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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마
-1-
요즘 들어 부쩍 가슴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병원에 갈 수는 없다.
내가 병원에 다닌다는 것을 알면 유은이가 걱정할 것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픈 건 참아도 유은이가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
유은이와 내가 만난 지 5년 하고도 170... 몇일이더라?
어쨌든 오늘이 유은이와 나의 2000일이자,
드디어
내가 유은이에게 프로포즈를 할 날이다.
그녀와 약속 잡은 9시 까지는 아직 6시간도 더 남았지만 벌써부터 떨린다.
"아 씨, 정유환. 애들 언제 온데?"
"정이진, 반말하면 뒤진댔지? 애들 지금 오는 중이랬으니까 입쳐다물고 테이블 정리해."
대학을 관두고 차린 카페.
'Illusion'
유은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내 전부.
"아!"
또 다시 가슴이 아파온다.
"정유환! 왜 그래?"
나는 고개를 들어 웃어주었다. (나로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진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하다.
"유환아, 너 요즘 계속 아파 보여."
"그딴 거 너나 하고, 애들한테 전화나 해봐."
"감사."
그녀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난 잠시 밖으로 나갔다.
나 정말 요즘 왜 이러지...
괜찮다가도 갑자기 가슴이 아픈 건,
담배를 너무 많이 핀 탓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담배를 꺼내 무는 나다.
Rrrrrrrrrrr Rrrrrrrrrrrr
액정에 '한지석' 이라는 글자가 뜬다.
"뭐."
"형! 나 거의 다 왔떠! 이진이가 전화해서 고운 말 해서 그냥 왔떠!"
"어."
"흥! 혀엉~ 나 어디냐고도 안물어봐?"
"어딘데."
"궁금하지! 메롱~ 끊어용~"
지랄한다, 또.
이 새끼는 맨날 나한테 전화해서 이 지랄이다.
담배를 다 태우고 카페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간드러지는 소리로 나를 부른다.
"꽃미남 혀엉!"
그리고, 내게 달려온다.
아니, 내가 아니라 그들은 카페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악기 앞에 가서 앉았다.
"혀엉! 노래 연습!"
"꺼져. 노래 연습 많이 해서 목 쉬면 어쩌라고."
"지랄 한다."
정이진, 이 새끼는 1년 안에 나한테 뒤진다.
이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찬희가 건반을 누른다.
나의 노래는,
찬희의 건반소리와 함께 시작했다.
-2-
8시 30분 쯤 되었다. 나의 카페는 말 그대로 'Illusion'
"오, 모든 것이 완벽하군!"
"맞아. 오빠가 노래 못하는 것만 빼고."
"한지석, 김찬희. 죽을래?"
"혀엉! 왜 그래, 나한테? 내가 형 얼마나 사랑하는데...... 하트 뿅뿅!"
"한지석 됬고."
떨린다. (절대 한지석의 사랑 고백? 때문이 아니다.)
이렇게 애들과 장난을 치는 도중에도 그녀 얼굴이 자꾸 떠오른다.
다른 때보다 초침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나 망보러 갈게용." 찬희다.
그녀가 나간 지 10분이 지난 것 같다.
찬희가 망보러 간다고 말을 할 때 조심해야 된다며
입단속을 시키던 지석의 가 커졌을 즈음,
"언니 거의 다 왔데."
"꺄악! 형 나 잘할게요!"
하는 그들의 목소리와......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구둣 소리......
그리고,
문 여는 소리와......
"여기 불은 왜 다 꺼놨어?"
하며,
불 키는 소리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얼굴이......
준비했던 것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풍선과 꽃으로 장식을 해 놓은 나의 카페도,
뒤에서 악기를 잡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초조해할 이진과 지석과 찬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그들이 터뜨린 폭죽 소리에 내가 노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난 도망가다시피 무대로 올라갔다.
내가 올라오자, 찬희가 연주를 시작했다.
"기다리란 말만 하면서 외면했죠 오랜 시간
조금 기다리면 그때가 올 거라고 someday
그대 원하는 그 말을 다 알면서
얼마나 오래 기다린 줄 알면서 이제야 말하네요
You don't have to cry
울지 말아요 고갤 들어봐요 이젠 웃어봐요
I will make you smile
행복만 줄게요
언제나 그대 곁에서 영원히
Don't be afraid
모두 잘 될 거예요
기다림 속에 흘린 그대 눈물을 알기에
이젠 돌려줄 거예요 그대 사랑을 oh
You don't have to cry
울지 말아요 고갤 들어봐요 이젠 웃어봐요
I will make you smile
행복만 줄게요
언제나 그대 곁에서 영원히
Don't be afraid
모두 잘 될 거예요"
나의 부분은 끝났다.
