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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맷길 4-2 구간 : 감천항 ~ 몰운대
감천항에서 두송반도전망대까지 5.0km / 100분 소요-> 두송반도전망대에서 몰운대까지 8.0km / 160분 소요
거리 : 13.0km
소요시간 : 4시간
4-2 구간 소개
감천항은 예로부터 입항하는 선박들이 물을 받아가던 소중한 마을이었으며, 지리적으로 부산포와 가깝고 다대포로 가는 길목이었기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였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군 주둔지, 한국전쟁 때는 영국군, 국방경비대(국군의 전신)가 주둔했던 역사적인 곳이었다.
감천항에서 구평을 지나 솔숲 두송반도를 일주하면 해안지형의 백화점인 다대포 지역으로 몰운대와 낙동강, 남해를 만날 수 있다.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의 몰운대는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에는 섬 전체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임진왜란 때 다대포 앞바다에서 전사한 정운 장군 순의비와 다대진 동헌이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변 볼거리
몰운대 : 낙동강 끝자락에 위치하는 곳으로 부산의 3대(臺) 중 하나
다대포 객사 : 지방유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관청건물
다대포 꿈의낙조분수 : 부산 최초의 음악과 조명에 맞춰 물줄기가 분출되는 음악분수
다대포항 : 사하구 다대동에 위치한 경관이 우수한 국가 어항
두송반도 : 다대포항 동쪽 해안의 반도로 백악기말의 지질 환경을 볼 수 있다.
통일아시아드 공원 : 2002년 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 입항을 기념하는 공원
코스 도보 인증대
4-2 구간 시점 : 감천항(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항로 37)
중간지점 : 두송반도전망대(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1-4)
종점 : 몰운대(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469-8)
갈맷길 7선⑤ 두송반도~몰운대
안개·구름이 숲과 바위 삼킨 듯… 자연이 그린 ‘풍경화’
국제신문 기사 입력일 : 2019-07-31
이진규 전문기자
- 모래가 쌓여 육지가 된 몰운대
- 낙조 장관인 다대팔경 화손대
- 해무 가득 신비감 연출 등대섬
- 국가지질공원 두송반도까지
- 다대동~몰운대 입구 10.5㎞
- 걷는 내내 푸른빛의 해안
갈맷길 여러 구간 가운데 아무래도 부산의 특색을 잘 보여주는 해안 길을 찾는 이가 많다. 동해와 남해의 경계인 부산 바다는 기장에서 가덕도까지 물색이나 해안의 숲과 바위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긴 해안선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구간이 있는 반면 포구가 자리 잡고 아파트와 공장이 들어서며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구간이 있다. 갈맷길도 한 개 구간이 다양한 모습의 경관을 함께 지니고 있다. 아주 빼어난 해안 경관을 보고 걷다가도 한순간 콘크리트 공장 건물과 요란한 기계음을 보고 들으며 걷는 곳이 섞여 있다.
‘근교산& 그 너머’ 취재팀이 ‘10주년 갈맷길 7선’으로 다섯 번째 소개하는 4-2구간이 그런 곳이다. 영도 남항대교에서 사하구 낙동강하굿둑 입구까지 전체 36.3㎞ 3개 구간인 4코스 가운데 감천항에서 몰운대까지 12.5㎞의 4-2구간 두송반도길은 지난해 갈맷길 완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상적이지만 아쉬움이 더 많은 길’로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두송반도와 몰운대의 빼어난 해안 경관을 감천항 출발 지점에서부터 화력발전소를 옆에 두고 걷는 간선도로 길과 구평동의 고물상 밀집 지역을 관통해서 이어지는 길이 상쇄시킨다. 그래서 취재팀은 코스 초반부를 제외하고 두송반도와 몰운대의 절경을 감상하고 중간에 다대항을 구경하는 후반부만 걸었다. 그런데 취재팀의 GPS는 갈맷길 안내도에 나온 거리보다 한결 긴 거리를 걸은 것으로 기록됐다. 4-2구간의 전체 거리가 12.5㎞인데 감천항에서 두송반도 전망대 입구까지 4㎞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을 답사한 취재팀의 GPS는 10㎞ 넘은 것으로 나왔다. 오차가 없을 수는 없지만 유독 이번 구간은 갈맷길의 다른 구간보다 오차가 크게 나타나 의아하다.
