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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거사결(林居四訣)
산림에 사는 네가지 비결로, 정조 때 좌의정을 지냈던 유언호의 저서이다.
林 : 수풀 임(木/4)
居 : 살 거(尸/5)
四 : 넉 사(囗/2)
訣 : 이별할 결(言/4)
정조 때 좌의정을 지냈던 유언호(兪彦鎬)는 기복이 많은 삶을 살았다. 잘나가다 40대에 흑산도로 유배 갔고, 복귀해서 도승지와 대사헌을 지낸 후에 또 제주도로 유배 갔다. 벼슬길의 잦은 부침은 진작부터 그로 하여금 전원의 삶을 꿈꾸게 했다.
한번은 그가 지방에 있다가 임금의 급한 부름을 받았다. 역마를 급히 몰아 서울로 향했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려 길이 온통 진창이었다. 옷이고 뭐고 엉망이었다.
어느 주막을 지나는데, 한 아낙네가 어린 자식을 무릎에 눕혀 놓고 머릿니를 잡아주고 있었다. 아이는 긁어줄 때마다 시원하다고 웃고, 어미는 자식의 이가 줄어드는 것을 기뻐했다. 둘이 천진스레 깔깔대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참다운 정이 가득했다.
그는 진창 속에 비 맞고 말을 달리다가 잠깐 스쳐 본 그 광경에 저도 몰래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나는 지금 어디로 달려가는가? 삶의 천진한 기쁨은 어디에 있는가?
이후로 그는 부산스럽기만 한 벼슬길에 회의를 느껴 어버이 봉양을 핑계 대고 사직했다. 한동안 조용히 묻혀 지내며 옛 사람의 맑은 이야기를 가려 뽑아 임거사결(林居四訣)이란 책자를 엮었다. 전원에 사는 비결로 그가 꼽은 네 가지는 달(達), 지(止), 일(逸), 적(適)이다.
달(達)은 툭 터져 달관하는 마음이다. 견주어 계교하는 마음을 걷어내야 달관의 마음이 열린다. 주막집 아낙의 천진함과 조정 대관의 영화를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止)는 있어야 할 곳에 그쳐 멈추는 것이다. 욕심은 늘 끝 간 데를 모르니, 그쳐야 할 데 그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끝장을 보려 들면 안 된다. 고요히 비워라.
일(逸)은 은일(隱逸)이니 새가 새장을 벗어나 창공을 얻듯 툴툴 털고 숨는 것이다. 달관하여 멈춘 뒤라야 두 손에 움켜쥐었던 것을 내려놓을 수가 있다.
적(適)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편안히 내맡기는 것이다. 물아양망(物我兩忘)의 경계가 비로소 열려 그제야 깔깔대며 웃을 수가 있다.
도시에 지친 사람들은 늘 전원을 꿈꾼다.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의 준비 없이는 견디기가 어렵다. 막상 유언호의 전원생활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 마음속에 맑은 바람이 부는 한, 도시와 전원의 구획을 나누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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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에 사는 네 가지 비결의 서문
(林居四訣序)
내가 몇 년 이래로 봉양을 위해 사직을 청하여 전원으로 돌아왔다. 조용하게 거처하면서 아무 일을 하지 않고 때때로 고인의 책을 펼쳐보았다.
대개 맑은 이야기와 운치 있는 일 중에 마음에 와 닿는 것은 바로 기록한 다음, 유형별로 편차를 매겨 임거사결(林居四訣)이라 하였다.
그 첫째는 달(達)이요, 둘째는 지(止)요, 셋째는 일(逸)이요, 넷째는 적(適)이다. ‘달’이 그 첫 번째를 차지한 것은 ‘달’의 경지에 이른 다음에야 능히 ‘지’와 ‘일’과 ‘적’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이라 한 것은 상하 사방을 통달하는 것을 이른다. 대개 사람이 비록 두 눈이 있지만 도리어 제 몸은 볼 수가 없다. 거울을 가져다가 비추어 보지만, 그 또한 일면에 그칠 뿐이다. 제 몸도 그러한데 몸 이외의 것은 말할 것이 있겠는가?
