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게 바로 나무(木)이다.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을 숲이라 한다.
고타마 싯다르타([Siddhārtha, Gotama)도
숲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었다.
저잣거리에 사는 중생도 숲속으로 들어가면 평정심을 찾게 된다.
이왕이면 맨발걷기도 숲속에서 하면 더 효과적이다.
마조도일(馬祖道一) 선사(禪師)가 말했다.
도(道)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오염시키지만 마라.
무엇을 오염이라고 하는가?
다만 생사심(生死心)을 조작하여 나아가는 것은 모두 오염이다.
평상심이 곧 도(道)이다. 무엇을 평상심이라 하는가?
조작이 없고, 시비가 없고, 취사가 없고, 단상이 없고,
범부와 성인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범부의 행동도 아니며
성현의 행동도 아닌 것이 보살의 행(行)이다.
참다운 보살의 행이란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어서
일체의 명상을 초월하여 일체에 걸리지 않고
일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삶이지만
우매한 중생들은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반야심경에는,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라고 했다.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다는 말이다.
중생이 반야의 지혜를 이루면,
번뇌는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이 초월을 할 수 있고,
번뇌를 초월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
채우지 않으면 비울 게 없다.
그러니 이미 채워져 있다면
그것을 비워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다.
평정심이나 물건도 마찬가지이다.
목계지덕(木鷄之德)이란,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작은 일에 흔들림이 없다는 말로,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잘 제어할 줄 아는 덕을 갖췄다는 의미이며,
자신의 감정을 완전하게 통제하면서,
그 감정을 상대방에게 노출시키지 않는
안정된 마음(平常心)을 유지하는 한 차원 높은 마음가짐이다.
한 번 물건을 가지게 되면
그 물건을 버리질 못하고 온 집안에 온갖 물건을 잔뜩 쌓아두거나
모든 잡동사니를 중요하다고 여겨서
무엇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증상을 호더스증후군(저장강박증)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은 단지 물건만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니다.
지난날의 나쁜 기억과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준 일들과 같은
잡다한 마음을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
때문에 호더스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별별 일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산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유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
이것은 소극적인 생활태도가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산다.
사실 버리지 못하는 대상은 물건만이 아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관이나 신념 등
보이지 않는 사유 중에서도 버려야 할 게 많다.
내 인생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버려야 할 게 무엇일까?
그 정답은 숲속에서 맨발걷기를 하면 알 수 있다.
덧셈만을 외치는 포화된 욕심의 세상에서,
이제는 제대로 된 뺄셈을 실천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
사람은 욕심(慾 + 心)을 비워야 행복해진다.
욕심은 부릴수록 불행이 늘어나고,
욕망(慾 + 望)은 줄일수록 행복이 늘어난다. <쇳송. 3173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