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영어교과서에서 배운 '오 헨리' 단편 소설이다.
스토리는 두 친구가 이십년 후를 약속하고 헤어져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한 사람은 범죄자로 또 한사람은 경찰관으로 조우하여 끝을 맺는 것으로 기억된다.
단순한 스토리이면서도 그 배역을 소화해내기 위해 걸맞는 배우는 드물다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상황설정이며 배우의 표정연기와 시간의 흐름을 연극 내지 영화로
만들 감독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그 책을 읽어보시라.가급적 원서로...
그러면 내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아무튼 그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열심히 공부했더니
운 좋게도 대학 본고사 영어 시험 해석문제에 출제가 되어 자신있게 쓴 기억이 난다.
내 기억을 이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그 때 난 고등학교 수학선생 자리를 접고 자그마한 사업체를 차려 운영할 때이다.
기능성 식품과 나름 공부한 음양오행을 토대로 체질의학 강의를 주목적으로 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약재를 취급하게 되었고 당시 처 아저씨가 제기동에서 한의사를
두고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약재를 구하여 알음알리로 알게 된 고객들의
사주도 봐주고 건강관리 명목으로 한약도 지어주며 그리 꾸려갔었다.
당시 한의사 명의를 빌리는 조건으로 한의사에게 주는 비용이 한 달에 이백만원이었다는데
처 아저씨(전문대학 출신)는 한의과 대학 편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그러면 한달에
들어가는 명의 비용 이백만원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으리라...
들어가기만 하면 한의사 면허 시험이야 거의 다 붙는 양상이었고 어떻게 하면 편입학으로
가급적 비용을 적게 들여 들어가느냐가 문제였다.
작년 TV에서 '백년의 가게' 프로였던가에서 7대째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소개됐다.
모 한의원 이라고 탕제실만 해도 한 층 통채로 쓰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약을 다린다.
지금은 한방 병원으로 그 병원장이 내 친구다.한방병원 내부는 특급호텔 수준으로 그 친구
진맥을 보려면 보통 백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그 친구 할아버지께서 내 아들 이름을 지어줬다.
당시 알고 지내는 분들을 그 친구에게 당일에 진맥받을 수 있게 해주었었다.
학창시절 같이 자주 놀러 다녔었고 결혼 후에도 부부동반으로 식사도 하며 격의없게
지낸 사이다.아무튼 당시 그 친구가 일 주일에 한번 모 한의과 대학에 출강했었는데 워낙
능력있고 유명하다 보니 교수대우를 받았던 친구다.
내 처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자 그 친구 병 문안겸 찾아와 진짜 웅담을 주었고(물론
기본적인 가격만 책정해 줬음) 병실이 발칵 뒤짚혔다.누워있는 환자들이 서로 자기 진맥좀
봐달라고... 그래서 일일이 진맥을 해 준 기억이 난다.명성이란 그런 것이다.
처 아저씨에게(당시 나보다 두 살 아래였음) 그 친구를 소개하며 편입학 비용을 물어보니
당시 돈으로 일억 정도 든다 하길래 "야 나는?" 하고 물었더니 "너는 글세 한 이삼천 정도...
그런데 너는 이왕이면 일년 다시 공부해서 들어와.그래도 돼잖아.또 그게 낫고..." 했었는데
그 때는 한의과 대학이 4년제 였었기에 돈을 조금? 들여 들어갔었더라면 적어도 이 노행자는
그 입심에 지금쯤 아주 잘 나가는 한의사였으리라... ㅎ.[지금으로 치자면 중견사원 일년치 연봉]
헌데 당시 대방동 아파트에 중도금이 3개월 단위로 근 천만원씩 집어넣고 있는 상황이라
그 이삼천만원이 없어 그만둔 것(형제들에게 도움을 청했어도 충분했음)이 미련으로 남는다.
생각을 해 보시라.
지금의 기껏 막일하며 한달에 백여만원 받는 봉급장이와 한의원장과의 차이점을...
아마 한의원장이었다면 젊고 이쁜 여자들이 서로 혼인하겠다고 줄줄 따랐을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란 그렇다.물론 지금도 여자들이 따르긴 하지만 그건 차원이 다르다.
난 대신 더 큰 것을 얻었다.돈 안되는 경전해석과 노장사상 및 한시해석을 할 수 있게 된 것...
그것이 내겐 더 소중하다.그저 단순히 알음알이가 아닌 깊은 속내를 이해하는 희열감이다.
이 희열감을 남들이 알까? 결코 이해못할 것이다.그건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벅참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한참을 비켜가버리고 말았다"는 선승들의 선문답을 이해하는 요즈음
이 노행자의 생활이 진정 즐거움 아니겠는가? 거기에 성애법사라는 칭호까지 얻었으니
더 바랄게 무에 있겠는가?? 이왕이면 아름다운 처자 하나 어디서 뚝 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ㅎ.
*지금 올려드리는 글은 '장자' 양생편에 나오는 글인데 처음 네 구절이 무척 난해한 부분으로
해석하신 거의 모든 분들(세계적인 석학들 다 포함하여)이 천차만별로 그 속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내용이다.가급적 한자의 뜻을 나름 일일이 적어 우리 님들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근 삼십년 전 구입한 송찬우씨 번역(감산대사 주석)을 참조하였음을 밝혀둔다.