이번 코스의 끝 지점인 몰운대는 때때로 안개와 구름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름 붙었다. 몰운대는 16세기까지는 몰운도라는 섬으로 육지와 떨어져 있다가 파도에 실려 온 모래와 흙이 쌓이며 다대포와 연결됐다. 도시철도 다대포해수욕장역에서 보면 몰운대 앞 낙조분수와 다대포해수욕장, 회타운이 있는 일대가 펑퍼짐한 모습으로 눈에 잘 들어온다. 갈맷길을 걸으며 다대팔경 중 하나로 화손낙조의 무대인 화손대와 조선 후기에 세운 다대포 객사를 지난다. 또 하나 두송반도와 몰운대는 부산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다. 두송중학교 앞과 몰운대 입구에 각각 안내도가 있는데 개별 지점을 안내자 없이 찾기는 어렵다. 몰운대는 태백산 인근에서 갈라진 낙동정맥 산줄기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의미 있다.
이번 코스는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대선조선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두송대선터널 입구를 지나 임도 사거리에서 갈맷길과 합류해 두송반도 전망대(~다시 사거리)~다대포항·감천항 갈림길~통일아시아드공원~낫개항~다대항~몰운대 입구~화손대~몰운대 전망대~다대포 객사를 거쳐 몰운대 입구에서 마친다. 전체 거리는 10.5㎞ 정도로 소요 시간은 3시간30분~4시간이다.
대선조선 정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두송대선터널 입구에서 오른쪽 사면의 수로 옆으로 올라가면 포장도로와 만나고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 곧 능선에 올라서서 갈맷길과 만난다. 오른쪽으로 꺾어 임도를 따라가면 곧 삼거리다. 전망대 일대를 빙 돌아오는 길로 안내도와 같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간다. 곧 갈맷길 스탬프 인증대에서 임도를 벗어나 헬기장과 운동시설을 지나 경고문 옆 소로로 내려가면 옛 군 초소가 있는 두송반도 전망대에 닿는다. 따로 시설물이 있는 건 아니지만 경치는 여느 전망대 못지않다. 바로 눈앞에 등대섬이 있는데 답사 때는 순식간에 몰려든 해무에 섬이 사라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입구로 되돌아가 길을 이어간다. 97m 봉의 둘레를 도는 길은 생각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대선조선에서 올라와 만난 사거리까지 돌아가 임도를 계속 걷는다. 7, 8분 가면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는데 감천항에서부터 온 갈맷길이 두송반도 전망대까지 갔다가 돌아와 다시 갈라져 다대포항으로 가는 지점이다. 159m 봉 자락을 도는 길에는 틈틈이 대선조선과 다대포항이 내려다보인다. 두어 군데 덱 계단을 거쳐 두송중학교 앞 도로로 내려간다. 건널목을 건넌 뒤에는 지루한 인도를 걷는다. 통일아시아드공원 앞을 지나 낫개 낚시어선 선착장을 거쳐 야망대 언덕을 돌아간다. 마을 길을 따라 내려가 4차로 도로와 만나 왼쪽으로 꺾으면 다대포항 해안도로다.
여기서부터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어시장과 회센터를 거쳐 잇달아 냉동창고를 지나면 해경정비창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자유아파트 앞에서부터 도로 옆 인도를 걸어가면 다대포해변공원 관리센터 앞 삼거리에 닿는데 여기서 왼쪽의 몰운대로 간다. 몰운대 입구에서 100m쯤 올라가 이정표의 화손대 방향으로 간다. 족구장을 지나 화손대 갈림길에서 동백 터널을 지나 10분 넘게 가야 바위 해안인 화손대가 나온다.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전망대 방향으로 간다. 군 초소가 있는 전망대를 들렀다가 되돌아 나와 다대포 객사를 거쳐 몰운대 입구에서 마친다.