이 때문에 앞은 밝지만 뒤는 어두운 법이요, 그 가까운 것은 찾으면서도 그 먼 것은 버려두는 법이다. 부지런히 한 세상 술에 취한 듯이 비몽사몽간에 살다가면서도 이를 깨닫지 못하니 참으로 슬프다.
내가 예전에 임금의 부름을 받아 대궐로 갈 때 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역마를 급히 몰아 달려갔다. 어떤 객점에서 한 아낙네가 앞에 아이를 앉히고 손으로 그 머리의 이를 잡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아이는 그 어미가 머리를 긁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미는 이를 잡는 것을 좋게 여겨 둘이 서로 즐거워하는데, 거짓 없는 참다운 정이 가득했다. 처마에 낙숫물 뿌옇게 떨어지는 그 너머로 말을 타고 지나가면서 아주 잠깐 그 광경을 보고서 나도 모르게 망연자실하였다.
마침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 중에 무엇이 이것과 바꿀 것이 있는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 남들의 편안함은 보면서도 자기의 고생스러움은 보지 못하고, 남들의 즐거움은 알지만 자기의 근심스러움은 알지 못하니, 이는 바로 달관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오묘한 글을 채록하고 고금의 방달한 이야기를 모았다. 사람들이 한 번 읽으면 삼천세계(三千世界)에 문득 공화(空華)가 일어났다 사라지게 하고, 두 번 읽으면 열 두 개의 몸속 구멍에서 시원한 바람이 쏴하고 나오게 하며, 세 번 읽으면 표연히 홍몽(鴻濛)을 뛰어넘고 희의(希夷)와 하나가 되는 뜻이 들게 하여, 혼미함을 벗어나 깨달음을 얻게 하는 한 묘책이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잘 알지 못하는 이와 함께 말할 것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혀가 없는 사람과 맛에 대해 말을 나누는 것과 같으니, 혀가 없는 사람이 어찌 단 맛과 쓴 맛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겠는가?
▶️ 林(수풀 림/임)은 ❶회의문자로 나무 목(木; 나무)部를 둘 겹쳐 나무가 많은 수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사물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는 글자를 빨리 만들 수 있었지만 다양한 뜻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고안된 방법이 기존에 만들어진 상형문자를 서로 결합해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회의문자(會意文字)이다. 그중에서도 서로 같은 상형문자를 결합하는 것을 동체회의(同體會意)라고 한다. 같은 글자끼리 결합했기 때문에 기존의 의미가 더해지는 효과를 주게 된다. ‘수풀’을 뜻하는 林자가 그러하다. 林자는 木(나무 목)자를 겹쳐 그린 것으로 ‘나무가 많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林자보다 나무가 더 많은 것은 ‘빽빽하다’라는 뜻의 森(빽빽할 삼)자이다. 그래서 林(림/임)은 ①수풀, 숲 ②모임, 집단(集團) ③사물(事物)이 많이 모이는 곳 ④야외(野外), 들 ⑤시골, 한적(閑寂)한 곳 ⑥임금, 군왕(君王) ⑦많은 모양 ⑧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무 목(木), 수풀 삼(森), 나무 수(樹)이다. 용례로는 나무가 무성한 들을 임야(林野), 숲의 나이를 임령(林齡), 각종 임산물에서 오는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삼림을 경영하는 사업을 임업(林業), 수풀의 나무를 임목(林木), 수풀 사이 또는 숲 속을 임간(林間), 넓은 지역에 걸쳐 우거져 있어서 바다처럼 보이는 큰 숲을 임해(林海), 수림이 잘 자랄 수 있는 산을 임산(林山),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는 곳을 삼림(森林),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깊은 숲을 밀림(密林), 농업과 임업을 농림(農林),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소나무 숲을 송림(松林), 대나무 숲을 죽림(竹林), 나무가 우거진 숲을 무림(茂林), 나뭇잎이 떨어져 공허한 숲이나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숲을 공림(空林),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듦을 조림(造林),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가 뒤섞여 있는 수풀을 혼림(混林), 산이나 들에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는 일을 육림(育林), 정부 소유의 산림을 관림(官林), 새 숲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살림을 모림(母林), 천연으로 이루어진 삼림을 천연림(天然林), 태고부터 벌목이 없었던 천연대로의 삼림을 원시림(原始林), 파종이나 묘목과 이식 등에 의한 인공 조림 및 천연 갱신에 인위적 작업을 가한 삼림을 인공림(人工林), 원시림으로 초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숲을 자연림(自然林), 사람이 들어가거나 나무를 베어내거나 한 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을 처녀림(處女林), 병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숲에서 산책하거나 온몸을 드러내고 숲 기운을 쐬는 일을 삼림욕(森林浴), 숲 속을 거닐면서 숲의 기운을 쐬는 일을 산림욕(山林浴),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삼림을 시업림(始業林), 숲이 우거져야 새가 깃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인의를 쌓아야 일이 순조로움을 이르는 말을 임심조서(林深鳥棲), 부귀할지라도 검소하여 산간 수풀에서 편히 지내는 것도 다행한 일임을 임고행즉(林皐幸卽),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선비를 산림처사(山林處士),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푸른 숲 속에 사는 호걸이라는 뜻으로 불한당이나 화적 따위를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걸(綠林豪傑) 등에 쓰인다.
