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계령이나 대관령을 넘어 속초로 오면 양양을 지나고 설악산 입구가 나온다. 그곳이 속초와 양양의 경계다.
그리고 서울에서 진부령을 넘어 오면 고성을 거쳐 속초로 오게 되는데 처음 만나는 곳이 우리집이 있는 장사동이다.
오늘은 장사동에서 설악산 입구까지 걸어갔다.--;;
오늘도 날씨가 정말 더웠다. 해양성 기후라 여름이 시원하다고 하지만 어제는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아침부터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집에서 뒹굴었다. 그리고 빨래를 널고, 네 멋대로 해라와 태양인 이제마 재방송을 다보니까 4시 30분이었다.
해가 질때까지 세시간이 좀 안남았길래 서둘러 집을 나왔다. 나오다가 마당에서 개가 덤볐다. 그래서 발로 찼는데 피해서 빗자루로 때렸다.
어쨌든 집을나와 바다를 따라서 터벅터벅 걸었다. 바닷가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오랜만에 시장 뒷골목 항구에 갔다. 마치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냉동 창고처럼 음침하고 습습한 기운이 감돌았다.
항구를 빠져나가 시내로 나갔다.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 답답했다. 다시 한적한 항구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냥 걸었다.
조금 걸어가서 청초호 공원으로 들어갔다. 청초호는 영랑호와 같이 속초에 두개 있는 석호다. 지난번 99관광엑스포때 공원으로 조성했는데 오늘 처음 가봤다.
호수변으로 산책로를 깔아서 호젓하고 한적한게 걷기 좋았다. 하지만 놀이공원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때문에 시끄러웠다.
공원으로 조성하기 전에는 갈대숲도 많았고, 철새도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새는 없고 갈매기만 꾁꾁 거리며 날고 있었다. 슬펐다.
속초 해수욕장을 지나는데 갑자기 오렌지맛 쿠우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동네 슈퍼에 들어가려했는데 없을까봐 겁이났다.
그래서 대형 마트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마트로 가는 도중에 계속 오렌지맛 쿠우가 생각났다.
집에 가고 싶었지만 초인적인 의지로 마트까지 걸어가 오렌지맛 쿠우를 샀다. 포도맛도 있길래 그것도 사서 두개다 그 자리에서 다 마셨다.
그리고 대포항을 지났다. 서울사람 정말 많았다. 속초사람은 안가는데 이상하게 서울사람만 많이 가는게 대포항이다.
대포항을 지나면 드디어 설악산 입구가 나온다. 설악산 입구에는 해맞이 공원이 있다.
해맞이 공원에서 쉬고 있는데 어디서 북소리가 났다. 가보니 야외무대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보니 정말 멋있었다.
징을 잡은 사람이 중간에 갑자기 징을 옆으로 밀더니 꾕가리를 잡았다. 꾕가리가 두개가 되었다. 그런데 두개가 다른 소리가 났다. 다르게 냈는지는 몰라도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가 났다.
놀라운 것은 박자였다. 낮은 꾕가리는 계속 엇박자로 높은 꾕가리를 따라갔다. 사물놀이는 박자가 거의 전부이겠지만 정말 눈부셨다.
박자가 말리는듯 하면서도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왔다. 빨라지다가도 어느순간 다 함께 멈추고,,, 아무튼 멋있었다.
다음으로 사물놀이의 꽃이라고 하는 상모돌리기를 했는데 모인 사람들 모두가 감탄을 연발했다. 공연이 끝나고도 사람들은 가지 않고 아쉬워했다. 나도 되받이를 외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올때는 버스를 타고 왔다. 대포항에 차가 너무 많아서 차가 막혔다. 속초는 교통 체증이 거의 없는데 대포항 앞에서만 있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나의 미친짓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에 올라갈때까지 계속 될것같다.
집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어차피 미칠것 같다.
오늘도 길위에서 느낀점이 많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참.. 아래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이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