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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철입니다. 논두렁을 정비하고 물꼬를 틀고 못자리를 잡느라 농업인들의 이마에 땀이 흐를 땝니다. 두렁콩을 서리 해 먹고 참개구리를 잡던 기억이 납니다. 논두렁에 앉아 먹는 두레밥은 참으로 꿀맛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진 기억들입니다.
서양은 300년 동안 서서히 근대화를 이뤄왔습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부작용 또한 긴 시간 동안 차츰차츰 흡수하면서 고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우린 다릅니다. 지난 50여년동안 급속히 근대화를 이뤘죠. 이를 ‘압축적 근대’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부작용과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문제점들의 집합에 논두렁문화라는 이름을 붙여봅니다. 마음은 논두렁을 가고 있는데 몸은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어제까지 우렁이가 다니던 논에 오늘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두레밥 먹던 고향친구와 햄버거집에서 만납니다. 논두렁길로 다방 아가씨가 커피 배달을 다닙니다. 참으로 묘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닌 어설픔이 풍경을 대신합니다. 시골의 순박함이나 자연의 아름다움 대신 촌스러움과 무지가 읍내 거리를 배회합니다. 논두렁에서 갓 나온 사람들은 논흙이 마르지도 않은 장화를 신은 채 양복을 입습니다. 도시의 세련됨이나 모던함은 들어오지 않고 섣부른 천민자본주의와 사악함이 소도시를 갉아먹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고 과젭니다. 선생님조차 정답을 모르고 내 준 숙젭니다. 하지만 어쩔 겁니까. 논두렁과 고속도로가 아름답게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도시의 사악함을 걷어내고 농촌의 순박함을 회복해야 합니다. 시골의 촌스러움을 버리고 도시의 세련됨을 갖춰야 합니다. 새로운 스마트논두렁문화가 필요할 땝니다.
첫댓글 논두렁에 관련된 여러가지 추억들이 생각남니다 논드렁풀깍기,논두렁타고 개구리잡아서 뒷다리 소금구이 등심보다 났지요
할머니 곁뚜리 내가는데 좁은 논두렁 쫄랑쫄랑 따라가기,가을것이 논두렁에 볏단 말리기,장마철 논두렁 무너저 참나무 말짱밖기등 논두렁에 관련된 일화 더많은데 ---참 논두렁 콩심기도 있네요-- 한참 정책적으로 정부에서 논두렁 콩심기도
많이 권장했는데 그런거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