# 교통편
- 40분 간격 운행 96-1번
- 부산 서구청 앞에서 탄 후 대선조선 정류장서 하차
이번 코스의 출발 지점인 부산 사하구 다대동 ‘대선조선’ 버스정류장을 거쳐 가는 시내버스 노선은 96-1번 하나뿐이다. 다대포에서 출발해 서구청을 왕복 운행하는데 배차 간격이 40분으로 길다. 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해수욕장역이나 다대포항역, 낫개역에서 타거나 자갈치역에서 내려 서구청 정류장에서 타도 된다. 서구청에서 타고 간다면 두송대선터널을 지나자마자 내리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대선조선 주변은 주차 공간이 없으니 다대포해수욕장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96-1번 버스를 타고 출발 지점으로 이동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선장과 함께하는 도시 항해] 21. 다대포(두송반도~몰운대)
부산일보 기사 입력일 : 2018-11-21
손잡고 이어지는 섬과 포구 '부산의 다도해'
쥐섬, 동호섬,솔섬, 모자섬,오리섬, 팔봉섬 같은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고, 숱한 세월 동안 해식(海蝕)으로 이뤄진 기암괴석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 이 표현을 접하면서 당장 남해 바다를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 부산의 남해는 이런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하지만 부산을 항만 도시로만 인식하고, 동부산 위주로 생각하는 이들은 아마도 먼 남해 다도해를 연상했으리라.
도시항해팀의 이번 걸음은 부산의 다도해인 다대포(多大浦)를 선사하는 여정이다. 그곳의 해안은 부지런히 춤을 추며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는 최적의 장소를 만들어냈다. 큰 포구가 얼마나 많았으면 이름마저 다대포일까. 섬들은 바다로 한 걸음 깡충 뛰어나가 서로 손을 잡을 듯 올망졸망 앉아있다. 해돋이와 석양을 모두 맞이할 수 있는 장소는 난바다 어느 섬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수심이 깊어 물색이 먹빛인 일망무제의 동해 바다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해돋이와 석양, 모두 볼 수 있는 곳
다대 8경엔 역사의 흔적 고스란히
다양한 지질 유산 간직한 두송반도
구름 속에 잠기는 아름다운 몰운대
어민들의 노동요 곳곳서 들리는 듯
그런 자연 속에서 다대포 사람들은 끈질기고 용감했다. 옛 사람들은 임진왜란 때 조선에 첫 승리를 안겨주었고, 지금은 그때의 어로 풍습을 보존하고 있다. 기름오른 제철 방어의 비린내 가득한 다대포 공판장 안을 걸으며 그들의 저력을 절감한다. 다대 팔경이란 구슬을 옥실에 꿴다는 마음으로 발길을 뗀다.
■공룡이 뛰어놀았다는 두송반도
도시철도 1호선 낫개역 4번 출구가 출발점이다. 부산서 처음 운행한 1호선에 붙은 역사이지만, 나이는 아직 새파랗다. 지난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 연장구간 개통과 함께 영업을 개시했다. 그래선지 역사가 말끔하다. 몰운대를 형상화한 아트 벤치와 그곳에 앉아있는 책 읽은 사람 조각이 시선을 끈다. '내가 만난 몰운관해(沒雲觀海)'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앞으로 만날 다대 8경의 예고편이다. 그 조각 작품을 보며 다른 도시철도 역사 내에 설치된 예술품의 현재 처지가 떠오른다.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조각품을 전시해놓고 낙서장으로나 쓰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낫개역은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조각 어깨에 손을 얹고 빌어본다.
다대포 연장 구간이 개통되었을 때 가장 생소한 역명이 낫개역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만큼 지명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낫개(나개)는 나포(羅浦)의 우리말로 알려져 있을 뿐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역사를 벗어나니 이곳 역시 아파트촌임을 실감하게 된다. 다대롯데캐슬블루는 옛 낫개마을 위에 선 아파트이다. 동네를 밀고 들어선 저층 도개공아파트를 다시 허물고 지은 고층 건물이다. 이처럼 자연 마을은 지층 깊은 곳으로 숨어들고 있다. 다송로를 따라 다대성당을 거쳐 탑마트를 지난다. 그곳을 지나면 1998년 준공한 다대포항 매립지로 들어간다. 고른 지면이 나타나면서, 저 멀리 해면에 부딪히는 햇살이 실눈을 만든다. 훅 다가오는 바닷 내음에 코를 벌렁거린다.
두송중학교와 체육공원을 지나 부산국가지질공원 안내판에 이른다. 지구 시간 여행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감천항과 다대포항 연결도로의 왼쪽 절벽은 다양한 지질로 이뤄진 바위들로 장식돼있다. 이른바 두송반도 지질 명소이다. 이암 퇴적층, 회색 또는 황갈색의 석회암층, 호숫가 퇴적층, 고토양, 생흔화석, 쇄성설암맥 같은 다양한 지질 유산이 두송반도 곳곳에 숨어있다. 약 8천만 년 전인 백악기말의 두송반도는 바닷가가 아닌 공룡들이 노닐었던 산기슭의 평원지대였다. 초식 공룡 먹이였던 나무 화석과 공룡알 껍질 화석을 찾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제 공룡 발자국을 보려 굳이 멀리 갈 이유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대선조선'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골리앗 크레인이 나타나고서야 겨우 고생대 환상에서 벗어난다.
