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바리형 쥐포제공, 늘보형 장소제공의 쥐포번개에 갔습니다.
쥐포가 100마리나 있다기에, 다들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한두개 먹어주어 다른 이들의 부담을 줄어주자는
순진무구한 취지에서 참석을 결심. 9시에 쪽문으로 나섰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바리형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꼬모 3층 우측 첫째집(ㅎㅎ)의
문을 두드리고 쥐포달라고 외치라고 하더군요. 갔습니다. 평상시
늘보형과 바리형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략 10여명 정도가 이미 모여
쥐포를 구어먹고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으나, 큰~~ 방에는
늘보형혼자서 침대위에서 늘늘늘늘... 널부러져있는 모습.
'아무도 안 왔어....'
일단 '기본 세트' 구비를 위하여 밖으로 나갔습니다. 맥주도 한두병
사고, 물, 쥬스, 그리고 '짱구'까지. 모든것이 준비되었죠. 시간이
꽤 흘러도 사람들은 오지 않고. (이제는 잊혀져가는 이름이지만)
강*계열의 늘보형, '少食'(이게 무슨 글자냐고 머리를 긁고 있을
당신을 위하여.. '소식'이라는 글자임.. 풀어쓰면 '적게 먹는다'라는
의미를 가집니다.)을 생활화하고 있는 태즈는 기다림에 지쳐 결국
조심스럽게 쥐포세트를 뜯었습니다. 가볍게 다섯개를 구었습니다.
어랍, 쥐포가 무~~척이나 작습니다. 순식간에 다섯개가 사라지네요.
더 구었습니다. 역시 요즘 세상의 쥐포는 왜 이리 작단 말입니까.
또 금방 사라지더군요. 쥐포에 뿌려진 온갖 짭짤한 양념들을 물에
한번 헹구어내어 쥐포 교유의 '고기맛'을 살리려는 늘보형의 도전.
역시.. 성공적이었습니다.
1시간이 좀 더 지났나.. 피쉬랑 거북이가 왔습니다. 윌키형 뒷마당에서
땄다는 살구랑, 윌키형 지하실에서 가져왔다는 소주를 조심스럽게 내
놓습니다. 늘보형과 둘이 있을때에만 하여도 맥주 한병에 컵 2개, 쥐포
몇마리 단촐하게 놓여졌던 건전한 '상차림'이.. 소주 네병에 사뭇
전투적인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쥐포에 소주를 깔 수는 없다는
나름대로의 생각들이 일치를 하였기에 소주는 방 구석으로 조용히 밀어
내고 다시 예의 그 평화로운 모습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 뒤에 누가 왔었나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흠..
바리형이 왔고,
이제 대전으로 돌아왔다는 노랑머리 아가씨, 비빔냉면 삶아먹으라면서
주방용구 몇가지를 사온 지미니양,
빨래담아두는 플라스틱 통에 오징어 세마리를 담아서 오신, 생일녀 비밥님.
레니형이 누구랑 왔었지........... 역시 남자에는 관심을 별로
보이지 않는 태즈.
오리진이 올라랑 같이 왔고...
윤희(이름 맞지.. 과외하던 애랑 맨날 헷갈려..)랑 앨리쌉이랑 왔고,
우덩도 잠시 들렸다 갔고..
또.. 누구누구...
참, 아즈형도 왔군. 역시. 남자에는 관심이 없단 말야.. 기억이 안나..
주위의 은근한 부축임에 괜히 얼싸~~ 하면서 쥐포를 굽기 시작한 태즈.
항상 좋은 음식을 주위 사람들에게 먹여주기를 간절히 바라던 태즈는
이제 갖가지 실험에 들어갑니다.
1. 물에 씻은 쥐포를 바로 전자렌지 불에 굽기.
2. 물에 씻은 쥐포를 후라이펜에 잠깐 구워서 물기를 말린후 불에 직접 굽기.
3. 물에 씻은 쥐포를 기름에 잠깐 튀긴후 불에 직접 굽기.
갖가지 실험을 해보았으나, 결국은 이거나저거나.. 비슷비슷. 그리고
이전까지 먹은 50여개의 쥐포로 인하여 다들 질려가고 있었기에 더더욱
반응 냉담. 흠.. 역시 나의 장인정신은 어디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내가 만든것, 나라도 맛있게 먹어야지 하였으나, 10시쯤부터 먹기
시작한 쥐포가 대략 10여마리를 넘어서니 지겨워지기 시작.
1시쯤 슬슬 일어나려 하였는데, '자릴 뜨면 배신이다.'라는 어조를
강하게 보이는 올라. 흠. 힘없는 태즈, 역시 잡혔슴다. 이런저런
세상만사 이야기하면서 (정말 갖가지 이야기들이.. 그래도 전부다
중고생이상 관람가의 초건전 이야기들...) 긴밤을 지세웠슴다.
아침 뜨는 해를 보면서 늘보장을 나선 시각.. 아침 5시 40분쯤.
기숙사로 돌아와서 잠시 술기운에 책을 펼쳐든 태즈. 5분후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침대로 들어갔슴다. ㅎㅎ..
앞으로.. 최소 6개월 길면 2년 정도 쥐포이야기 입밖으로 꺼내지
않을듯 싶습니다. 늘보형은 하도 많이 먹어서 턱이 얼얼하다고 하고...
저에게 이번 번개는.. '소탐대실'의 교훈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쥐포 2개정도 공짜로 먹어보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갔던 늘보장.
역시 뭔가를 '탐'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가봅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오늘 하루종일 골골골 그러고
있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많은 사람들과 날밤을 까니.. ㅋㅋ.. 재미있었습니다.
오늘도 다들 즐거운 하루를 보내소서... 아니지... 잠시후 윌기획에서
뵙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