노래 하는 내내 그녀와 눈을 맞추지 못한 나는 이제야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나조차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두려워 져서,
준비했던 결혼하자는 말보다 주섬주섬 용기 없는 말을 해버렸다.
"지금 대답 안해도 되. 니가... 그러니까 니가 하고 싶을 때 아무때나 대답 해. 그때까지 나......"
"말 끊어서 미안. 오빠, 해요! 결혼!"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고맙다고 해야 하겠지.
그래, 이게 가장 맞는 것 같아.
"고마워......"
"혀엉~ 원래 성공하면 누나랑 키스하기로 했잖아!"
"......"
나는 민망해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그녀가 웃으며 천천히, 조금씩 내게 다가왔다.
"가끔 보면, 오빠도 귀여워."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나도 살짝 웃으며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3-
우리는 잠시 카페 밖으로 나왔다.
나오기 전 애들에게 뒷정리를 하라고 했더니 이것들이 아주 짜증을 내면서
설설 기어오르는 걸 유은이 앞이라 간신히 참고 나왔다.
"유은아...... 너희 부모님이......"
걱정이 되었다.
알아주는 대학을 졸업하고 모두가 선망하는 회사에 취직한 그녀 앞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겨우 카페 Illusion 하나 차려서 운영하는 내가.
(비록 내게는 아주 소중한 곳이지만)
"당근 빨리 만나야지! 오빠, 걱정할 것 없어. 엄청 쫄았구만!"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놀리는 그녀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자, 행복해 지는 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 꼭 내가 지켜주고 싶다.
눈을 뜨자마자 두 여자가 수다떠는 소리가 공해가 되어 내 귀를 자극한다.
"왜 왔냐."
"김찬희는 그냥 나 따라온거고, 나는 너랑 할 말 있어서 왔어."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내 방으로 들어가 방 문을 잠갔다.
"너 병원 안가냐?"
"거길 내가 왜."
"너 요즘 계속 아파보인다고. 카페 갈 때마다 니 가슴 잡고 있는 거 다 봤어.
그나마 너한테 관심있는 나니까 이렇게 챙겨주는 거지.
언니도 오빠 아픈 거 모르지?"
언니도 오빠 아픈 거 모르지......
모른다.
아니, 알 수도 있다.
그녀 앞에서도 자주 아팠으니까.
하지만 그녀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언제 갈래? 그냥 오늘 갈까?"
"그러던가. 나 시간 되면 전화할게."
"오케이."
그녀는 방 문을 열고 나갔다.
아침을 먹고 씼었다.
그리고 나서 컴퓨터를 켰다.
'여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를 치고 검색을 눌렀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하나하나 읽는데 걱정이 된다.
Rrrrrrrrrrrrrrrrrrr Rrrrrrrrrrrrrrr
'유은'
"왜?"
"오늘 7시! 우리 집으로 와!"
"응? 무슨 일 있어?"
"우리 엄마한테 인사 안드려?"
"어! 벌써? 당연히 가야지! 7시까지 너희 집으로 갈게."
"네! 늦지 말고 오세요! 끊어용!"
떨린다.
떨린다.
떨린다.
떨린다..!!
그녀의 부모님은 분명 나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실 것이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유은이에겐 뭐라고 말해야 하지......?
우선 이진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카페를 맡긴다는 얘기를 해야 겠다.
이진은 오늘 병원을 못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다.
30분 전부터 유은의 집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아마 이 모습을 이진이 보면 무한도전 저리가라 하는 웃음을 보내겠지.
띵-
내 옆에서 엘레베이터가 열렸다.
"어! 오빠 왔네? 뭐해, 안들어가고?"
유은의 동생이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벨을 누르더니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럼 나도......
-4-
"안녕하세요. 뭐 사야될 지 몰라서 그냥 과일 사왔는데......"
"아, 감사하죠."
유은이 내가 사 온 과일을 깎으러 간 동안 재미없는 대화만 오고 갔다.
