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남도 엇인 주제 (제 분수를 모르는 사람)
- 고훈식 -
이녁 몸땡이 호나도 (자기 자신 몸 하나도)
업더질 똥막살이도 엇인 주제가 (엎드릴 작은 집도 없는 사람이)
놈의 몰막 크다 족다 (다른 사람이 외양간이 크다 작다)
귀인닥사니 벗어젼 (자기 분수를 모르고)
소곱이 뉘울 뉘울 호다 (속이 매스껍다)
기십 죽지 말렌 호쏠 우쭈아주민 (기죽지 말라고 조금 받들어 주면)
소뭇 그자 분시모른 아이고찌 (어찌할 줄 모르고 어린아이처럼)
지만 잘 난 첵 앞이 나상 놉뜨는 꼴이(제가 제일인 것처럼 앞서서 우쭐대는 모습이)
자단 눈에도 보레기 실프네 (잠에서 방금 깬 눈에도 보기 싫다)
곤떡 진 사름 춤추난 (고운 떡 짊어진 사람이 춤을 추니)
몰똥 진 놈도 고찌 나상 허끈덴 고랑게 (말똥 진 사람도 함께 나와서 춤을 춘다고 하는데)
그 물건짝이 우리 아방이난 (그 사람이 나의 배우자인데)
이 노릇을 어떵호코게! (이일을 어찌하면 좋을지~)
첫댓글 소법운 동생이 올린 글을 오랜만에 보게되어 반갑구나.
글의 원작자인 고훈식님은 나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제주도 고향에서
많은 문학 활동을 했는데 작년 1월 달에 선종했다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