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진목사
학생은 많은데 제자가 없고 선생은 많은데 스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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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교육계의 현주소를 보면 참담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며칠 전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가 부부가 합동으로 환갑이 다 된 교사를 팼다는 뉴스가 나왔다.
또 비슷한 다른 뉴스가 있었다. 초등학교 수업 중인 교사를 학부모가 찾아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폭행 사건이 있었다. 물론 교사가 맞을 만한 잘못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 교사가 간혹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역지사지로도 생각해 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것은 세상이 너무 막가는 느낌이다.
교육은 어느 일방의 노력이나 관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 서로 무한의 노력을 해야 교육의 성과를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만일 폭행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학부모라면 그 이유를 학교장이나 교육 당국에 그 사유를 제시하고 규명 하여
그에 합당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얼마든지 법이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누가 막는 것도 아닌데 학교 까지 찾아와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 한다는 것은 교육을 포기한 행위이다. 그것은 교육을 무시 하고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요 민주사회이다. 어떤 형태든 어떤 이유든 교육현장에서 폭력행위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또 며칠 전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뉴스도 있었다.
그것도 학생으로서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면서 말이다. 그것이 교내에서 일어난 일이니 아연실색이다.
그리고 어느 학교에서는 바로 자기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집단성폭행 사건이 발생 했다.
왜 이렇게 막가자는 판일까.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학생은 많은데 제자가 없고 선생은 많은데 스승이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학생은 배우는 입장이라면 누구나 학생이다.
선생한테 욕을 하면서도 배울 수 있고 달려들면서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제자는 그게 아니다. 학생으로 배우다보니 선생님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순히 선생님의 지식만 빼오는 게 아니라 선생님의 인격까지도 흠모하며 닮아가게 된다.
그래서 학생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할 만큼 선생님을 존경하게 된다.
그렇게 제자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학생이 넘쳐 난다. 학원도 만원이요, 학위도 넘쳐나고 있다.
더욱이 요새는 평생교육법에 의한 학점은행제도가 있어서 대학마다 학생들이 북적댄다.
학점을 너무 덤핑 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학생만 많지 제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교육은 문제가 있다.
단지 시험 점수 잘 받아내는 기술자 양성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얼마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자 실력을 테스트 한 걸 보고 놀랬다.
대학생이 자기 어머니 이름을 한자로 못 쓰는 학생이 83%, 아버지 이름을 못 쓰는 학생이 77%, 자기 이름을
못 쓰는 경우도 20%나 됐다. 그래서 ‘어째서 한자를 그렇게 모를 수 있느냐?’고 기자가 물으니까
‘한자는 수능과 관계없기 땜에 공부를 안 했다.’는 대답이었다.
이 나라 교육이 수능 잘 보게 하는 기술자는 만드는지는 모르겠으나 전인교육엔 실패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학문으로 진로를 정한 사람이 아니라면 고등학교 때부터 사회생활에 기초적인 학문은
오전수업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고, 오후는 다양한 실제적인 대안수업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지식만 주입해 주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뜨거운 가슴의 인격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학교에만 있는 게 아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소위 제자훈련이란 프로그램이 한국교회 성장에 일조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반면에 제자훈련이 배우는 것 그 자체만 가지고는 안 된다.
변하여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가 되어야 하는데 머리만 컸지 가슴으로
뜨겁게 변화된 모습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제자가 되어야 하는데 학생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제자는 훈련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로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서울의 한 대형교회인 S교회 K담임목사는 ‘교회가 입시학원이냐?
제자훈련 A반, B반, C반 하면서 머리만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을 했다.
물론 성경공부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문제는 인격적 변화 없이 머리만 키우는
입시학원식 성경공부는 지양하고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