그녀가 과일 접시를 들고 내 옆에 와 앉았다.
"대학은 어디 나왔나?"
제일 피하고 싶은, 제일 연습했던 질문.
"한국 예대 다니다가 중퇴했습니다."
지금껏 미소를 띠고 계시던 두 분의 표정이 굳으셨다.
"아... 지금은 카페 운영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무슨 과 나오셨어요?"
"연극영화과 나왔습니다."
지금껏 내가 대학을 중퇴하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게 부끄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유은에게 못난 내가 너무도 미안하다.
"아빠! 그럼 언니랑 오빠 결혼해?"
그녀의 동생이 끼어들었다.
"나는 이 결혼 별로에요."
"네...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유은이 일류는 아니지만 알아주는 대학 나와서
이름있는 회사 다니고 있어요. 미안하지만 유환 씨보다 더 좋은 조건 가진 사람 많은데......"
"엄마!"
"죄송합니다."
"오빠가 뭐가? 엄마 그래서 내가 오빠보다 잘나서 반대한다고?
엄마가 보기엔 내가 잘났을지 몰라도 아니거든. 나......"
"박유은!"
내 못난 조건이, 그녀에게 화를 내게 만들었다.
부모님이 그러실 거 충분히 예상하고 갔다지만 가슴이 너무 아프다.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
이 말이 곧 거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Rrrrrrrrrrr- Rrrrrrrrrrr-
'정이진'
"왜."
"거절당했다고 들었다."
"어."
"쯧쯧. 병원이나 가자. 내일 갈게."
뚜-뚜-뚜-
2시 30분.
병원에 와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하루는 이랬다.
9시 27분: 이진의 전화를 받고 일어남
9시 43분: 까지 샤워를 함
10시 13분: 까지 밥을 먹고 옷을 입음
12시: 까지 카페 정리하고 이진과 병원으로 옴.
덕분에 점심시간에 딱 맞춰 도착할 수 있었음.
오늘은 유은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다 날 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자존심 상해 할까봐, 그녀는 기다리고 있다.
"정유환 씨!"
병원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의사는 내게 이것 저것을 묻더니 이상한 사진 같은 것을 찍었다.
그리고는 기다리란다.
그러면서 다른 환자 몇을 받더라. (난 여기서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서 나를 아니, 이번엔 이진이도 같이 부르더니
"심장에 문제가 있습니다."
-5-
'수술을 해도 사망하실 수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입원을 결정해 주세요.'
'뛰어다니시거나 무리하시면 안되요.'
"정이진."
"응......"
"애들한테 말하면 너 뒤져."
"응......"
"특히... 유은이한테 말하지마."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지금껏 땅만 보고 있었던 그녀이다.
"알아서 할게......"
"그리고"
이진의 그런 모습이 무섭다.
정말로 내가 죽을 것만 같다.
"평소처럼 대해. 나한테 반말 찍찍 쓰고 그러라고......"
이진과 영화를 보러 갔던 적이 있다.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죽을 병에 걸려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며 질질 짜는 이진을 보고 온갖 욕을 다 했다.
그러면서 다짐한 게
난 절대 저러지 않겠다고.
익숙한 컬러링이 내 귀에 들려오고
익숙한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온다.
"오빠!"
"박유은. 지금 카페로 와."
"오빠......"
"어."
"무슨 일 없지...?"
"끊는다. 지금 와."
한 번도 먼저 끊었던 적이 없는 전화인데......
딸랑-
"오빠..."
"나가자."
우리는 카페 앞 벤치에 와서 앉았다.
그 영화에서 여자는 남자를 모질게 보냈다.
생각했다.
이 벤치는 나의 무대일 뿐이라고,
"헤어져."
지금 나는 그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남자 주인공일 뿐이라고,
"싫어."
그리고 내 앞에 앉은 여자는 나와 연기를 하는 여자 주인공일 뿐이라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너희 부모님 말에 흔들리는 날 보면서 알았어.
너도 결국에는 스치는 여자라는 걸."
이 말을 하면서 내 목소리가 떨리는 건 내가 연기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라고,
"먼저 갈게. 박유은. 즐거웠어."
이 모든 게 한 편의 연극일 뿐이라고,
마지막으로,
이제 정유환은 없을 거라고.
-6-
벌써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너무 많은 게 변했다.
