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善 若 水
上 : 윗 상 善 : 좋을 선 / 착할 선 약 若 : 같을 약 水 : 물 수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 물의 성질을 이상적 경지로 삼음)
중국 철학의 두 주류는 유가(儒家)와 도가(道家)다. 공자, 맹자, 순자로 대표되는 유가(儒家)는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바탕이고, 노자, 장자, 열자로 대표되는 도가(道家)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 근간이다. 무위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삶의 태도를 이른다. 무리해서 무엇을 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삶이다. “학문을 하면 날로 보태는 것이고, 도(道)를 하면 날로 덜어내는 것이다. 덜고 또 덜어서 함이 없음(無爲)에 이르면 함이 없으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노자의 이 말에는 도가 사상이 온전히 스며 있다.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人爲)를 짓지 않으면 만사가 잘 다스려진다는 뜻이다. “배우고 익히라”는 공자의 말과 결이 다르다. 유가는 인의예지를 쌓아서 세상을 다스리고, 도가는 인위를 덜어서 세상을 넓게 품는다.
도가에서 물은 상징성이 크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뛰어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상선약수는 ‘물은 최고의 선(善)’이라는 뜻으로 도가는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의 성질을 이상적인 경지로 삼는다. 물은 만물에 생기를 주는 자양분이다. 순리대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막히면 돌아가고, 기꺼이 낮은 곳에 머문다.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나다. 다투지 않고, 상처주고, 상처받지 않는다. 그 유연성이 만물에 덕이 된다. 도가가 물을 선의 표본으로 삼는 이유다. 도가는 함부로 선을 긋지 말라고 한다. 그 선으로 나와 네가 갈리고, 높고 낮음이 생기고, 군자와 소인이 구별된다는 것이다.
고개를 치켜들고, 시비를 가르며 나만 옳다고 우기는 세상이다. 가끔은 물처럼 살아보자.
출처 : 도덕경(道德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