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산둥함 항모전단, 5일간 대만 기습공격 훈련”
‘대만 기습공격’ 이례적으로 밝혀
美의 대만 군사지원 강화에 반발
14척이 대만 포위 합동 작전 펼쳐
2019년 12월 17일 취역한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 사진 출처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을 상대로 한 기습 공격 훈련을 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군이 대만해협 인근에서 훈련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대만 기습공격 훈련’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중국군 산둥함 항모전단과 다른 군함들이 닷새(11∼15일) 동안 실시한 대만 기습공격 연습(blitz exercise)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만 섬을 여러 방향에서 포위하는 대규모 훈련이 주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남중국해를 출발한 산둥함 전단과 동중국해에서 나온 함선 등 모두 14척이 대만을 포위했다”면서 “전례 없이 큰 규모로 합동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中平)은 “규모로 볼 때 이번 훈련은 방공, 대잠, 대함, 육상 공격 등 항공모함 전단이 할 수 있는 모든 훈련을 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원양 훈련은 한 달가량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산둥함은 대만 인근에서 닷새간 머물면서도 더 많은 병력을 대동했다”면서 “중국군이 집중적인 대규모 병력 전개를 단기간에 마칠 수 있는 전술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군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롄허보 등 대만 언론들은 “산둥함 항모전단이 훈련하는 동안 이 훈련과 관계없는 중국군 북부전구는 여러 함정을 쓰시마해협 일대에 보내 순찰하게 했다”면서 “중국 주력군이 대만 주변과 서태평양에서 교전을 하는 동안 다른 전력을 활용해 일본군을 감시·견제하는 훈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관영매체가 ‘대만 기습공격 훈련’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30일 대만에 8000만 달러(약 1060억 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F-16 전투기용 적외선 탐지장비 등 최신 군사 장비를 보급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을 제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