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우울증의 이해
① 정의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과 의욕 저하를 주요 증상으로 하며,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의 저하를 가져오는 정신 장애다.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한 상태란 일시적으로 기분이 저하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자연재해나 사랑하는 사람의 사망과 같이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으로 인한 슬픔, 공허함 등의 감정은 일반적으로 질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다. 다만 하루 종일, 거의 매일 적어도 2주 동안 우울한 기분, 흥미 저하, 식욕 및 체중의 변화, 수면장애, 무가치감, 피로, 자살에 대한 생각 등이 동반되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주요 우울장애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
② 역학 및 통계
우울증은 불안 다음으로 가장 일반적인 정신건강장애로 인구의 약 3.8%가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성인은 5%(남성 4%, 여성 6%), 60세 이상 성인은 5.7%가 포함된다. 또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약 50%로 흔하며, 전 세계적으로 임산부와 출산 여성의 1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국내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만 19세 이상 성인 인구의 우울감 경험률은 10.2%였다. 이 역시 여성이 12.5%로 남성 8.1%에 비해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약 1.5배 이상 높았다. 여기서 우울감 경험률이란 최근 1년 내에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며 의학적 질환인 우울증 유병률과는 다르다. 2021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은 28.2%였으며 여학생(31.4%)이 남학생(22.4%)보다 우울감을 더 많이 경험했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국 국민영양조사분석과의 우울장애 유병률 추이를 보면 만 19세 이상 우울장애 유병률은 2014년에 비해 2020년은 남자는 큰 변화 없었으나 여자는 2014년 8.8%에서 2020년 6.7%로 소폭 감소했다<그림1>. 남자는 30대, 여자는 20대가 다른 연령보다 우울장애 유병률이 높았다<그림2>. 이는 젊은 성인 남녀의 우울증 예방 및 치료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③ 원인
우울증의 원인은 신경생물학적, 사회심리적, 신체 질환, 유전학적 여러 가지 요인들이 다수 제기되나 아직 명확하지는 않으며 우울증의 위험 인자로는 가족력(유전),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특히 상실을 수반하는 사건), 여성, 의학적 장애, 특정 약물의 부작용이 있다. 뇌의 영상 기기를 이용한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의 뇌에 변화가 확인됐고 이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일어나서 기분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기능이 저하로 해석된다.
우울증의 신경 경로를 보면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모노아민의 분해가 가속화되고, 신경 염증 증가, 회백질의 감소, 기분과 관련된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져 여러 영역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전학과 환경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우울증의 병리적 메커니즘에서 인간 뇌의 여러 영역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는 없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