▶️ 居(살 거, 어조사 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주검시엄(尸; 주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古(고; 고정시키는 일,거)로 이루어졌다. 앉아서 거기에 있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居자는 ‘살다’나 ‘거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居자는 尸(주검 시)자와 古(옛 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古자는 방패와 입을 함께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居자의 금문을 보면 尸자와 古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글자의 조합이 마치 사람이 의자에 앉아있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 居자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앉다’나 ‘자리를 잡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하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한곳에 정착한다는 의미에서 ‘거주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居(거, 기)는 ①살다, 거주하다 ②있다, 차지하다 ③처지에 놓여 있다 ④벼슬을 하지 않다 ⑤자리 잡다 ⑥앉다 ⑦쌓다, 저축하다 ⑧곳, 자리, 거처하는 곳 ⑨집 ⑩무덤 ⑪법(法), 법도(法度) ⑫저축(貯蓄) ⑬까닭, 이유(理由) ⑭평상시(平常時), 보통(普通) 때 ⑮살아 있는 사람, 그리고 ⓐ어조사(語助辭)(의문)(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살 주(住), 살 활(活), 깃들일 서(栖)가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머물러 사는 거주(居住), 평소에 기거하는 방을 거실(居室), 정해 두고 항상 있는 곳을 거처(居處), 집에서 한가롭게 지냄을 거가(居家), 일시적으로 머물러 삶을 거류(居留), 산 속에 삶을 거산(居山), 보통 때를 거상(居常), 그 땅에 오래 전부터 사는 백성을 거민(居民), 부모의 상을 당하고 있음을 거상(居喪),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며 살아감을 거생(居生), 잠시 몸을 의탁하여 거주함을 거접(居椄), 흥정을 붙이는 일을 거간(居間), 첫째 자리를 차지함이나 두목이 됨을 거갑(居甲), 항상 마음을 바르게 가져 덕성을 닦음을 거경(居敬), 굵고 큰 나무를 거목(居木), 이편과 저편의 사이에 있음을 거중(居中), 사는 마을을 거촌(居村), 머물러 살음이나 어떤 곳에 자리잡고 삶 또는 그 집을 주거(住居), 타향에서 거주함을 객거(客居), 세상을 피해 숨어 삶을 은거(隱居), 무리 지어 삶을 군거(群居),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있음을 칩거(蟄居), 한 집에 같이 거주함을 동거(同居), 따로 떨어져서 살음을 별거(別居), 살아가는 형편이나 손님을 맞으러 일어남을 기거(起居), 혼자서 삶이나 홀로 지냄을 독거(獨居), 평안할 때에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 사람은 그가 처해 있는 위치에 따라 기상이 달라지고, 먹고 입는 것에 의해 몸이 달라진다는 거이기양이체(居移氣養移體), 살아감에 편한 것만 구하지 말라는 거무구안(居無求安) 등에 쓰인다.
