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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먹는 필리 치즈 스테이크NYC Bride 2013.11.04 핫도그, 햄버거 다음엔? 필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 ▲ 사진 출처: Shorty's 웹사이트 내 남편은 미국인이다. 미국인이 된 한국교포가 아니라, 그야말로 코카서스 인종의 외국인이다. 한국에서 몇 년을 지냈던 신랑은 본국의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나 대신 한국 음식과 한국문화를 훨씬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는 미국에 파견된 한국문화 사절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다. 그가 주로 자랑하는 한국의 이야기 중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거의 공짜인 한국의 서비스 문화(미국에 되돌아와 성질이 급해진 남편은 언제나 미국서비스에 대한 불만에 차있다. 가끔 나보다 더 한국사람 같이 변했다.)', '지하철에서도 가능한 데이터 서비스(지하철에서는 전화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되는 무용지물 휴대폰)', 그리고 '건강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 미국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오랜 친구들에게 언제나 '건강한 한국 음식', '몸에 좋고 신선한 음식', '칼로리가 높지 않은 음식', '다양한 종류의 한국 요리'를 친구들에게 강조하곤 한다. 게다가 나 역시 토종 한국 식성인 관계로 집에서 식사를 준비할 때는 김치와 밥, 기타 한국 반찬들을 가득 채운다. 물론 요리 취미는 결코 몸에 익히지 못하는 신랑은 주는 대로 맛있게 먹고 음식의 맛과 상관없이 '맛있다', '고마워'를 연발하며 이후 설거지를 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이 정도면 미국에서 제법 훌륭하게 주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뉴욕댁! 하지만 아무리 남편이 비빔밥과 제육 덮밥, 비빔냉면을 좋아한다 한들, 자신의 어린 시절의 식성을 버리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는 결코 반찬 투정을 하는 법이 없지만, 내가 식사를 함께할 수 없을 때는 냉동 피자를 냉큼 사와 자신의 어린 시절 식사습관에 위로를 하거나, 주말 아침에는 내가 일어나기 전에 베이글을 구입해서 혼자 샌드위치를 만들곤 한다. 그리고 그가 가끔 빵을 보면 마치 몇 끼를 굶은 듯 허겁지겁 먹는 모양새를 보면, 나도 이제 토종 한국 음식만 만드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할 듯. (마치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시부모님댁에 있을 때 시카고에 있는 한밭설렁탕에서 5분도 안 되어 국물까지 싹싹 먹어버렸던 그 모습과 비슷할 것 같다.) 또한, 함께 길 위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되면 무조건 결정하는 메뉴는 바로, 필리 치즈 스테이크. 나야 트럭푸드 중에서도 처음 보는 음식을 구입하려고 노력하지만, 남편의 선택은 오로지 가장 클래식한 미국음식. 아마도 미국의 '미국식'길거리 음식으로 핫도그, 햄버거와 함께 톱3를 차지하지 않을까?
필리 샌드위치, 혹은 치즈 스테이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 필리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 등등으로 알아서 불리는 이 녀석은 보기에도 간단하고 만들기에도 아주 간단하게 보인다. 얇게 슬라이스한 소고기 등심에 프로볼론 치즈가 짧은 바게트처럼 생겼으나 훨씬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는 긴 롤빵에 들어가 있다. 물론 요즘 살짝씩 레시피가 다른 필리 치즈 스테이크에는 양파와 버섯 등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오늘 가장 유명한 치즈 스테이크 트럭 중 하나라는 쇼티(Shorty's)에서는 치즈와 고기가 들어간 클래식하고 간단하며 맛도 좋은 샌드위치를 구입했다. 왜 이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에 필라델피아(필리)의 이름이 붙게 되었을까? 다들 예상하는 대로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시작된 것이 그 연유인데, 1930년대 필라델피아에 사는 팻과 해리 올리비에리가 핫도그 스탠드를 운영하다가 이 레시피로 샌드위치를 팔게 되었다는 스토리. (물론 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특히 프로볼론 치즈를 누가 시작했는가에 대해서도 그렇다. 올리비에리 가족의 초반 샌드위치에는 치즈가 없었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프로볼론 치즈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요즘에는 아메리칸 치즈, 그리고 Whiz 치즈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뭐니뭐니해도 샌드위치엔 프로볼론 치즈가 아닌지.. 따뜻한 고기에 녹은 프로볼론 치즈가 쭉쭉 늘어나고 있어요. 물론 필라델피아에 더 맛있고 유명한 길거리 필리 치즈 스테이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단 뉴욕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치즈 스테이크 5대 가게 안에 종종 뽑히곤 하는 쇼티는 레스토랑도 가지고 있고, 이렇게 점심시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트럭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 점심시간 샌드위치를 기다리는 넥타이부대들의 긴 행렬 필리 치즈 스테이크가 가장 유명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다른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면 고고. 위치: 트럭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으니 트위터를 주로 참조하세요. 트위터 @ shortysnyc www.shortysnyc.com 가격: 9달러~10달러 정도 (1만원~1만 1천원 정도) |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