횡단보도를 건너 푸른 다대포항을 바라보면서 오던 길을 되돌아나온다. 이제 매립지를 본격적으로 돌아볼 차례다. 두송중학교 후문을 지나 만난 길에서 왼쪽을 쳐다보니 '낫개 테마거리' 표지탑이 서 있다. '낫개'라는 이름을 부각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근처 공터에서 마침 오일장이 한창이다. 천막 식당에서 쇠고기 국밥으로 허기를 달랜다. 장터를 둘러보고 낫개작은도서관과 낫개가로공원에 들른다. 5m 높이의 회색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평소 주민 통행이 없던 공간을 녹색과 책으로 꾸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아직 남아있는 다대진성 성벽 찾아
다대 현대아파트 앞으로 나오니, 그곳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이성훈 선장의 회고가 이어진다. 매립 전, 파도가 찰랑거리던 아파트 앞 외길에 전을 차렸다는 술집 얘기가 구수하다. 귀를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통일아시아드공원이다. 이 공원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기념해 조성됐다. 당시 북한의 만경봉호가 다대포항에 정박한 걸 기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시 대회에 참가한 나라들의 국기와 지도, 성적 등이 새겨진 기둥들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해안으로 나와 들어간 낫개방파제은 낚시 천국이나 다를 바 없다. 낚싯배들이 가득하고, 그 배를 빌려주는 매표소가 곳곳에 보인다. 낫개방파제 끝에 서니 다대팔경 중 두 곳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사선으로 저 멀리 두송만취(頭松晩翠)의 명소인 두송반도 끄트머리가 아득하다. 두송만취는 두송산 위에 걸린 비췻빛 저녁 하늘의 감흥을 말한다. 오른쪽 정면으로 야망대(夜望臺)가 시야에 잡힌다. 바닷가에 봉긋 솟은 야망대는 해 질 무렵 멸치 떼가 나타나는지 지켜보는 자리였다. 다대포에는 예전부터 멸치 후리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이 많이 살았다. 멸치잡이 방식은 이랬다. 우선 연안의 얕은 바다에 배를 이용해 그물을 둘러쳐 놓고 양쪽의 끝을 갯가로 끌어올린다. 그다음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나와 멸치 떼가 갇힌 그물을 당긴다. 이때 부르는 노동요 야망어창(夜望漁唱)이 다대팔경으로 꼽힌다. 소리와 풍경이 어울려지는 공감각적 인식이 아닐 수 없다.
방파제에서 나와 '야망대 장어타운' 표시판을 지나 오르막으로 방향을 잡는다. 안부에서 산길로 올라갔으나 야망대 흔적은 찾을 길이 없다. 다시 내려와 철문을 지난다. 이전엔 잠겨있었다는 이 선장의 전언이다. 마을로 내려가 골목길을 벗어나면 다대동로이다. 그 길을 따라서 오르면 윤공단 앞 교차로에 닿는다. 요즘 보기 어려운 육교로 길을 건너 윤공단 계단을 오른다. 계단 중간에 있는 선정비들과 당집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도달한 윤공단엔 엄숙함이 흐른다. 재단을 둘러싼 소나무들의 기운이 굳세다. 윤공단은 임진왜란 때 다대진성을 지키다 순절한 다대첨사 윤흥신과 군민들의 충절을 기리는 곳이다. 윤 첨사 부대는 첫 전투에서 승리를 맛본다. 비록 소규모 정탐대가 상대였지만, 임진왜란 최초의 승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다대진성은 곧 닥친 일본군 본진에 함락하고, 윤 첨사도 이때 전사를 하게 된다.
윤공단은 아미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자락에 자리한다. 아미산 중턱에 걸린 반달을 탐닉했다는 다대팔경 아미완월(峨嵋玩月)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그 아래 부산유아교육진흥원이 바로 다대 첨절제사영이 있던 곳이다. 다대진성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다대동로로 내려오다 우측으로 난 골목에 들어서면 다대진성의 북벽과 동벽의 전환부로 확인된 자리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길 안쪽 진흥원 뒤편에서 북쪽 성벽 일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주차장 쪽으로 올라가 후문을 통해 진흥원 안으로 들어간다. 1970년에 몰운대와 윤공단으로 각각 이전한 객사 터와 윤 첨사 순절비 터를 볼 수 있다.
