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는 고려 때부터 나주읍성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앞으로는 영산강, 뒤로는 금성산을 둔 나주읍성은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도시이자 역사 여행지다. 나주읍성 안팎에 자리한 나주목의 관아 금성관, 나주목사내아, 나주향교 등은 나주의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고택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도 들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나주목의 관아인 금성관
사대문이 복원된 나주읍성
고려 때 방어 목적으로 나주목을 중심으로 성곽을 지었고, 그렇게 나주읍성이 처음 세워졌다. 조선시대에 와서 성을 확장하고 임진왜란 이후 대대적인 보수를 하면서 석성을 완성했다. 나주읍성은 한양도성과 비슷하다. 동서남북에 성문이 있고 성 내부에 길이 놓여 있다. 동쪽에 동점문, 서쪽에 서성문, 남쪽에 남고문 그리고 북쪽에 북망문이 있다. 석성의 둘레는 약 3.7km로 규모가 상당했으나, 일제 강점기에 모두 강제 철거되었다. 이후 1993년부터 사대문 복원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모든 사대문이 복원되었다.
나주읍성 남문
옛 모습으로 복원된 나주읍성
천년고도 목사고을 여행의 시작, 금성관과 목사내아
고려시대 지방 중심도시 8목 가운데 중 하나인 나주목은 983년 고려 성종 때, 조선시대까지 유지되었다. 이 오랜 세월동안 많은 목사가 나주에 파견되어 나주를 ‘천년고도 목사고을’이라고 부른다. 목사는 고려시대에 목에 파견된 지방관이다.
금성관. 양쪽 건물은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들이 지내던 객사다.
눈 내린 금성관
금성관은 1470년대 나주목사 이유인이 세운 나주목의 관아다. 관찰사가 업무를 보고,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들이 묵어가기도 했다.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와 궐패를 두고 예를 올리는 망궐례가 행해졌다. 임진왜란 때는 김천일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치렀다. 일제강점기 당시 명성황후 분향소를 설치해 항일 의지를 보여주었던 장소가 바로 금성관이다.
금성관에 세워진 비석들. 금성토평비, 목사선전비, 사마교비 등 여러 비석이 모여 있다.
금성관의 야경
금성관 근처에 나주목사내아가 있다. 나주목사내아는 나주목사의 관사로 거문고 소리에 학이 춤을 추는 곳이라고 금학헌이라 불렸다. 내아는 지방관이 거처하는 안채다. 일제강점기 때 관사로 쓰이면서 변형된 것을 복원했고, 지금은 관광객이 묵는 숙박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건물은 ‘ㄷ’자형으로 마루가 있다.
목사내아인 금학헌
금학헌 뒤로는 500년 수령을 자랑하는 벼락 맞은 팽나무가 서있다. 태풍이 몰아치던 날 벼락을 맞아 두 쪽으로 갈라졌던 것을 지극정성으로 되살렸다고 한다. 나주 사람들은 벼락을 맞고도 되살아난 팽나무를 보며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소원을 빌었다. 지금도 소원을 비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목사내아에 500년 수령의 벼락 맞은 팽나무가 있다.
제2의 성균관이라 불리는 나주향교
나주향교(보물)는 강릉향교, 장수향교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향교로 손꼽히는 곳으로 규모가 큰 편이다. 서성문 밖으로 나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나주향교는 성균관과 닮았다. 특히 배치구조가 전묘후학 형태로 성균관과 같다. 전묘후학은 제사 공간인 대성전이 앞에, 배움의 공간인 명륜당이 뒤에 배치된 구조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소실된 성균관을 복원할 때 나주향교를 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나주향교 대성전은 공자를 중심으로 한 27위 위패를 모시고 있다.
나주향교 대성전
나주향교 명륜당
나주향교 담장 안에서 자라는 배롱나무
고택을 개조해 재탄생한 복합문화공간, 3917마중
3917 마중은 한옥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나주향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난파고택을 비롯한 4채의 고택을 개조해 카페와 한옥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난파고택은 나주 을미병장 난파 정석진의 손자 정덕중이 어머니를 위해서 건립한 가옥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한옥과 일본식, 서양식 건축양식이 융합된 절충식 가옥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39년 나주 근대를 2017년에 마중하다'라는 의미로 지어진 3917 마중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나주의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917 마중
여행 정보
나주읍성
-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남내동 2-20
- 문의: 061-339-8614 (나주 문화재관리팀)
- 홈페이지: www.naju.go.kr/tour
나주목사내아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길 13-8
-문의: 061-332-6565
-홈페이지: www.naju.go.kr/moksanaea
나주향교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향교길 38
-문의: 061-334-2369
-홈페이지: www.naju.go.kr/tour
3917마중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향교길 42-16
-문의: 061-331-3917
-홈페이지: blog.naver.com/3917majung
여행 팁
나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명소가 서성문 주변에 모여 있다. 최근 생긴 나주읍성 고샅길을 따라 걸어도 좋다, 나주읍성 고샅길은 서부길, 동부길로 나눠졌으며 이중 서부권은 향리들이 살던 성 안 동네를 둘러보는 약 3km 도보 코스다. 금성관을 시작으로 나주목사내아, 관아의 정문인 정수루, 나주향교 등 나주읍성 서쪽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글: 양수진(여행작가)
사진: 나주시청 제공
※위 정보는 2021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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