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 가장 성적 좋지 못하다는, 썬더와의 홈경기였습니다.
- 계속 접전이었고, 4쿼터에 엔써가 제 기억이 맞다면 14점을 올리면서 점수를 84-70으로 벌립니다. 3쿼터에 후반 첫득점을 올리기 전까지 엔써는 단 6득점뿐이었고, 그때까지 프린스가 접전으로 게임을 몰고가는 1대1 플레이를 계속 성공시켰습니다. 프린스의 매치업 상대가 조 스미스였거든요. 점수를 10점 이상 벌릴 때의 라인업은 엔써 - 아프랄로 - 프린스 - 아미르 - 다이스 였습니다.
- 잘나가던 라인업을 커리 감독이 갑자기 바꿉니다. 물론 아프랄로의 스팟업 3점이 계속 빗나갔고 아프랄로의 오프더볼 무브먼트 움직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프랄로는 바꿔주는 것이 맞았지만, 엉뚱하게도 립이 아니라 스터키가 들어와서 에어볼을 날리고 턴오버를 연속으로 범하면서 게임을 다시 접전으로 끌고 갑니다.
- 립은 4쿼터에 아예 뛰지 않았습니다.
- 종료 0.3초를 남겨두고 엔써가 웨스트브룩을 상대로 마지막 위닝 샷을 날려 줬고요, 엔써는 오늘 상대 수비수의 터프한 컨테스트를 모두 받으면서 점퍼를 계속 성공시켰습니다. polarbear 님의 표현에 따르면 오늘 컨디션이 좋았던 모양이예요.
- 오늘 언포스드 턴오버가 무척 많았습니다. 제가 기억한 것만으로도 10개는 넘을 것 같네요. 대부분 엔써와 스터키에게서 나왔습니다. 엔써의 패스는 아직도 확실히 적절치 못합니다. 좋은 상황에서 받기 좋은 코스로 공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동료들이 공간을 넓혀 주었을 때는 패스를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엔써는 자신이 아직 리그 최고의 득점 머신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현재 피스톤즈에서 그만큼 1대1에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에 임할 수 있는 멤버는 없다.. 라고 봐도 되겠지요.
- 커리의 문제가 뭐냐 하면, 게임 플랜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어글리한 게임플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없어 보인다는 것이지요. 립과 쉬드는 4쿼터에 거의 뛰지 못했습니다. 대체 로테이션이라는 것이 없어요. 뜬금없이 지금까지 안내보내던 아미르를 후반전에 계속 기용한 것이나 아프랄로가 립을 밀어내고 그 많은 시간을 부여 받았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생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엔써 중심으로 팀웤이 똘똘 뭉쳐 돌아가고 있던 그 좋은 라인업을 스스로 부수면서 상대팀에게 추격의 빌미를 허용했느냐는 의문이 계속 남네요.
- 프린스는 오늘 마치 2002 월드컵 당시 송종국을 보는 듯 했습니다. 무려 네개의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소화했거든요. 게임 플랜에 의해서가 아니라, 단지 커리가 교체해 주는 맴버들이 못하는 것을 메꾸는 식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스몰 라인업에서는 상대 빅맨을 막으면서 리바운드를 하다가 스터키가 빠지면 리딩을 보고, 립이 빠지니까 상대팀 에이스인 듀란트를 막다가, 3쿼터에는 작전 없이 오로지 1대1로 계속 득점을 올리는 에이스의 면모까지. 끙. 이상태로 82게임을 소화하려는 생각은.. 설마 아니겠지요. 프린스는 올림픽까지 뛰고 왔기 때문에 스태미너가 예전보다 나빴으면 나빴지 좋지는 못할 겁니다.