■바다 향해 날아가는 갈매기 형상
정문으로 나와 다대교회를 마주 볼 수 있는 길 위에 선다. 교회 아래로 다대진성 남쪽 성벽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다. 다대진성 지대석과 정지층, 배수시설이 발견된 구역을 펜스로 막아 보호지구로 지정해 놓았다. 아쉬운 건 남쪽 성벽이 보존 구역을 넘어 주택가까지 이어져 훼손 위기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그 부근 빌라 옆에 방치된 성벽돌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GS편의점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다대본동이다. 해안은 횟집촌을 이루고 있다. 다대공판장과 냉동 창고는 다대항의 참모습이다. 어장의 활기가 고스란히 전해온다. 부산해양경찰서 다대파출소 옆에 다대포 후리소리 보존협회가 있다. 꽹과리 전수 수업이 한창이다.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7호인 다대포 후리 소리를 감상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는다. 다대포해수욕장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다대로와 골목길로 이어지는 성창목재 담장을 끼고 돌면 긴 방파제의 들머리에 서게 된다. 왼쪽으로는 목재들이 산처럼 쌓여 있고, 방파제 끝은 팔봉섬과 닿아있다는 게 신기하다. 다대팔경인 팔봉반조(八峯返照)와 남림숙하(南林宿霞)를 상상해본다. 방파제를 왕복하고 몰운대로 향한다. 호안공사가 한창이다. 정비가 끝나면 인기 있는 수변공원이 될 성싶다.
몰운대(沒雲臺)에 닿는다. 몰운은 구름 속에 빠져든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모든 풍광이 아름다운 구름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장관에 어찌 감탄이 나오지 않았을까. 몰운관해가 다대팔경서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몰운대는 16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섬이어서 몰운도라고 불렸다. 그 후 낙동강에서 흘러온 흙과 모래가 쌓여 육지와 연결되었다. 입구에 놓인 몰운대 표시석 주변은 조개무덤이 발견되었던 곳이다. 몰운대 동쪽 해안도 두송반도처럼 부산 국가 지질공원이다. 지질 명소 안내도를 찬찬히 살펴본다. 오르막을 600m 정도 오르면 다대포 객사를 만난다. 1970년 부산유아교육진흥원에서 현재 자리로 옮겨졌다. 대궐을 향해 절하고, 사신의 숙소로 사용된 건물이다.
이 일대의 전체 형상은 갈매기가 바다를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모양과 흡사하다. 몰운대가 머리 부분이라면 오른쪽 날개에는 정운공 순의비가 놓여져있다. 이순신 장군의 우부장 정운공은 부산포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몰운관해에는 그를 그리는 뜻이 포함돼있다. 화손대가 왼쪽 날개로 펼쳐진다. 팔경 중 하나인 화손낙조(化遜落潮)의 명소이다. 수평선을 응시한다. 고기잡이 나갔던 돛단배들이 저녁노을을 등지고 되돌아오는 장관을 떠올려본다. 삼도귀범(三島歸帆)이라는 마지막 구슬이다. 길라잡이·자료제공=이성훈 선장
글·사진=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감천항(甘川港)
요약 :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에 위치한 항구.
1978년 부산항의 시설부족으로 보조항이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79년 부산남항 서쪽에 있는 감천만을 항구로 건립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중앙부두와 제7부두는 1990년에 완공되었고 제1부두, 제2부두, 제3부두, 제5부, 제6부두는 1995년에 완공, 제4부두는 2008년에 완공되어 운영되고 있다. 감천항의 외곽으로는 동방파제와 서방파제가 조성되어 있으며 양쪽 방파제 안쪽에는 수리조선소, 냉장창고, 냉동창고, 수산 가공업체, 정유업체가 있다.
