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그럼 먼 길 한 번 떠나볼까 이럴 땐 타임머신이 제격이지 시간은 1960.08.08.20:00로. 시동을 걸자마자 순식간에 도달한 곳은 먼 남녘 땅 해남 대흥사 어머니와 함께 다리에 서있는 한 소년의 슬픈 표정이 가슴에 들어 온다 남편 간병에 피곤할 줄 모르는 아내 아버지의 병환을 걱정하는 꼬마 아이 다시 살아 돌아올 기약은 이미 마쳤지만 그래도 혹시 재발이라도 되면 어쩌나 근심하는 모자 아버지는 술과는 상극이었는데 젊은 시절부터 그 독한 술을 마다하지 않다가 죽음 일보 직전 까지 가고서야 겨우 살아나 이곳으로 요양을 온 것이다 오늘 따라 아버지가 일찍 잠자리에 드신 것을 보고 모자는 개울가로 나왔는데 하늘엔 보름달 창연히 빛나고 사방은 풀벌레소리로 가득하다 찌는 듯한 한낮의 더위가 이 밤 까지 이어지는가 연신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내며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아보는 아이 이제 내일이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서울 병원으로 천호동으로 대흥사로 이어진 삶을 위한 발걸음 예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내 손에 들린 한 장의 사진 그 안에 담긴 모자의 아픔이 지금껏 진하게 가슴에 전해져 온다
첫댓글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슬픔, 아픔이 있는 듯합니다.
그만큼 마음 속 깊은 곳에 들어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온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슬픈 추억은 왜 그리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요?
다 지나간 일일 뿐인데............
마음속에 담겨진 기쁨과 슬픔을
다 흴링 되는 기회가 되지요
맞습니다.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라 그 여행은 어떤 여행이 될까요?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입니다. 작가님! 좋은 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