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 人 成 虎
三 : 석 삼 人 : 사람 인 成 : 이룰 성 虎 : 범 호 (여럿이 한목소리를 내면 거짓도 진실인 듯 보인다)
전국시대 위나라 대신 방총(龐葱)이 인질로 조나라 수도 한단에 가는 태자를 수행하게 됐다. 자신이 위나라에 없는 동안 신하들의 음해를 우려한 방총이 출발을 며칠 앞두고 혜왕에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을 것이오.” 방총이 재차 물었다. “하오면 두 사람이 똑같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어쩌시겠습니까.” “그 또한 믿지 않을 것이요.” 장총이 다시 물었다. “만일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땐 믿을 것이오.”
방총이 속내를 털어놨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음은 불을 보듯 명확한 사실입니다. 하오나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뢰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 신이 가게 되는 한단은 저잣거리보다 억 만 배나 먼 곳입니다. 더구나 신이 떠나면 신 뒤에서 참언하는 자가 세 사람만은 아닐 것입니다. 간절히 바라옵건대 그들의 헛된 말을 귀담아듣지 마십시오.” 아니나 다를까 방총이 떠나자 신하 여럿이 왕 앞에서 그를 헐뜯었다. 수년 뒤 태자는 볼모에서 풀려났다. 하지만 혜왕의 의심이 깊어진 방총은 끝내 고국땅을 밟지 못했다. 의심은 독보다 빨리 퍼지는 법이다. 한비자 내저설편에 나오는 얘기다.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여럿이 하는 거짓은 참으로 믿기 쉽다. 니체는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말이 많다.”고 했다. 속이는 자는 잡다한 수다로 주의를 다른 데로 쏠리게 한다는 거다.
여론은 민주주의의 가늠자다. 하지만 눈금에도 허구가 있다.
출처 : 한비자(韓非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