두송반도(頭松半島)
두송반도는 감천만과 다대만 사이에 길게 뻗은 지형으로, 길이는 약 3㎞이고 폭은 평균 700m가량 된다. 가파른 경사면에 암석 해안으로 이뤄져 있다. 두송반도는 산과 해안이 조화를 이뤄 두송만취(頭松晩翠·두송산 위에 걸린 비취빛 저녁 하늘의 아름다움)라 하여 예로부터 다대팔경(多大八景)의 하나로 이름을 떨쳤다. 두송반도는 갈맷길 4-2구간에 포함돼 있으며 국가지질공원으로서 공룡 전성시대였던 약 8000만 년 전 백악기 말의 지진활동이나 여러 화석을 볼 수 있다.
두송반도를 찾아가려면 도시철도 1호선 낫개역 4번 출구로 나와 다대2동 행정복지센터 앞을 지나 두송중학교 맞은편으로 이동해 올라가면 편리하다.
통일아시아드공원
요약 : 2002년 아시안게임 기간에 북한 응원단의 다대포항 입항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공원.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2동 1585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2008년 12월 7일 완공되었다.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기간에 북한 응원단이 타고 온 만경봉호가 다대포항에 입항하여 정박하였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다대동 국제여객터미널 부근에 세운 기념공원이다. 조형물로는 기둥위에 모자를 씌워 놓은 것 같은 아시아드 열주, 성화를 형상화한 10m 높이의 빛기념물, 만경봉호 외관을 닮은 유리로 만들어진 만남의 벽 등이 있다.
다대포항(多大浦港)
요약 :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항구로, 국가어항이다.
1971년 제1종 어항(지금의 국가어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되기 시작하여 1995년 공사를 완료하였다. 부산 지역엔 총 51개의 어항이 있는데 그중 국가어항은 다대포항과 대변항 두 곳이다. 다대포항은 부산항을 이루고 있는 네 곳의 항구(북항, 감천항, 다대포항, 남항) 중 하나로, 원래 목재 화물 부두로 개발되었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심은 2~20m으로 얕고, 항역이 좁은 편이다. 바다 밑바닥은 진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3면이 육지에 둘러싸여 있다. 소형 선박을 정박시키고, 피항시키기에 좋은 항구로, 주로 고등어·삼치·방어 등의 연안 어획물을 취급한다. 안벽(岸壁; 항만이나 운하의 가에 배를 대기 좋게 쌓은 벽)의 길이는 총 390m, 방파제 길이는 290m이고, 2만 5,000t급 선박 2척을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다대포항을 근거지로 조업하는 어업인구는 2,500여 명이며, 약 860척의 어선이 항구를 이용한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에는 북한응원단을 실은 만경봉호가 다대포항에 입항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산항 광역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부산항 시설부족 해소와 해양환경보존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친화적 항만으로 정비하고,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어항으로 개발하여 낙동강 하구와 다대포항 일대를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근처에 다대포해수욕장을 비롯해 해변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몰운대(沒雲臺 부산광역시기념물 제27호), 다대포패총과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 다대진 동헌(부산광역시유형문화재 제3호) 등이 있다.
몰운대(沒雲臺)
기본정보
몰운대(부산시 기념물 제27호)는 낙동강 끝자락에 위치하는 곳으로 바다에서 몰운대를 바라보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해류의 영향으로 안개와 구름이 많아 섬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몰운대(沒雲臺)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선봉장으로 이 곳 앞바다에서 전사한 녹도만호 정운 장군이 몰운대의 ‘운’자가 이름의 ‘운’과 음이 같음을 들어 “내가 여기서 장렬하게 왜놈들과 싸우다 죽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는 고사가 전해지기도 한다.
몰운대에는 정군장군의 순절을 기리기 위한 정운장군 순의비와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3호인 다대진 동헌이 위치해 있다.
몰운대 낙조전망대
몰운대 유원지 서측 해안으로 조성되어 있는 낙조전망대는 해질 무렵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데크로드 346m 길이의 목조로 만들어진 낙조 전망대는 2010.3.24. 조성되었다.
몰운대에 위치해 있는 문화유산
정운公 순의비
정운公 순의비는 1972년 6월 26일 지방문화재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되었으며, 다대동 산 144번지인 몰운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 비의 주인공인 정운(鄭運, 1543~1592)은 1591년 녹도만호(鹿島萬戶)가 되고,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순신(李舜臣) 휘하에서 군관 송희립(宋希立)과 함께 결사적으로 출전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 뒤 옥포(玉浦)·당포(唐浦)·한산 등의 여러 해전에서 큰 공을 세우고, 마침내 9월의 부산포해전에서 우부장(右部將)으로 선봉에서 싸우다가 1592년(선조25) 전사하였다.