난 병원에 입원을 했고
이젠 이진 말고도
찬희가, 지석이가 병문안을 오고
카페는 잠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유은은 결혼을 한다.
이진이 들고 온 청첩장에 있는 그녀의 이름과 낯선 남자의 이름이,
아직도 내게는 잔인하다.
모두 다 변했다.
아니, 변한 줄 알았다.
Rrrrrrrrrr- Rrrrrrrrrr-
'010 9237 2734'
저장이 되어 있지 않은 번호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여보세요..."
"오빠! 오랜만이에요!"
이젠 반말이 아닌 존댓말을 하는 그녀는,
"오빠! 나 내일 결혼해요!"
한껏 들뜬 목소리인 그녀는,
"나 이젠 오빠 없어도 괜찮아요!"
알고 있을까.
너무도 낯설어진 그녀의 음성이,
떨리고 있다는 걸.
"나도 꿈을 이루고 싶어졌어요."
내가 없는 꿈, 그리고 너의 거짓말...
"우리 좋은 친구 해요, 이제! 그리고 오빠도 꼭 좋은 사람 만날 거에요."
너 아니면,
"오빤 좋은 사람이니까......"
싫어......
"근데, 오빠. 가끔 영화 보면 막 신부가 남자 손 잡고
결혼식장 뛰쳐나가는 거 진짜 멋있더라. 그치?"
"응......"
"오빠, 꼭 와야되요... 이진이한테 청첩장 보냈어요......"
"꼭 갈게......"
"나도... 영화같은 결혼 하고 싶다......"
뚜-뚜-뚜-
내가 밉지 않다면,
아직 사랑한다면,
영화같은 결혼......
우리가 하자.
이진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내가 입을 옷을 가지고 왔다.
'침대 옆에 옷이랑 청첩장 뒀어. 잠깐만 가서 보고 와.
택시비도 놨으니까.'
그녀가 챙긴 옷을 입고 병원을 나섰다.
많이 핼쓱해진 내 모습을 보면, 그녀가 뭐라고 할까.
병원 앞에서 택시를 잡고 병원에서는 약간 먼 결혼식장으로 가는 중이다.
심장이 빠르게 뛴다.
지금 이 곳은 벌써 10분째 정체 상태이다.
어느새 결혼식 시작 시간을 지나쳤고, 나는 초조해졌다.
결혼식장까지 빨리 뛰면 끝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저 지금 내릴게요!"
'뛰시거나 무리 하시면 위험합니다.'
의사의 말은 이미 잊었다.
지금 난 유은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7-
(시점에 변화가 있습니다.)
"아!"
그는 전화 박스를 잡고 있었다.
식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시계를 보더니 가슴을 잡고 뛰었다.
그는 너무 위태로워 보였다.
그가 그렇게 뛰어서 도착한 곳은 한 결혼식장이었다.
그는 엘레베이터 앞으로 갔지만
엘레베이터는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더니 계단으로 뛰었다.
그는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박유은'이란 이름 앞에서 그는 결혼식장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더니, 잠깐 멈췄다.
"정유환... 니가 가서 어쩔건데?"
혼잣말을 하는 그는,
"맞아... 난 오면 안 되는 거였어."
문을 살짝 연 그는,
신랑이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을 보았다.
"예쁘다......"
"......"
"박유은 예쁘다......"
그는 살짝 열었던 결혼식장 문을 다시 닫았다.
"결혼... 하지마......"
어느 날,
세 사람이 어느 무덤 앞에 서 있다.
"니 말대로, 언니는 아직도 몰라......"
무덤에 술을 붓던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있었다.
"오빠 죽기 전까지 맨날 틱틱대기나 하고, 정유환이라고.... 이름만 부르고.... 흐읍......"
그녀는 무덤 앞에 주저앉았다.
"우리때문에 오빠는....... 다 포기했는데...... 대학도 관두고 우리때문에......"
"가자, 이진아."
"오빠......"
그들은 그녀를 부축하고는 한 걸음씩 무덤에서 멀어져갔다.
그들이 떠난 지 얼마 안되서 또 다시 한 여자가 찾아왔다.
"오빠......"
눈에 눈물이 맺힌 그녀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으려 하는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버린 그녀는,
"아픈 중에도 결혼식에 와줘서 고마워......."
*
너무 허접해요ㅜㅜ
전에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결혼하지마' 들으면서 그냥 썼던 소설
드디어 용기내서 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