- 지난 시즌까지 팀을 맡았던 선더스 감독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로테이션을 정확하게 가지고 갔습니다. 이런 선수 기용방식의 장점은, 각 선수들이 자신이 어느 시점에 나와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선더스가 이런 방식을 가져갈 수 있었던 건 그 전 두감독들이 만들어 놓은 탄탄한 '시스템' 덕분이었지요. 팀 디트로이트라는 시스템에 각 선수들은 알맞게 자신의 롤을 수행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천시나 프린스같은 핵심 멤버들이 감독의 게임 플랜을 능동적으로 이행하는 동안 말이죠.
- 개인적으로 썬더가 76-86, 10점차로 쫓아 왔을때가 크리티컬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적절한 타임 아웃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커리는 부르지 않더군요. 그리고 5점까지 쫓아 왔을 때 4쿼터 내내 쉬고 있던 스터키와 쉬드를 동시에 내보냅니다. 쉬드는 게임 끝날 때까지 공한번 만져보지 못했구요, 스터키는 에어볼 포함해서 턴오버 세개 날렸습니다. 선수들이 자기가 언제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들이 감독을 쳐다보면서 뭔가 작전상에 심각한 이해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 극대화됐지요. 결국 스터키가 에어볼을 날렸습니다.
- 이 좋은 멤버 구성을 놓고, 왜 리그 꼴찌팀에게 끌려 다녀야 했습니까. 14점차로 벌어졌을 때 가비지로 보냈어야 했습니다.
- 저는 오늘 게임을 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우리가 익숙해 하고 있던 디트로이트의 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음을 느꼈습니다. 천시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트레이드 직후 엔써 없이 경기를 치뤘을 때 디트로이트는 여전히 그 시스템하에 있었습니다. 엔써가 왔기 때문에 변한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최소한 아미르가 주전으로 나올때에는 예전 디트로이트의 냄새가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 디트로이트의 경기는, 더이상 지난 몇년동안 그들이 쌓아 올렸던 강력한 시스템하의 그 팀이 아닙니다.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바뀐 느낌이네요.
- 본래의 모습을 상실했다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우승은 못할 것 같네요. 동부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중위권 정도의 팀이 펼치는 퍼포먼스라고 생각합니다.
- 디트로이트는 더이상 외곽슛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더군요. 스터키, 엔써, 프린스, 모두 준수한 돌파력을 가지고 있고 꽤 괜찮은 1대1 공격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프랄로는 업그레이드된 보웬을 기대할 만큼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고, 아미르는 지금도 20분 정도를 책임져 줄 수 있는 훌륭한 벤치 자원이 될 포텐셜을 지니고 있습니다. 멕시엘은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고, 다이스는 여전히 건실합니다.
- 올 시즌 계약 혹은 재계약을 맺은 세명의 주전급 선수들 - 립, 맥시엘, 콰미는 모두 그들의 레벨에 걸맞지 못하는 출전 시간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 로스터 정리가 한번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올시즌에도 지는 모습보다는 이기는 모습을 더 많이 볼 거라 확신합니다. 감독이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선수들끼리 5할 승부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 구성입니다. 굳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보드에서의 문제점, 골밑에서 비벼주면서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선수의 부재는 디트판 파커, 스터키의 존재로 어느정도 상쇄된다고 보면요.
- 디트로이트의 코어는 누구일까요. 저는 아프랄로, 엔써, 프린스, 다이스, 립, 맥실 위주로 경기를 풀어 갔으면 합니다. 아프랄로는 수비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훌륭한 재원입니다. 괜찮은 속공 피니셔이기도 하구요. 프린스, 엔써와 함께 뛸 때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합니다. 다이스는 디트에 부족한 보드에서의 건실함을 갖춘 유일한 선수입니다. 아미르와 뛰어도, 쉬드와 뛰어도, 맥실과 뛰어도 모두 제몫을 다 해냅니다. 맥실도 꽤 저렴한 가격에 장기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용 면에서 정말 좋은 선수이고요. 다만 이 선수들은 모두 롤플레이어 그 이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팀의 핵심 멤버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엔써가 올해를 포함해서 3년 정도는 그 클래스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기량의 급격한 하락 없이 팀의 득점을 책임져 줄 수 있겠지요. 아무튼 최소한 올시즌만큼은 엔써 위주로 공격을 풀어가도 괜찮을 거라는 얘깁니다. 문제는 지금 커리 감독은 립과 엔써라는, 팀의 1,2 옵션이 동시에 뻥뻥 터져주게 하면서 수비에서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임 플랜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겁니다.