다대진 동헌
조선시대 지방 관아(官衙:관청) 건물의 하나로 수령(守令)이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궁궐)을 향해 망배(望拜)를 드리던 곳으로, 다대진성 내에 있던 관아건물 중에서 현존하고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다.
몰운대(沒雲臺)
지역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산114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명승지.
[개설]
몰운대(沒雲臺)의 남쪽 끝은 파도의 침식에 의해 형성된 해식동(海蝕洞)이 발달되어 있고, 배후인 육지 쪽에는 수려한 모래 해안인 다대포 해수욕장이 있다. 몰운대는 예로부터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 출렁거리는 파도와 수려한 모래밭 등 빼어난 경승지로 이름나 있을 뿐 아니라, 갖가지 모양의 크고 작은 무인도가 몰운대 주위에 산재해 있어 풍경이 한층 더 돋보인다.
[명칭 유래]
몰운대는 낙동강 하구에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에는 섬 전체가 안개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전한다. 몰운대의 지형은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자연 환경]
몰운대는 16세기까지만 해도 몰운도(沒雲島)로 불리던 섬이었으나,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토사의 퇴적으로 다대포와 연결된 전형적인 육계도(陸繫島)[목섬]이다. 몰운대에서 낙동강 칠백 리 물길을 따라 흘러내린 모래와 흙으로 강과 바다 사이에 형성된 삼각주인 대마등과 장자도, 그리고 부산의 제일 끝에 해당하는 남형제도와 북형제도, 나무섬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바라보인다. 몰운대는 부드럽고 아기자기하여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며, 해안 자갈 마당과 어우러진 해안선은 부드럽고 완만한 편이다.
몰운대의 빼어난 자연 경관은 다대 팔경(多大八景) 중 제1 경인 ‘몰운관해(沒雲觀海)’로 몰운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을 말한다. 또 하나의 제1 경은 ‘화손낙조(花孫落照)’로 몰운대 동쪽 끝자락 화손대(花孫臺)에 깔려 드는 저녁노을의 빼어난 아름다운 경치이다. 지금도 개발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군사 작전 지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1997년 이후 출입이 허용되었다. 맑은 날이면 수평선 저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몰운대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동래부사 이춘원(李春元)의 시가 『동래부지(東萊府誌, 1740)』 제영잡저(題詠雜著)조에 전한다. 그 내용을 보면, “호탕한 바람과 파도는 천만 리에 펼쳐 있고/ 흰 구름이 하늘을 덮으니 외로운 몰운대는 사라지고/ 동쪽 하늘 둥근 아침 해는/ 늘 선인(仙人)이 학을 타고 오는 것만 같구나[浩蕩風濤千萬里 白雲天半沒孤臺 扶桑曉日車輪赤 常見仙人駕鶴來]”라고 하였다. 또한 통신사(通信使) 조엄(趙儼)은 『해사 일기(海擄日記)』[1763]에서 해운대와 몰운대의 경치를 비교한 뒤, “몰운대는 신라 이전에는 조그마한 섬으로 고요하고 조용한 가운데 아름답고 아리따운 여자가 꽃 속에서 치장을 한 것 같다”라며 절경에 감탄하였다 한다.
1740년(영조 16) 편찬된 『동래부지』 고적조에 “몰운대는 다대포 남쪽 1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진재(眞宰) 김윤겸(金允謙)[1711~1775]이 1770년(영조 46) 소촌도 찰방(召村道察訪)에 임용되어 진주를 중심으로 한 인근을 유람하고 그린 『진재 김윤겸필 영남기행화첩(眞宰金允謙筆嶺南紀行畵帖)』[부산광역시 유형 문화재 제56호]에 실려 있는 몰운대 그림은 당시 실제 경치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자료이다.
[현황]
몰운대에는 다대진 동헌(多大鎭東軒)[부산광역시 유형 문화재 제3호]과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 해전(釜山浦海戰)에서 선봉에 서서 끝까지 싸우다가 순절한 녹도 만호 정운(鄭雲) 장군을 기리는 정운 순의비(鄭雲殉義碑)[부산광역시 유형 문화재 제20호]가 세워져 있다. 소재지 주소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 산144번지 일원이며, 1972년 6월 26일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었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부산광역시 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 면적은 약 49만 2300㎡이다.
부산 갈맷길 (4-2코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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