▶️ 四(넉 사)는 ❶지사문자로 亖(사)는 고자(古字), 罒(사)는 동자(同字)이다. 아주 옛날엔 수를 나타낼 때 가로 장대 네 개의 모양으로 썼으나 三(삼)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전국시대 무렵부터 四(사)를 빌어 쓰게 되었다. 四(사)는 코에서 숨이 나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으나 그 뜻으로는 나중에 呬(희)로 나타내고, 四(사)는 오로지 수의 넷을 표시하는데 쓴다. ❷상형문자로 四자는 숫자 '넷'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런데 四자의 갑골문을 보면 긴 막대기 4개를 그린 亖(넉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는 막대기 4개를 나열해 숫자 4를 뜻했던 것이다. 그러나 亖자가 숫자 三(석 삼)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금문에서는 '숨 쉬다'라는 뜻으로 쓰였던 四자를 숫자 '사'로 쓰기 시작했다. 四자는 사람의 콧구멍을 그린 것으로 본래는 '숨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숫자 4로 가차(假借)되면서 후에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呬(쉴 희)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四(사)는 ①넉, 넷 ②네 번 ③사방(四方)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네 사람을 사인(四人), 네 곱절을 사배(四倍), 넷으로 가르거나 갈라짐을 사분(四分), 사방의 경계를 사경(四境),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사고무인(四顧無人),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이나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이리저리 여러 곳으로 길이 통한다는 뜻으로 길이나 교통망이나 통신망 등이 사방으로 막힘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오달(四通五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사해란 곧 온 천하를 가리키는 말로 천하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사해형제(四海兄弟), 네 갈래 다섯 갈래로 나눠지고 찢어진다는 뜻으로 이리저리 갈기갈기 찢어짐 또는 천하가 심히 어지러움 또는 질서 없이 몇 갈래로 뿔뿔이 헤어지거나 떨어짐을 일컫는 말을 사분오열(四分五裂),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사철의 어느 때나 늘 봄과 같음으로 늘 잘 지냄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시장춘(四時長春), 사주의 간지로 되는 여덟 글자 또는 피치 못할 타고난 운수를 이르는 말을 사주팔자(四柱八字), 천하의 풍파가 진정되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사해정밀(四海靜謐), 갓마흔에 첫 버선이라는 뜻으로 뒤늦게 비로소 일을 해 봄을 이르는 말을 사십초말(四十初襪), 404 가지 병이라는 뜻으로 인간이 걸리는 모든 질병을 이르는 말을 사백사병(四百四病), 네 마리 새의 이별이라는 뜻으로 모자의 이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조지별(四鳥之別), 천하를 제 집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천하를 떠돌아 다녀서 일정한 주거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사해위가(四海爲家), 사궁 중의 첫머리라는 뜻으로 늙어서 아내가 없는 홀아비를 이르는 말을 사궁지수(四窮之首), 사방의 지세가 견고하고 험한 자연의 요새로 되어 있는 땅을 이르는 말을 사색지지(四塞之地),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따로따로 떨어짐 또는 그렇게 떼어놓음을 일컫는 말을 사산분리(四散分離), 어떤 주창에 응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사방향응(四方響應) 등에 쓰인다.
▶️ 訣(이별할 결, 결정할 계)은 형성문자로 诀(결)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夬(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訣(결, 계)은 ①이별하다 ②사별하다 ③헤어지다 ④끊다, 결단하다 ⑤노하여 꾸짖다 ⑥비결(祕訣), 비방(祕方) 그리고 결정할 계의 경우는 ⓐ결정하다(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관계나 교제를 영원히 끊음을 결별(訣別), 요긴한 뜻을 결요(訣要), 결별을 아쉬워하여 베푸는 연회를 결연(訣宴), 이별주를 마심을 결음(訣飮), 결별의 말을 결사(訣辭), 작별하는 인사의 말을 함을 사결(辭訣), 숨겨 두고 혼자만이 쓰는 썩 좋은 방법을 비결(祕訣), 검객이 간직하고 있는 비결을 검결(劍訣), 옛부터 정하여져 내려오는 가르침을 인결(印訣), 한자를 빌어서 한문의 구절 끝에 다는 우리말 식의 토를 구결(句訣), 명확한 비결을 명결(明訣), 한 자리에서 서로 만나 보고 이별함을 면결(面訣), 도가에서 전하여지는 비법을 도결(道訣),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이별함을 영결(永訣), 일의 가장 중요한 방법을 요결(要訣), 결별의 인사말을 결별사(訣別辭), 영결식에서 고인을 추도하는 말을 영결사(永訣辭), 장례 때 친지가 모여 죽은 이와 영결하는 의식을 영결식(永訣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