- 프린스가 리딩을 하면서 3번 수비를 보고, 립과 엔써가 좌우로 뛰어 다니면서 수비를 흔들고, 다이스와 쉬드가 골밑을 책임지는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현재 가장 이상적인 주전 라인업이예요. 그리고 벤치자원으로는, 골밑에선 아미르와 맥실이, 프론트코트에선 아프랄로와 스터키가 나오는 모습이 가장 무리없이 현재 가용한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같고요.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콰미와 아미르, 윌 바이넘등을 이용해서 포틀랜드의 트래비스 아웃로나 유타의 맷 하프링같은 약간 잉여자원이 될듯한 좋은 3번을 영입하는 것은 그저 꿈일 뿐이고요;
- 아, 벌크만을 콰미를 이용해 영입하는 건 어떨까요?
첫댓글 ㅠㅠㅠㅠ 정말 다행이에요 오늘 경기마져 졌으면 진짜 디트에 정떨어졌을꺼에요 .. 어쨋든 이겼으니깐 기분은 좋군요
아...정말 ㅈㅈㅋ이나 카레 감독을 보면서 정말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카터-앳킨스-빌럽스를 기용한 ㅈㅈㅋ이나..전술플랜이 존재하질 않는 카레나;;
이긴게 이긴게 아닙니다 ㅡ,.ㅡ;;;;;; 최약체팀에게 겨우겨우 이겼으니말이죠;;; 앞날이 답답합니다~
방문) 진짜 동감하는 내용들이 많네요. 저도 계속 비슷한 생각이 들었었죠..ㅎㅎ 저는 매직존슨처럼....커리는 그냥 좋은 리더이지...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커리가 리더로서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 사례가 있ㄴ요????
흠...저도 커리라는 선수가 감독이 된후에 알게 된거고 잘 모르지만...조 듀마스가 그를 감독으로 임명한 이유가 커리가 선수시절 락커룸 리더이기도 했고 팀원들을 잘이끌어서 감독을 시켰다고 들었습니다. 같은팀이기도 했구요. ㅎㅎ
아....! 설마 카레 감독...글렌 라이스랑 같이 뛰었다가 "카레&라이스" 소리 들었던 선수가 카레 감독인가요??
그 커리는 다른 커리죠 ㅋㅋㅋ 그 커리는 부상 때문에 일찍 은퇴했는데.. First Name 이 머더라...
방문) 델 커리죠. 외곽이 상당히 좋았던 선수. 말년에 토론토에서 뛰었죠 아마?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 너무나도 정확히 로테이션을 돌리는 선더스에게서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walk-off님 글을 읽고 보니 불규칙적인 로테이션 역시 팀에게 독이 되는군요... 어쨌든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커리의 감독선임은 에러라는 느낌을 받네요...
점점 색깔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게 커리 감독이 하고 있는 행동입니다.
오늘은 내일 경기를 대비해서 쉬엄쉬엄 돌리다 뒷통수맞을뻔했던 경기였죠
말씀하신 로스터는 테이션을 하이포스트에서 놀게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년전 클블에서의 르브론의 플레이 스타일도 이런 문제로 많은 논란이 있었죠. 테이션은 로우포스트에서 플레이를 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울러 테이션이 3번치고 1번도 곧잘 한다는 거지 게임을 조합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볼 핸들링이 좋다는 것일 뿐이죠. 결국 앤써는 디펜스되는 퓨어 포가와 듀오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의 진가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립과의 1,2번은 안된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