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없나요?' 지난 9일 문산읍 신현리 A중개업소에서 만난 한 40대 주부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땅부터 찾았다. 3억~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는 그 주부는 '개성공단과 LG필립스 공장 배후지로 개발되는 문산읍 일대 땅을 보러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이 나간 후 A중개업소 사장은 '요즘은 5억미만의 개인투자자들이 수시로 찾아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은 데다 가격이 이미 꽤 올라있어 거래성사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북부지역의 땅값이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재료삼아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의 전 지역이 해제되는 강화도를 비롯 파주 연천 포천 등지에 투자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 |
하지만 일부 지역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원주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바람에 매물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화도 중북부에 투자문의 몰려 그동안 화도면 길상면 등 강화도 남단에 몰렸던 투자발길이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발표 이후 하점면 등 중북부로 이동하는 추세다. 평당 1백만~1백20만원대에 달하는 화도면의 펜션부지 등에 비해 중북부의 땅값은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중개업소에는 하루 평균 40~50통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주말이면 땅을 보러 나온 투자자들로 중개업소 앞이 북적댄다. 현지 청백공인 이장우 사장은 '김포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이후 땅값이 20~30% 오른데 이어 올 들어서도 농가주택과 전원주택 부지에 대한 수요가 많아 땅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하점면 이강리 일대의 군사보호시설구역 내 땅 가운데 펜션이나 전원주택 건축이 가능한 배산임해(背山臨海)형 땅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30만원대이던 평당가격이 최근 40만~5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그나마 하루가 다르게 원주민들이 땅값을 올려 부르는 '배짱호가'가 많아 시세를 수시로 확인해야할 정도다. ◆파주는 조용, 문산은 들썩 교하지구와 금촌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를 앞두고 있는 파주시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소식에도 커다란 동요없이 차분한 분위기이다. 금촌동 일대에 몰려 있는 중개업소 50여곳을 둘러본 결과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외지인의 투자문의도 거의 없었다. 금촌동 Y공인 대표는 '금촌동 일대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관계없이 건축허가 받기가 수월했고 핵심지역 땅값도 이미 평당 1천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오른 상태'라며 '다만 해제될 경우 그동안 인허가를 대행해주고 평당 2만원씩 챙겼던 브로커들이 사라져 토지시장이 좀더 투명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파주시에서 북쪽으로 20여분거리인 문산은 한껏 기대감이 고조돼 있는 분위기였다. 특히 해제 예정지인 문산읍 선유리 일대의 경우 2차선 도로를 접하고 있는 전답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는 평당 30만~35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50만원을 뛰어넘고 있다. 그나마 매물이 거의 없어 중개업소간 매물확보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LG필립스 공장과 개성공단의 후광효과로 상승세를 타던 땅값에 군사시설보호지역 해제소식이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는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경기부동산컨설팅의 안병렬 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은 땅값이 상대적으로 싼 문산읍 통일로 주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수요가 늘자 땅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은 투자 탐색전, 포천은 변화없어 연천읍 현가리와 전곡읍 전곡리 등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연천군의 경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일부 유입되고 있지만 땅값 상승폭은 미미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천을 찾고 있는 외지인 투자자는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어하는 전원주택 수요자 <>접경지역인 양주 포천 등의 대규모 개발에 따른 대토(代土) 수요 <>단순 투자자 등으로 크게 나뉜다. 투자세가 유입되면서 연천읍 내에는 지난 1년 새 30%정도 값이 뛴 땅도 일부 눈에 띈다. 연천읍 소재 '연천현대공인' 장노기 사장은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가 백학면 소재 전원주택지 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백학면 소재 전원주택지의 경우 평당 10만~15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가산면 내촌면 양중면 등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포천시는 지난 2001년 송우택지지구 개발을 계기로 43번국도 주변 땅값이 급등한 뒤 현재는 투자자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게걸음'을 하고 있다. 최고 평당 2천만원을 호가하는 송우지구 노른자위 땅을 제외하고는 포천지역 대부분은 땅값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 '터부동산리츠공인' 이준호 사장은 '이 지역 토지시장은 먼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려야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의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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