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비만의 연관관계
비만의 지표 중 하나인 BMI는 근육과 지방에 대한 분석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WWI(Weight-adjusted Waist Index)라는 비만 지표를 활용하기도 한다.
WWI는 허리둘레를 체중의 제곱근으로 나눈 값으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복부지방·피하지방·내장지방이 많은 비만 환자임을 뜻하고, 수치가 낮을수록 복부의 근육량이 많고 근육 밀도가 높은 사람임을 나타낸다.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WWI)는 국내연구진인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팀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신곤·김남훈 교수팀이 개발한 지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체중 보정 허리둘레 지수가 우울증 및 자살 경향과 관련이 있음을 보인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 자살 충동이나 우울 증상의 유병률은 BMI와 함께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BMI는 과도한 지방, 근육 또는 뼈의 무게를 구별할 수 없고 다른 위치에 걸친 체지방 분포를 분별하지 못하는 등의 한계가 있어 일부 연구에서는 WWI를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WWI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인지 기능 저하, 고요산혈증, 당뇨성 신장 질환, 신장 결석, 스트레스성 요실금 및 우울증 증상의 우수한 예측 지표라는 것이 발견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살 충동에 대해서도 WWI가 예측 타당성에 있어서 흡연, 알코올 섭취, 고혈압, 당뇨병, 천식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유무 등 다양한 인구 통계적 요인 및 건강 관련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자살 충동 및 우울증 사이의 가능한 상호 작용 메커니즘
첫째, 비만과 관련한 만성 건강 문제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자살 충동이 높아질 수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하면 염증 반응이 악화되어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예후가 나빠지고 자살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섬유근육통이 동반되는 비만의 경우, 통증 악화와 자살 생각 사이에 뚜렷한 관계를 보인 바 있다.
또 BMI가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중증 불안 장애 환자에게 있어서 중증 불안 증상이 발생하는 위험 요인임이 밝혀졌다. 양극성 장애 환자의 경우 BMI가 높으면 자살률, 핵심 우울 증상이 더 높아지는 등 임상적 특징이 악화된다.
둘째, 비만은 신체의 생화학적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이 신체의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염증은 우울증과 기타 기분 장애로 이어지는 가능한 메커니즘으로 여겨진다. 비만이 인슐린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인슐린 저항성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또한 지방 조직이 아디포카인이라는 다양한 화학 물질을 생성하고 방출하여 뇌를 포함한 신체의 다른 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있다. 결국 비만도를 확인하는 것은 자살 충동의 가능성을 추정하는 데 필수적이며, 따라서 WWI가 우울증 및 자살 충동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WWI는 체중과 허리둘레 측정치를 결합하여 체성분과 총 체중의 중요한 측면을 간과하는 BMI와 WC(허리 둘레)보다 유리하다. 병리생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WWI는 비만과 관련된 대사 및 심혈관 위험에 대한 보다 명확한 연관성을 보여줄 수 있다. WC도 물론 장점이 있다. WC로 측정 가능한 복부 지방은 대사 증후군, 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의 알려진 위험 요소이다. 그러나 WWI로 체중 구성 요소를 통합하면 뼈, 관절 및 장기의 부담을 비롯한 신체의 전반적인 부하를 나타내어 건강 이상에 대한 예측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WWI의 통합적 접근 방식은 비만 관련 생화학적 스트레스인 지방량이 사이토카인, 인슐린 저항성, 지질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반영한다. 이들은 모두 비만과 관련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의 생리학적 기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들이다.
또한 다른 코호트 연구에서는 공변량 조정 후 WWI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아짐을 보였다(odds ratio, 1.21: 95% CI, 1.13-1.29). 그리고 WWI의 제4사분위에 비해 제1사분위에 해당할 경우, 우울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51%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odds ratio, 1.51; 95% CI, 1.29-1.79).
위 그림을 보면 요인이 무엇이든 우측에 plot이 존재하는 일률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따라서 WWI와 우울증은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따라서 비만 환자가 늘고있는 현대인들은 우울 증상을 겪을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우울증이 있는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이라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치유를 위해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사례
50대 여성으로 잘 붓고 과체중이며 우울증을 앓고 있다. 가정주부인데 집안 일도 귀찮고 설거지가 쌓여만 간다. 그것 또한 스트레스이다. 플루옥세틴을 복용 중이나 우울증이나 무기력함이 가시지 않는다.
- 예: 월비가출탕+시호가용골모려탕+배농산급탕+소건중탕. 두 달 복용으로 우울증과 과체중, 붓기가 개선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