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높이뛰기 세계 왕중왕전’ 한국 첫 우승… “오랜 꿈 이뤘다”
[K스포츠 ‘빅데이’]
시즌 랭킹 1~6위 참가 파이널 대회
마지막 3차 시기서 2m35 훌쩍
올시즌 개인 최고 기록으로 정상에… “항저우AG도 최선 다해 우승할 것”
우상혁이 17일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고 있다. 우상혁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2m35를 넘어 한국 선수 최초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사진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공식 트위터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한국 육상에 또 하나의 새 기록을 남겼다.
우상혁은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넘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한 건 우상혁이 처음이다. 우상혁은 지난해 3월 베오그라드 실내세계선수권과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7월엔 남자 높이뛰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는데 역시 한국 선수 최초였다.
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1년에 13차례 열리는 리그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시즌 랭킹 1∼6위 선수가 참가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13번의 리그 대회 중 높이뛰기 종목이 포함된 건 6차례였는데 우상혁은 시즌 랭킹 4위로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한국 선수가 파이널에 오른 것도 우상혁이 처음이다. 지난해 우상혁은 다이아몬드 시즌 랭킹 6위에 1점이 뒤져 7위에 그치면서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우상혁. 사진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공식 트위터
이날 우상혁은 2m35를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넘으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m15에서 경기를 시작한 우상혁은 2m20, 2m25, 2m29, 2m33까지 모두 1차 시기에 바를 넘었다. 노르베르트 코비엘스키(폴란드)와 주본 해리슨(미국)도 2m33을 넘었지만 두 선수는 2m35에서 각각 3차례 점프를 모두 실패했다. 2m33을 1차 시기에 넘은 코비엘스키가 2위, 3차 시기에서 넘은 해리슨이 3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올해 발뒤꿈치 통증 등으로 힘들어했다. 한국 육상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던 8월 부다페스트대회에선 6위에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무대에서 1위에 오르면서 건재함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상혁은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도 밝혔다. 6월 강원 정선에서 열린 전국선수권대회 때 넘은 2m33이 올 시즌 최고 기록이었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해 2월 체코 세계 실내투어 브론즈 후스토페체 대회에서 세운 2m36으로 한국 기록이기도 하다.
우상혁은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트로피를 받았다. 파이널 우승은 내 인생의 목표 중 하나였다. 너무 행복한 하루”라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항저우에서 무타즈 바르심(카타르)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바르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왕위(중국)가 금메달을, 우상혁이 은메달을 땄다. 바르심은 그동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도 3차례(2014, 2015, 2017년)나 정상에 오른 아시아 최강자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시즌 랭킹 1위를 차지하며 파이널 무대 초청장을 받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을 포기했다.
19일 입국하는 우상혁은 국내에서 훈련하다 27일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예선은 10월 2일, 결선은 4일 열린다.
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