 조금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청전화백>의 유명한 일화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귀감으로 회자되고 있다.
<어느날 청전화백의 화실로 친구가 한명 찾아와서 작은 사진 한장을 내밀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인데
초상화를 크게 하나 그려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그 친구의 부탁이 사진속 어머니의 눈은 애꾸눈인데
초상화를 그릴때는 성한 두 눈, 예쁜 눈으로 그려줄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이에 청전화백은 크게 화를 내어 친구를 꾸짖어 사진을 돌려주며,
"이 사람아! 나는 그런 엉터리 초상화를 그릴 수 없고, 자네같은 불효막심한 자의 청은 들어줄 수가 없네
자네의 어머니는 애꾸눈의 어머니야! 그 눈으로 자네를 낳고 키우고 가르치시며, 그 눈으로 눈물을
흘리시며 한 많은 일생을 살다 가신분이 바로 자네의 어머니야! 그런 눈을 예쁘게 고쳐 초상화를
그리게 되면 다른 여자가 되고 자네의 어머니가 될수 없다네. 이 불효막심한 친구야!"
하면서 그 친구를 크게 꾸짖어 돌려보냈다는 유명한 일화이다.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다 자신의 부모는 잘 생기고, 고관대작에 풍요로요운 삶을 산 부모이길 원한다.
그러나 잘났던 못났던, 부자였던 가난했던,벼슬이나 학문의 높고낮음을 떠나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그 정과 사랑,희생이 더 귀한게 아닐런지?
키가 크고, 얼굴이 희고,눈과 코가 크고 예쁘고, 날씬해야만 미인이고 아름다운게 절대 아니다.
그 보다는 생동감이 넘치는 얼굴, 개성이 넘치고,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치고, 목적의식이 뚜렷한
그런 모습이 더 소중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미인이 아닐까?
요즈음 T.V 를 보노라면 젊고 아리따운 처자들이 대관절 누가 누구인지 구별이 안된다.
모두가 그 얼굴이 그 얼굴 같아서 마치 같은 틀에서 찍어낸 붕어빵처럼 보이는 것은 여자를 보는
눈썰미라고는 전혀없는 나만 그런가?
생뚱맞은 생각일지는 몰라도 요즘 사람들의 마음은 거칠고,야하고, 비뚤어져서 이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부패, 거짓과 사고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런 것들을 성형수술을 하듯이 수술하여 검은 마음을 희고 순박하게 고치고,
고상하지 못하고 저속한 도덕관념을 코를 높이듯이 차원 높은 윤리관으로 고치고,
검은 오점으로 가득찬 양심을 입가의 검은 점을 없애듯이 청렴건강하게 고치고,
작고 미운 마음씨들을 쌍꺼풀진 눈같이 우아하고 매력있게 고칠 수 있는 그런 수술은 없을까?
당장에 나 부터 고쳐야 할 것들이 수두룩한데......
<미자야! 어릴적 고향마을 동생 미자야!
조금전 예식장에서 만났던 그 미자 보다는 어릴적 고향마을에서 같이 놀았던 그 까무잡잡하고,
작은 눈에,납짝코에, 입가의 커다란 검은점...... 점자였던 그 미자였더라면 정말..... 정말로
반갑고 정겨웠을 미자였을것을............... 너는 알겠니? >
첫댓글 세월따라 열두 번도 더 얼굴이 변하는 게 커가는 아이들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하물며.. 여자의 얼굴이야 변하고 또 변하고 얼마나 변하겠습니까.
옛날에는 여자아이의 얼굴이나 몸에 점이 있으면 `점순(點順)이라 불렀지요.
요즘은 의술이 발전해서 어릴 때의 얼굴과는 다른 얼굴로 살아갑니다.
얼굴뿐만 아니라 모습이 다 바뀌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흔히들 `있는그대로`의 자연미가 좋다고 합니다만,
아뭏든, 참 좋은 세상입니다.
성형은 자기 만족이 많지요
열등감 움추림 반사회성 등등 이런 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지고
당당하게 좋은 인상으로 살아갈 힘이
된다면 성형 해야지요! 요즘 남자들 많이 하잖아요
머슴같이 생겨서 여자에게 외면 당한다고
여자들이 대세지만 남자들도 만만치 않아요
특히 중년들이 눈가 주름을 많이 하더군요
좋은 현상이라고 봐요
내면이야
도인 성인이 아닌 담에야 어찌 변하게랴만
외모가 남에게 칭송받으면 마음도 유해져서
고루고루 자신에게나 상대에게 편히 대하게 되고요
세상일은
모두 일장 일단이 있는 것입니다
여자들은 얼굴에 손대면 ,
몇년후에는 드라큐라가 되는데
왜 성형수술을 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여배우들이 세월이 지낸다음에
다들 얼굴이 드라큐라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
얼굴에 메스을 가하는 순간부터
얼굴이 망가지는 것을 여자들이 왜
모르는 지 , 전혀 이해가 안된다 .
보톡스도 마찬가지다 ~~
내친구 성형외과 의사출신왈 ;
여자들은 얼굴에 메스을 대는 순간망가진다라고 한다
이 친구부인은 성형수술은 물론 보톡스 주사도
맞지않고 피부관리만 받는다고 ~~
한사람이 두세개의 얼굴 !!!!!
한번쯤은 새겨 들어야하는 표현 이네요!!!
이뻐지고자하는 여자들의끝없는 욕망이죠
외모가이쁘면 자신감도커지구요 ㅎ
늘어지는 볼살이라도 들어올렸음좋겠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