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파시오 성인은 7세기 영국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수도원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사제가 된 그는 설교가와 교육자로서 활동하며 많은 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이후 선교사로 독일에 파견된 보니파시오 사제는 많은 수도원을 세웠으며 특히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는 주교가 되어 모범적인 사목을 펼치다가 이교도들에게 살해되었습니다. 1874년 비오 9세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날 때부터 꼽추였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17세가 되기까지 집 밖에 나가 본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자기 자신이 창피해서였습니다. 그 아이가 얼마나 자기 몸에 열등감을 갖고 있었던지 부모는 학교에 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17세가 되던 해에 그 집을 찾아온 수녀님의 설득에 의해서 이 소녀는 피정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강사 신부님은 그날 마침 성령님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자, 이제부터 여러분들에게 시간을 10분 정도 드릴 테니까 다 나가십시오. 이 수도원 마당이든지 산이든지 어디든지 나가서 지금 성령님께서 여러분 각자에게 무엇을 깨닫게 해 주시는지 귀를 기울이고 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다시 들어오십시오." 나가라고 하니까 이 꼽추 소녀도 나갔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산자락 나무 아래에 좋은 자리를 다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는 이 소녀는 자연히 사람이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찾다가 한적한 곳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앉고 보니 쓰레기통 옆이었어요. 소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나는 어딜 가나 쓰레기구나.' 소녀는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한 소년이 오더니 쓰레기통을 손으로 뒤지면서 무언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이상해서, 꼽추 소녀는 용기를 내서 난생 처음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저어……. 쓰레기통을 왜 뒤지는 거예요?" "캔이나 종이를 찾고 있어요." "그걸 찾아서 뭐 하려고요?" "이걸 가지고가면 돈이 되거든요. 팔아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편찮으신데 약을 사 드리려고요." 그 순간 꼽추 소녀는 큰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답니다. '아, 쓰레기도 쓸모가 있구나! 그렇다면, 나 같은 쓰레기도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 저 쓰레기를 팔아서 노인들의 약값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쓰레기 같은 꼽추인 나도 병들어 누워 있는 사람을 위하여 약이 될 수 있을 거야.' 그 순간 이 소녀는 마음으로 큰 결단을 내린 뒤, 가톨릭에서 경영하는 양로원에 들어가서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소녀의 깨달음처럼, 이 세상의 삶 안에서 주님의 은총이 아닌 것은 없습니다. 단지 우리들이 그것을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