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금남호남정맥은 직전구간 주봉 중 하나였던 팔공산(1149.3m)으로부터 시작된 진안군의 중심부를 지나게 된다.진안군 지역은 전북지역 오지의 대명사인 '무진장 지역'의 하나로, 진안을 달리 낮추어 '사돈의 팔촌에 정승 하나 없다'라 하며, 이 지역이 산 높고 골 깊은 고장임에도 이렇다 할 내놓을 만한 인물이 없음을 빚대어 부르던 곳이 진안(鎭安)이다. 또한 기이한 모습으로 소시적 사회과부도의 한켠에서 마음을 유혹을 하던 '마이산(馬耳山)'이 진안에 위치하는데, 오늘 금남호남정맥 구간의 주봉 중 하나가 된다. 근래 들어 '무진장' 지역은 교통의 발달로 관광과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진안지역 또한 그 중의 하나이며, 2010년9월 개통한 '익산~장수간 고속도로'와 연결됨에 이 지역 명산들의 접근이 더욱 용이해졌다.
오늘의 금남호남정맥 들머리는 '사루고개'로 '살우치' 또는 시고개치(矢古介峙)로 전해지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에는 '실고개'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싶다. 이른 새벽 어둠속에서 암봉이 절벽을 이루며 앞을 막아서는데, 마이산의 숫마이봉이며 숫마이봉의 비탈을 따라 내려서면 섬진강 발원지를 품고 있는 은수사를 만나게 되는데, 예전(11.08월, 13.04월)의 모습과는 꽤 달라 보인다. 이갑룡 이라는 처사가 평생을 바쳐 쌓았다는 80여기의 석탑은 예전에 보았던 추억으로 그 신비감을 뒤로 하고 천황문으로 향하고는 암마이봉馬耳山 687.4m)으로 오른다. 어쩌다 보니, 암마이봉 정상은 첫 만남이 되는데, 생각보다 가파르고 새벽부터 지치게 된다. 마이산은 돛대봉, 용각봉, 마이봉, 문필봉으로 사계절 따라 각기 불려왔는데, 금강산처럼 산 이름을 달리 불리우는 칙사 대접을 받아왔다. 금남호남정맥에서는 숫마이봉을 지나치고, 천황문에서 암마이봉을 오른후 암마이봉의 뒤켠을 따라 정맥을 이어가게 된다. 봄에 피는 벚꽃이 아름다운 마이산인데, 시기적으로나 무박산행에 따른 시간적으로나 아쉬운 면이 가득하다. 봉두봉과 삿갓봉을 지나게 되는데, 안개가 시야를 방해한다.마이산지역을 벗어나면, 활인동치라 부르기도 하는 강경골재(江境--)를 건너게 되는 데, 이는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이라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고개 아래 활인동 마을에서 활인동치라 부르기도 한다. 금남호남정맥 이번 구간의 최고봉인 부귀산(富貴山 806m)에 오르게 되는 데, 부귀산은 진안군의 진산으로 부르고 있으며, 대인군자상을 닮았다고도 한다. 부귀산의 정상에는 상사바위가 있는데, 천하의 명당이라 하는 부귀한 곳에 상사바위와의 인연은 왠지 연결이 어렵고 어색한 면이 있기도 하다. 부귀산을 내려서면, 우무실재와 질마재를 지나게 되고 26번국도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을 오룡동고개라 부르고 있다. 오룡리(五龍里)는 그 이름처럼 다섯마리의 용이 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것과 같아 붙여진 마을로 마을의 계곡에서 다섯 마리의 용(龍)이 승천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오룡동고개를 건너면, 그 이름처럼 다섯개의 큰 봉우리들인 520봉, 622봉, 645봉, 560봉, 641봉 등의 봉우리들이 긴 산행에 지쳐가는 산객들을 희롱하듯 비웃으며 버티고 서 있으며, 가장 힘든 구간이기도 하다. 지쳐가는 걸음으로 641봉을 내려서면, 조약치(鳥躍峙)라는 고개를 만나게 된다. 조약치는 경사가 심해 새걸음을 걷 듯 종종걸음으로 걸어가야 하는 고개라는 족약치(足躍峙)에서 변형된 것이라 하며, 조약치는 바로 윗봉우리를 '조약봉'으로 부르는 상황이 된다. 조약봉에 오르면 금남호남정맥의 마지막 봉우리가 되며,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가 되기도 한다. 조약봉은 2000년대 이후 주화산(珠華山 565m)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갖게 되었는데, 금강,섬진강과 만경강 3개 강(江)의 수계를 나누고 있는 봉우리로 안성 칠장산의 3정맥분기점과 같이 '3정맥분기점'이라 부르고 있다. 조약봉으로부터 시작한 호남정맥은 첫번째 고개인 모래재에서 그 발걸음을 멈추고 그 여장을 푼다.
오늘의 금남정맥은 땜방이라는 숙제를 남기게 된다. 봉두봉을 오르기 전부터 몰려오는 잠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
산행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고통스러운 산행을 그만 둘 것인가? 그 핑게를 담배에 두기로 한다. 거의 40년 가까히 피워 온 담배의 흔적들은 호흡을 방해하기에 충분하고도 넘치는 시간들이었다. 그 핑게는 두번의 벌러덩 낮잠을 초래하고, 가정동고개로부터의 땜방산행을 불러오게 한다. 금연을 하고도 발걸음이 늦다면 이는 어찌할꼬!!
첫댓글 ㅎㅎㅎ고생많으셧어요.
오룡고개가 아닌 가정고개에서 탈출하셧네요.
담에는 버스타기전 쇠주라도 한잔하시고 오셔서 버스에서 주무셔요.ㅎㅎ
산길걸을때 잠이 오면 정말 괴롭습니다.
수고 많으셧습니다.
불편하신 몸으로 완주하시는 모습~
대장님을 누르는 책임감의 무게를 느끼곤 합니다.^^
무더위에 졸음까지 더해진 힘겨운산행
수고 많이 하셨구요...
남은 구간은 언젠가 기회될때 보충하시면 되고
무리하지 않고 가정고개에서 마무리할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나날이 더워질텐데 힘내시고
호남 마무리할때까지 쭈~~욱 응원드립니다...
부족함에도 격려를 박수를 보내주시는 왕 초보님께 감사드립니다~~
맹렬한 폭염이 전국을 벌겋게 달구는 모습을 보니, 아득합니다~~^^
택시 잘 이용했습니다~~ ^^
더위에 체력관리 잘 하셔서 담 구간에는 즐겁고 여유롭게 산행하시죠~ ^^
감사합니다~~소래님~
복사슬의 상처는 좀 아물었는지요~~
고생 많으셨던 산행길~~무사히 마치시게 됨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