따라서 이 글은 한흥섭씨 혜강집에 나오는 몇 구절과 송찬우씨의 장자를 비교해 쓴 것이다.
養生主
양 생 주 ... 진정으로 길러야 할 삶의 주체
吾生也有涯
오 생 야 유 애 나의 삶에는 끝이 있고
而知也無涯
이 지 야 무 애 알음알이란 끝이 없다[참 지혜가 아닌 끊임없는 분별망상]
以有涯隨無涯 殆已
이 유 애 수 무 애 태 이 유애로써 무애를 따라감은 피곤할 따름이다
[유한한 인생살이에서 끊임없이 망상에 사로잡히니 피곤함]
已而爲知者 殆而已矣
이 이 위 지 자 태 이 이 의 알음알이를 그치는 것은 피로해짐을 그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爲善無近名
위 선 무 근 명 착한 일을 하더라도 이름이 날 정도로 하지 말고
[명예를 가까이 하는 마음이 없어야 함]
爲惡無近刑
위 악 무 근 형 악한 일을 하더라도 벌받을 정도로는 하지 말라
緣督以爲經
연 독 이 위 경 오직 중도를 따라 그것을 기준으로 삼으라
可以保身
가 이 보 신 그러면 몸을 보존할 수 있고
可以全生
가 이 전 생 삶을 온전히 할 수 있으며
可以養親
가 이 양 친 어버이를 공양할 수 있고
可以盡年
가 이 진 년 타고난 수명을 다할 수 있다
두번째 행 而는 말 이을 이로 그리고 그러나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知는 알 지로 지혜란 뜻으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그리 해석하면 한참을 비켜간다.
知는 온갖 잡다한 생각으로 분별망상 혹은 팔만사천 번뇌로 해석해야 첫행과 댓구가 맞다.
셋째행 殆(태)는 위태로울 태이나 지치다 피로해지다 라는 뜻이 있다.
넷째행이 어렵다.
먼저 已(이)는 이미 이. 말다,그치다 라는 뜻이 있고 여기선 그리 쓰였다.
而는 말을 이어가는 조사로 별 의미가 없고 爲知者(위지자)는 '지혜로운 자가 행하는' 이리 하면
클난다.알음알이(분별망상) 하는 것으로 해야 한다.
그 다음 矣(의)는 어조사 의 인데,단정 결정의 뜻도 있고 여기선 의문 반대의 뜻으로 쓰였다.
따라서 '그렇지 아니한가' 하면 된다.
일곱째 행 緣(연)은 인연 연 가장자리 연.여기선 연유하다 말미암다.
緣木求漁(연목구어):나무로 말미암아 물고기를 찾다[덤으로 올려드립니다 ㅎ].
督(독)은 살펴볼 독.가운데,중앙 이런 뜻도 있다.經(경)은 날(칼 날 할 때 날) 경.떳떳하다,
법,이치,의(義) 이런 뜻이 있다.따라서 전체적으로 볼 때 '떳떳한 행위로써 가운데 즉 중도에
연유하라'로 글의 미를 살려 위 번역을 한 것이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사실 공부가 최선이었건만 많은 부모들이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했지요.
그래도 우리나라가 이만치 올라온 것도 어떡하든 자식만큼은 공부시켜야되겠다는 부모들의 일념에서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이제 중년에 있는 우리들의 경쟁력은 바르게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답니다.고맙습니다.
여자들이 따르긴 하는데 아직 아름다운 처자는 안 나타났나봐요.
올핸 꼭 이루세요~
제가 의외로 여자한테 적극적이지 않답니다.
'상대방이 저에게 적극적이지 않은데 내가 뭐할라고 그래' 하면서 말이지요.
서로 마음이 맞으면 그 때는 물불을 안가리지요^^
바로 폭풍같은 연애를 하는 스타일이지요 ㅎ. 감사합니다.
기껏 막일하며 한달에 백여만원 받는 노행자님
이해가 안갑니다
컨셉을 그리 맞추셧는지 사실 이신지.....
제가 활동하는 방에선
술꾼으로 자처하거든요 ㅎㅎㅎ
'기껏 막일'이라는 표현이
맘에 걸립니다.
내 배운것에 비해 격에 맞지않는다며
근사한 일자리 기다리며
경제활동 하나도 안하는 그런 사람에 비해
내가 벌어서 즐겁게 사는 노행자님이 훨 좋은 삶 아닌가요?
하는 일을 폄하하시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저야말로 진짜 술꾼이지요^^
그리고 정말 3D 업종 가운데 하나랍니다.
감사합니다.
@북앤커피 북앤커피님
정독하세요..
읽기쉬운 우리말 책도 안 읽는데
원서로 읽어보라시는 님.
그 7대째 한의원 병원이름좀
알려주세요.
종로 3가에 있는 춘원당 한의원입니다.
당시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실린 것이었으니 고교생활에 충실했던 분이라면
조금만 노력하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기에 그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