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찬 가족 24-24 " 오빠~ 우리 집에 다음에 또 올 거지? "
오늘은 아저씨께서 여동생을 만나러 서울에 가시는 날이다.
미리 이발도 했고, 용돈과 선물도 준비했다.
아침 식사 후 목욕을 하고 가자고 말씀도 드렸고 허락도 하셨다.
곁에서 돕는 직원도 이렇게 마음이 설레는데 처음으로 여동생 집에 방문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혹시 이동할 일이 생길까~ 아저씨는 운전석 옆에, 휠체어는 뒤에 싣고 차를 타고 가면서 아저씨는 직원이 여쭙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시며 주변의 경치와 높은 건물을 쳐다보신다.
서울의 교통 사정은 모두가 알고 있기에 방문 시간보다 조금 서둘러 출발했지만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여동생의 아파트에 방문한 후 걸어서 여동생 집 초인종 눌렀다.
" 오빠 왔어? "
오빠를 반기는 여동생의 목소리 뒤로 낯익은 누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 우리 영찬이 왔네~ 힘들지 않았어? "
" 어~ 누님도 오셨네요? 언제 오셨어요?
" 시집간 딸 집에 갔다가 영찬 동생이 온다고 해서 들렀어요. "
" 아~ 그러셨구나! "
점심시간이지만 오랜만의 해후이고 처음 방문이기에 준비해 간 용돈과 선물을 아저씨가 직접 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직원은 아저씨와 누님, 여동생, 이렇게 네 사람은 식탁에 앉아 다과를 먹으며 아저씨의 생활과 사람살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아저씨의 도토리 방 가족 밴드를 통해 일상과 계획에 대해 가족들과 계속 공유를 하며 제안하고 부탁해 왔었기에 낯설거나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여동생과 누님은 만남 자체가 즐거워 보였다.
동생은 이야기가 길어져서 하다 보니 오빠가 배고플 것 같다며 아파트 상가 근처에 있는 자주 다니던 식당이 있는데 휠체어를 타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직원은 혹시 몰라서 차에 휠체어를 싣고 오기는 했지만 사용하지 않기를 바랐었다.
' 오빠가 걸어서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저씨가 누구의 손을 잡고 혼자서 걷는 모습을 여동생이나 다른 가족이 보면 앞으로 아저씨와 함께 할 일이나 계획에 조금은 덜 부담될지 모르는데...'
다행히 밖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아저씨와 외출 후 갈비를 잘 드셨다는 누님의 말을 들었는지 동생은 살갑게 아저씨의 곁에 앉더니
" 오빠~ 갈비 좋아한다며...
여기 갈비 맛있으니 많이 먹어~ "
직원과 누님, 그리고 겹에 앉은 동생까지 아저씨의 식사를 거드니 아저씨는 평소 때 보다 천천히, 그리고 많이 드신다.
식사 후 차를 마시러 가려고 했으나 또 비가 쏟아져 차를 타고 다시 동생의 집으로 향했다.
평소에도 식사 후 식곤증 모습을 보이셨던 아저씨는 잠시 누우셨고 누님과 동생, 직원의 차와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원은 지금처럼 가족과의 왕래나 도움에 감사를 드렸고 앞으로도 형, 동생, 오빠의 역할을 넘어서 외삼촌, 외할아버지, 형님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누님과 동생은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동참하겠다고 하셨다.
9월 말 예정이던 여자 형제들과의 바닷가 나들이는 며칠 연기해 10월 초에 갈 수 있다는 동생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아저씨의 향수가 있을 법한 청주에서 살았던 통나무 집이 재개발되어 12월 04일 까지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하신다.
" 이사를 가셔도 아저씨께서 가족을 만나고 왕래하는 일에는 괜찮을까요? "
" 아파트라서 온 가족이 며칠 씩 머무는 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
" 잠시 다녀오거나 하루 정도 머무는 건 괜찮겠네요? "
"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해요.
" 그래서 말인데 이사를 가기 전 11월 말 경 온 가족이 한번 모여서 2박 3일을 함께 지내려고요. "
" 일정이 정해지면 밴드나 직원에게 연락을 주시면 아저씨도 함께 하실 수 있도록 거들겠습니다. "
아저씨랑 잠깐 방문해서 인사만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
" 아니에요. 오빠랑 이렇게 오래 있는 시간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닌데... "
" 이렇게 방문을 해봤으니 올해엔 곧 다시 형제가 만나고 가족이 모이신다고 하니까 내년 쯤 한, 두 번 정도 더 찾아와도 괜찮을까요? "
" 그럼~ 요. "
" 아저씨~ 우리 그만 집에 돌아갈까요? "
" 오빠~ 우리 집에 다음에 또 올 거지? "
누님과 동생의 배웅을 받으며 10월 초 여자 형제들과의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왔다.
아저씨께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거들다 보니 만남이든, 관계든 점점 풍성해진다.
아저씨의 사람살이에 주선하고 거들다 보니 사회사업 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2024년 09월 05일 목요일 김익중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 다온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