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쉬는 날은
집에
콕 박혀 나가질 않는데
치과 예약날이어서
갔다가
그냥...
집에 오기 좀 재미 없어서^^
모래네 시장을
어슬렁 거리고 다니다가
옷 가계 아줌니가
너무 잘 어울린다....
맞춤이다....
이 런 옷 하나 못 사입을
정도믄 멀라 살어~
마악 오바하셔서
있는 척 하고
샀습니다아^^
그리고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넣고
끓여 주면
너무 좋아하는 곡스를
위해
돼지고기도 사고
그러다...
길 에서
아주 작은 좌판에
무좀약을
올려 놓고
파시는 아줌니를 보았습니다...
무좀약을 보니
마음에서
찌르르르.....
전기가 흘렀습니다...
군대 다녀 오자마자
소년 가장이 된
큰 오빠는
동생들이 어찌 될까봐
모든 꿈을 포기하고
동네 뒷산에
강산에 취직해서
돌가루 폴폴...
날리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요^^
그때는
노란 봉투에
월급을 주셔서
월급날이면
읍네에 나가
제과점빵을
종이 봉지 가득....
안고 오고요
저희들은
그걸 먹으면서
아주 행복해 했지요^^
일요일이면
곤로를 작은 방에
들여 놓고
노릇 노릇 부침개를
해 주고
빙 둘러 앉아
오물 오물 먹으면
맛나냐?
물어 오고요
너무나 맛있어서 맛나게 먹으면
아주...좋아햇지요...
막내 동생이
아파서 울면
업고 달빛 아래
뱅글 뱅글.....
마당을 걷던 모습이
지금도 선해요
동생들 키우느라
오빠 생활은 거의 없었는데
유일하게
즐기는 것이 책 보기 였습니다
세계문학을 주로
읽으며
곱슬머리로
턱을 괴고 앉아
늘...책 읽던 모습..
말이 별루 없고
훤칠하고
호리호리
괭장히 잘 생겨서
동네
처녀들이 좋아라 했는데
동생들이 많아
시집 올 염두를 못내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일을 나가던 오빠가
군화 같은 신발을 신고
일을 하니
발에 무좀이 걸리고요
점점 심해져서
작대기를 집고
출근을 하고요
광주 살던 큰언니가
무좀약을 사서 내려 오고요
그게
피엠....
이었어요
아주 독해서 바르면
엄청 따갑고
살이 벗겨진다는 피엠....
오빠 발이 치료 되는 걸 볼려고
저희들은
오빠 발에 붙어서
큰언니가 호오 호오....
불어야 한데서
기다리고 잇다가
바름과 동시에
눈이 튀어 나오게
호오 호오 호오.......
불고요
근데....
살이 지르르르르....
타는 듯햇어요
무쇠같던 오빠가
아....
윽......
하면서
너무 아파하면서
오빠 눈에서
눈물이...
나드라요
건장하고
늘...
어떤 상황에도
의연하던
오빠가....
여린 소년처럼
웅크리고
울드라요...
우리는
눈이 빨개지도록
얼마나 더 열나게 오빠 발을
불었는 지..
그때 우리는
형제 누구 눈에서도
눈물이 나는 것을
못 볼만큼
맘들이...
아파 있던 상태들이라..
그 중에..
큰 오빠에 대해
젤 그래서
눈깔이 튀어나게
불었습니다.
무좀도 미웠지만
피엠도 밉드라요...
막내 동생이
저거 버려!
외치고요
지금
가만 돌아보면
스물 댓살...
너무 애기였네요...
그 어깨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늦게...
느끼면서
아주...가심이 씨립니다..^^
저희는 모두
고등학교를 오빠 덕분에
마치고
공부에 전혀 흥미 없던 저만 빼고
동생들은
스스로 노력해
다들 대학도 졸업했습니다..
누가
이 세상에서
사랑을 보았느냐....
하면
전 당연히
일순위로
오빠가 떠오릅니다...
자고 있으면
동생들 이불 덥어 주고 가서
밤새도록
책을 읽던
우리 큰오빠는
사랑과 자비 말고는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돌가루가
폐를 아프게 해서
일찍 하늘 갔지만
하느님
품 속에서
짐도 없이
훨훨 나를 거란 생각에
고맙고 고맙네요^^
무좀약
파시던 아줌니...
커피라두 한잔
사 드리고 올걸
늦은 후회를 합니다^^
카페 게시글
살며 사랑하며
피엠..
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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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0
17.11.11 20:1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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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구 우리 곡스님~~
또 오빠 생각~~
오빠와 연결되는 그 무엇을 봐도
그리운 오빠 생각~~
이젠 잊어요.
하느님 곁에서 동생들 잘 되기를
매일 하느님께 고하고 계실테니~
걱정말고 이젠 놓아요.
그리고 좋았던 기억만 해요~~
오빠도 하늘나라에서 동생들이 그래주길 바랄꺼예요~^^*
오빠 생각하면
전 함부로 살수 없습니다^^
저희 동생들도
그렇데요^^
추워집니다^^
감기 조심 하셔요 록은님^^
외손주님도 많이
컸겠네요^^
곡스님~~
나미님~~~~
아주아주 간만에 들려보았어요~
들려서 곡스님 글 보게 되어 완전 좋아요.
마음 그릇이 큰 분의 이야기를 읽으며 소원해 봅니다.
하느님, 저두 마음 그릇이 좀 커져봤으면 좋겠어요.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곡스님~ 알쥬?!!
주바라기가 겁나 고마워한다는 거~^_=
아가님은
마이 컷겠네요^^
반가워요...
아가 모습도 소식도
전해 주셔요잉^^
겁나 반갑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